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TYLE ㅣ 신정훈
저는 글을 막 씁니다. 브레인스토밍하듯 손가락 가는대로 놔두는 식입니다.
작가 프로필 ㅣ 신정훈
현상을 쿨하게 응시하고 그것에 담긴 의미를 즉흥적인 글쓰기 과정으로 풀어내려 한다.
미국 주식 포기
지난 두 달간, 미국 주식에 들어간다 난리를 쳤다. 들어갈 종목을 크게 3항목으로 나눠 구분하고, 각 항목별 투자처를 추렸다. 10개 정도 회사와 펀드에 분산투자를 할 예정이었다. 궁금한 점, 혹은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을 정리해 파일로 남겼다. '언제든 편하게 연락주세요.' 하시는 말을 믿고, 한국에 계신 펀드매니저님께 장문의 글을 카톡으로 보냈다. 까다로운 질문이었는지, 알아보고 다시 연락을 주겠단 말을 남기셨다. 열흘 정도 연락이 없어 다시 안부 인사를 가장해 독촉 메세지를 보냈다. 미국 금융쪽은 괜찮을 것 같다는 대답이 왔다
그 후 추가적으로 정보를 찾아 정리했고, 마지막으로 환전 및 수수료, 앱 사용법 등에 대한 최종 질문을 했다. 한 달이 지났으나 대답을 받지 못 했다. 대리님이 너무 바빠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다른 투자 방법을 찾기로 했다. 호주에서 한국 투자회사를 통해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본인 명의 핸드폰이 있어야 하고, 은행에 내방해서 계좌를 개설하고 opt카드를 만들고, 환전을 해야 한다. 펀드매니저님과 현재의 증권사를 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돈은 묵혀두면 물가상승률에 의해 가치가 떨어진다. 계속된 손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한국 주식 시작 배경
작년 말에 들어간 펀드 수익률을 체크하고, 뱅킹용으로 만든 cma 계좌를 관리하기 위해 증권사 앱을 다운 받았었다. 투자 현황을 체크할 수 있고, cma 계좌로 인터넷 뱅킹을 하거나,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도 가능한 올인원 앱이다.
인생 첫 펀드의 진행 상황을 볼 요량으로 매주 2,3 번씩 앱에 접속했다. 목표 수익률이 낮은 안전 우선형 채권혼합 펀드라 큰 변동이 없었다. 자주 접속하며 이런저런 메뉴에 손을 댔다. 뭐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던 때라 주식현재가와 매수 메뉴에 주로 흥미를 뒀다. 미국 시장용 투자 기준을 세워뒀는데, 한국이라고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기준에 맞는 회사가 있는지 찾아봤다.
몇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주식시장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 위주로 찾았고, 시가총액이 높을 수록 튼튼할 확률이 컸기 때문이다. 괜찮은 투자라 판단하고, 매수 신청 버튼을 눌렀다. 금액은 현재 가격보다 조금 낮게. 가격은 계속 올랐고, 희망 매수가격과 차이는 커졌다. 일주일이 지나자 주식값은 더욱 올랐다. 결국 첫날 시장가 대비 2,3 프로 비싼 가격에 구매했다. 이로써 첫 장기 투자 종목을 골랐다.
추가 매수
재밌는 일이었다. 손해보고 샀다 믿었던 첫 주식의 가격이 구매 후에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코스피는 몇 년 만에 박스권 탈출을 목전에 뒀고, 첫 주식은 상승세에 주역이 되었다. 여기서 두가지 기로에 놓였다. 첫 투자는 10만원 버짓으로 몇 달, 혹은 일 년 가까이 돌리면서 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책과 인터넷에서 얻었다. 이미 삼성전자주식을 몇 주 산 것 만으로 10만원의 트레이닝 한도와는 멀어져 있었다.
삼성전자와 소액의 펀드의 흐름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감을 쌓을 것인가, 아니면 세운 기준에 맞는 다른 항목을 찾아서 이어진 투자를 할 것인가?
