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공통주제 <일상> ㅣ 한공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인간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정작 그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의 본질은 모두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습니다. 전 그것을 찾아주고 싶어요.
작가 프로필 ㅣ 한공기
글쓰기 공동체 '파운틴' 운영자
보통사람의 사소한 일상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송중기처럼 청순한 남자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이름도 비슷하다...
꿈에서 예전에 좋아했던 여인을 만났다. 우린 하늘이 붉게 번진 바닷가에서 손을 잡고 걸었다. 그녀의 손이 무척이나 차가워 나는 그 손을 꽉 쥐었다. 갑자기 쑤욱하고 밀려오는 파도가 발목을 덮었을 때 난 문득 눈을 뜨고 말았다. 그때 난 너의 손을 놓치고 말았다.
왜 일까?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난 울고 있었다.
내가 잠시 갔다 온 <가상현실>이 너무 그리워 내 앞에 펼쳐진 냉혹한 현실이 너무 두려워
나는 그렇게 울면서 매일 잠에서 깼다.
언제나 그렇듯이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허벌라이프 가루에 물을 타 마시고 난 지하철을 향해 걸었다.
지하철에 도달할 때까지 난 늘 같은 생각을 했다.
내가 왜 살아가는가?
내가 지금 진정 살아있는 걸까?
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데 누가 날 이렇게 살게 만들었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살아남기 위해 사는 거라면 그냥 이 즈음에서 접고 싶다.
그저 그런 푸념을 늘어놓았다.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차렷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숨 막히는 지옥철에서
본의 아니게 한 여인의 따듯한 숨결을 목으로 느끼며
그래도 세상은 아직 따듯하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따듯함이 없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시간의 속도는 내가 탄 지하철보다 훨씬 빨랐다.
시간의 속도를 고려하면 난 어느새 죽은 존재이기도 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그저 지금 당장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난 살아있고 지금도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대다수 시간에 대해 착각한다.
과거와 미래가 실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과거는 기억에 존재할 뿐이요, 미래는 상상력일 뿐이다.
실재하는 것은 오직 현재... 지금 이 순간... 그 모먼트뿐이다.
그래서 꿈에서 만난 그녀의 차가운 손을 지금도 계속 잡아주고 있는 나의 마음은 4차원에 머물러 있다.
난 그녀를 만난 적도 그녀의 손을 잡은 적도 없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업체 사람과 미팅을 하며 아이스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그녀가 떠올랐다.
그녀의 손은 그 커피잔보다 훨씬 더 차가웠고 난 그게 자꾸 마음에 걸렸다.
업체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편으로 그녀에게 연락을 해볼까 고민했다.
어제 밤 꿈에서 너를 만났어.
너의 손이 너무 차가워서 내가 꼭 잡아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파도가 밀려워 그만 깼지 뭐야...
이런 문자를 보낸다면 넌 어떻게 반응할까?
내 기억 속의 너의 차가운 손은 아직도 생생한데...
그게 못내 마음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안다.
현실에서 그게 얼마나 찌질하고 못난 짓인지...
그래도 내 마음은 그런 걸 어떻게 하는가.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고 문자를 보내볼까.
아니야. 정말 우스운 사람으로 취급받을 거야.
그런데 그거 알아?
사람의 인생이 꼬이는 이유는 있는 그대로 살아가지 않기 때문이지.
자기 삶을 자기 멋대로 상상하고 착각하고 조작해서
진짜 삶이 아닌 거짓된 삶을 살게 되면
스텝이 엉키고 꼬여서 늘 넘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거짓말이 나쁜 거란다.
시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린 그저 끝없이 규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뿐...
제자리를 계속 맴돌고 있는 탁상시계의 초침은 그냥 가상일 뿐이다.
난 그저 지금 혼자 방에 있고
배가 고파 초콜릿을 먹었고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근지러 왼쪽 엄지발가락으로 긁고 있고
더워서 콧구멍을 벌렁벌렁 하고 있다.
인도의 현자 <라마나 마하리시>는 이런 말을 했다.
Be as you are
있는 그대로
그것은 '현존'에 관한 이야기
그것은 '나'에 대한 이야기
그것은 '우주'에 대한 이야기
그것은 '신'에 대한 이야기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거리는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다.
우린 각자 서로 다른 차원의 우주에 살고 있고 모든 진실은 내 우주 속에 숨겨져 있다.
난 평생 생을 나의 우주에서 보내야 하고
나의 우주에서 마음이 편안해져야만 진정으로 너의 우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가끔은 혹시 내가 이미 죽은 것이 아닐까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면 예전에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한 적이 있는데
내가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똑딱거리고 있고
그것 때문에 내 탁상시계의 초침이 움직이고 있다.
나의 죽음으로 모두가 살아갈지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삶에서
내 하루에서
내 몸에서
오직 진짜 나는 바로...
호흡뿐이다.
내 몸도 내 것이 아니고
내 하루도 내 것이 아니고
내 삶도 내 것이 아니다.
모두 다 그냥 거저 얻은 것이고 우연적으로 발생된 것이다.
진실은 오직 내 호흡에만 있다.
누구도 내 호흡을 가지고 나를 판단할 수 없다.
그건 너희에게 보이지도 않고 쉽게 느끼기도 힘든 것이다.
그것의 비밀은 오직 나만 알고 있는 것이요,
그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호흡은 오직 침묵할 뿐이다.
내게 시간이란...
그저 호흡일 뿐이다.
내가 숨을 쉬고 있으니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호흡 속에는
놓쳐버린 너의 차가운 손에 대한 아쉬움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쉰다.
그 한숨은 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이요,
내 숨을 느낀 누구는 '아름답다!'라고 감탄할 것이다.
참 '아름답다'의 어원은 '나답다'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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