매거진 소소하다

지금 이 순간이 언제나 봄날이었다

4월 공통주제 <봄> ㅣ 적진

by 한공기
스크린샷 2016-03-28 오후 2.37.37.png 우주 나무꾼


올해 목표를 책 쓰기로 정하고 끄적거리는 중입니다. sf를 좋아하고 실용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시도는 하지만 끝내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주제는 넓지만 깊게는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함은 있어 꾸준히 한 걸음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 ㅣ 적진

뼛속까지 SF인 남자




바람은 차가웠다.
햇살은 따뜻하고 잔디밭에서 살살 부는 봄바람은 막걸리 향과 함께 달달하게 불어왔다.

봄바람에 실려오고 여기저기 이야기 소리가 들려올 때
나무 그늘 밑에서 누워 봄을 즐긴다.

수업이 시작된지는 벌써 한참 되었겠지만
그냥 계속 누워서 구름을 나뭇잎 사이의 구름을 보고 싶다.

일상은 매일 매일 겨울을 항상 준비했고
눈보라에 두꺼운 옷을 껴입고 다녀야 했다.
추위에 견디기 위해서는 그런 사소한 불편함은 감수해야 만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길은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 다녀야 했고
눈이라도 오면 지옥 같은 출근길을 견뎌야 했다.

그래 그렇게 계속 견디다 보면 봄이 올 테니까.

그러나 기다리던 봄이 왔나 했더니 순간 여름이 돼버렸다.
장마에 옷이 젖어버리고 무더위와 습기는 모든 의욕을 가져가 버렸다.
이루고자 했던 모든 것은 한여름의 열기에 무기력해졌다.
이루고자 했던 것의 실패 그리고 찾아오는 쓸쓸한 가을

가을의 쓸쓸함은
떨어지는 낙엽과 같이 다시 겨울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을 드리우곤 한다.
겨울이 오기 전까지 준비하고자 했던 것에..
마감을 눈앞에 둔 초조함 긴장감

그리고 다시 겨울이 오면
힘들어지는 또다시 얼어붙는 마음들.

매년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돌고 돌지만
무엇인가 기다리기만 지난 뒤 후회하게 된다.

그렇게 돌고 돌던 찬란한 봄은 그렇게 쉽게 짧게 가버린다.
계절의 지나감 계속 돌고 도는 일상에서
봄날은
그냥 이 순간의 봄날을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


아주 오래전 학창 시절 기억 속 행복했던 봄날을 지금 되돌릴 순 없을 것이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이 언제나 봄날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이 잔디밭에 누워 즐기던 봄날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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