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소하다

붕어빵

ONE DAY ONE PAGE ㅣ 이정민

by 한공기
스크린샷 2016-02-03 오후 2.30.52.png 대구아가씨
전 건망증이 심해서 병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전 10시반에서 11시까지 무엇을 했는지, 점심은 무엇을 먹었는지, 물은 몇 잔을 마셨는지...흘러간 시간 속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감정들까지도 세세하게 기록하고 싶어요


작가 프로필 ㅣ 이정민
직장인. 성격이 무척이나 쾌활한데 힘든 내면을 보호하기 위한 과장일지도 모름.






"수고하셨습니다."

퇴근을 했다. 도서관도 들러야 되고 운동도 해야 되기 때문에 마음이 바쁘다. 저녁 대신 먹을 칼로리발란스를 꺼내 조각 조각 씹어먹으며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도서관에서 칼로리발란스를 마저 우물 우물거리며 노트에 적어 놓은 책들을 검색하고 찾는다.

"곧 도서관 마감입니다. 대출하실 분들은 지금 대출해주세요."

책을 이리저리 찾다보니 도서관이 끝나는 시간이다. 책을 5권 빌릴 수 있는지 알았는데 10권으로 늘어났단다. 신나면서도 걱정스럽다. 6권을 목록에 적어 놓고 책을 찾으러 갔다. 4권은 자기 자리에 없었지만 그 옆에 다른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골라 결국 6권을 빌린다.
헬스장에 가서 바짝 운동하고 집에 간다. 집에 자전거를 놔두고 와서 걸어간다. 평소에는 자전거를 타고 붕어빵집 앞을 쌩-하니 지나가는데 오늘은 걸어가니까 붕어빵집에 가야할 것 같다. 지갑 안에 천원짜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천막을 걷어 들어간다. 붕어빵도 오뎅도 세개에 천원이다.

"붕어빵이랑 오뎅이랑 섞어 먹어도 되요?"
"네~ 앞에 간장 있으니까 종지에 덜어 먹어요 ~ "

간장에 찍어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내가 오뎅을 몇 개 안 먹지 싶고 괜히 설거지거리 만든다 싶어 간장은 놔두고 오뎅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래도 좀 통통한 오뎅을 먹으려고 열심히 살펴보는데 다 똑같이 생긴 것 같다. 오뎅 하나를 들어 입 안에 넣는데 이에 닿아 미끌하고 촉촉하고 따뜻하다. 오뎅 하나를 맛있게 먹고 붕어빵을 두개 들고가야지 생각하면서 천원짜리를 주섬 주섬 꺼낸다.

"붕어빵 두개 싸줄까요 ? "
"네 ~"
"팥이랑 슈크림이랑 한개씩 싸줄까요 ?"
"네 ~"

붕어빵 두개가 들어있는 잉어빵봉지를 들고 붕어빵 집에서 나왔다. 알찬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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