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공통주제 <호흡> ㅣ 안창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자아를 찾아 방황중입니다. 그러데 그 방황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나의 조각이 하나 둘 모여지는 것같거든요
작가 프로필 ㅣ 안창은
그래픽디자인과 웹UI개발 경계에 서있는 감성인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 너머의 어딘가쯤 자리한 그 밤. 적막만이 가득 찬 공간.
째깍째깍 넘어가는 시곗바늘 소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내 숨소리가 나의 귀에 가득 찼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마치 일정한 간격의 메트로놈 소리처럼, 흐르는 시간 사이로 숨을 한번 들이쉬면 내 마음속의 성난 파도가 요동치고, 내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 한점없는 고요한 바다가 된다. 호흡은 신기할 정도로 감정을 고조시키는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감정 한 올 남기지 않고 마음에 모래 한 톨 없이 모두 가져가 버린다.
문득 내 머릿속 후미진 구석에 자리한 서랍 안의 낡은 추억을 마주하며 수줍었다가, 설레었다가, 가슴이 달아오르다가 끝내는 그리워져 그 그리움이 성난 파도가 되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가 하면 모래사장에 써진 글씨가 파도에 조금씩 쓸려 사라지듯 마음에 남은 무언가가 숨을 내쉼과 동시에 조금씩 천천히 흔적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호흡은 그런 것이다. 반복된 들숨과 날숨 사이로 숨어있던 기억이 떠올라 그 기억과 마주하게도, 여러 가지 많은 생각과 고민이 뒤엉켜 꼬일대로 꼬여있는 실타래를 한올 한올 풀어주기도 한다. 이 두 가지 현상은 호흡을 할 때, 머리와 가슴에 동시에 차례대로 나타나는 호흡의 과정이다. 적막만이 가득 찬 고요한 밤, 창가에 흐르는 이슬을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과 연민에 빠질 것 같은 그러한 밤엔 누구든 자연스레 호흡의 과정에 녹아 들것이다. 호흡이 당신을 연민에 빠뜨리고 쥐고 흔들며 정신없이 만들지라도 결국엔 당신의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주리라. 사람들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할 때 심호흡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 감정의 응어리가 남아있는가? 지나간 인연을 다시 펼쳐 추억하고 싶은가? 혹은 현실에서 잠깐 벗어나 한숨을 돌릴 여유가 필요한가? 당신이 마음에 안정과 평안을 찾고 싶다면, 한발 물러서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반복하라. 들숨과 날숨의 반복된 조화 속에서 어느 순간 당신은 마음의 안정을 넘어선 자유를 찾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