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소하다

봄날, 나를 돌아보는 시간

4월 공통주제 <봄> ㅣ 윤성권

by 한공기
스크린샷 2016-02-03 오후 4.16.59.png 재생에너지 연구가


책상 앞에서가 아닌 사람들 속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모두가 쉽게 접근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ㅣ 윤성권
평소에 꿈을 디테일하게 꾼다. 그것을 각색해서 쓰면 재밌겠다고 생각함.




봄날, 나를 돌아보는 시간


매년 1월에 새로운 해가 시작한다. 1월이면 한창 겨울이므로 우리나라의 사계절은 겨울, 봄, 여름, 가을 순으로 이야기 하는 게 맞지만, 대부분 학교가 3월에 개강하는 것 때문인지 한 해의 시작은 겨울이 아니라 봄부터 시작한다고 느껴온 것 같다.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 그런지 봄이란 말만 들어도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추위로 꽁꽁 얼었던 것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새 움이 솟아오르는 봄날에는 우리의 움츠렸던 마음도 또한 조금씩 열리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나를 돌아보기에 좋은 것 같다.


나를 돌아본다는 것은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언제까지 가면 될까? 등의 질문을 말이다.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도 나의 진실에 대해 아는 것. 즉 나를 돌아보는 것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 설명하였다.


바쁜 우리의 삶 속에서 나를 돌아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나를 돌아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삶은 더 많은 정보와 물질에 노출되고, 더 많은 경쟁에 들어가며, 마음 또한 이미 많은 것들을 받아들였기에 다른 것을 생각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나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봄날에 나는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촉촉이 내리는 봄비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보고, 나들이 나온 아이들의 환한 웃음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보자. 볕이 잘 드는 카페에 앉아 옆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누군가의 책장 넘기는 소리에도 몰래 귀를 기울여보자.


그리고 봄날에 나는 모든 냄새를 맡아보자. 미나리, 두릅 등 봄나물의 씁쓸하면서도 향긋한 냄새도 맡아보고, 숲 속에 나무랑 흙이 조화를 이루며 뿜어내는 숲 냄새도 맡아보자. 삼청동 골목에서 나는 원두 냄새도 맡아보고, 맛집의 음식냄새도 맡아보자. 오감을 활용하여 봄날을 충분히 느낀 뒤에 나를 바라보자.


봄은 허약하기 때문에 언제 부서질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 움츠렸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봄날에 그 기운을 최대한 느껴보자. 그리고 따뜻해진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자. 아마도 세상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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