투자에서 버려야 할 것은 조바심이라고 했다. 아직 버리지 못 했기에 과감히 두 번째 투자를 결정했다. 장기로 들어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수익 확률이 높다는 가설을 방패 삼아 몇 가지 원칙의 필터링을 거쳐 두 번째 회사를 선택했다. 주식 관련 책 몇 권, 인터넷에서 몇 달 자료 조사한 것이 지식의 전부로, 스스로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허접에 걸맞는 투자 방식을 강구했다.
우선 몇 가지 사실을 되짚었다.
1. 멀리 봤을 때 단타 투자로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다.
2. 장기전으로 갔을 때 시장 전체의 주가는 오른다.
3. 분산 투자는 위기 대처에 필수다.
4. 철저히 수치와 사실에 근거하여, 충동적 매수와 매도를 하지 않는다.
5. 나는 주식에 대해 0.0001%도 모른다.
6. 주식 초보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하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고, 그에 맞춘 투자를 하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내가 세운 몇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를 찾았다. 기준은 단순하다.
1. 매출과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높다.
2. per이 동종 회사에 비해 낮다.
3. 시장 독점이 가능하다.
4. 업계 1위다.
5. 비전이 있고, 신기술 계발에 많은 투자를 한다.
6. 매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전과 비교했을 때 주식값이 낮다.
7. 정부 돈이 묶여 있다. 만에 하나 정부의 백업이 가능하다.
8. 전문가 대부분이 매수를 추천한다.
모자른 정보는 주식투자자, 펀드매니져,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자료의 도움을 받는다. 누구는 그들이 내놓은 회사 분석과 목표 주가가 터무니 없는 것으로 믿으면 안 된다고 한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신뢰할 수 있는지 없는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작전주에 투자를 추천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위험에 대한 대비책은 단순하다. 업계 1위에 규모가 큰 회사 주식을 사는 것 뿐이다. 규모가 크면 휘둘릴 확률이 적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근거했다.
추가 매수2
원래 갖고 있던 기본 주식과 추가 매수한 주식이 올랐다. 오 일 동안 평범한 회사원 월급정도 벌었다. 빨간색 글씨를 계속 보다보면 정신이 멍해졌다. 너무 쉽게, 아무런 노력 없이 큰 돈이 생겼다. 액정 안에 숫자들이 하는 말은 현실성이 없었다. 30분 뒤에 80만원이 없어졌고, 다음날 180만원이 생겼다.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숫자와 씨름하는 상황을 가정해봤다. 10년 내로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5년치 차트에서 보여지는 하루라는 점은 수없이 많은 지그재그가 모여 찍힌 것이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점이라 믿고 무관심해져야 할 것 같다.
단타 시장에 공포도 덜겸, 공부도 할겸, 10만원 버짓을 갖고 일주일동안 5프로 수익내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친구와 장이 마감한 금요일 오후부터 토,일을 포함한 이틀 반나절간 들어갈 항목을 조사했다. 월요일 장이 시작하면 들어가고 금요일 장이 마감하기 직전에 돈을 빼는 것이다. 상한가던 하한가던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이 끝나면 매도 버튼을 누른다. 이틀 반의 리서치가 잘 됐는지 안 됐는지 확인할 요량이다. 실패하건 성공하건 원인을 찾아 분석하는 것으로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거란 믿음이었다. 설사 떨어진다 해도 최대 만원 정도일텐데, 수강료로 나쁘지 않다.
이틀 반 동안 기준에 근거해 일주일 단타용 주식을 찾았다. 그런데 문제는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의 주식은 한 주당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10만원 버짓으론 2주 넘게 사는 것이 불가능했다. 한 주라도 들어가면 되는 것인줄 알았으나, 5만원짜리 주식의 최소 거래 수량이라는 것이 있고, 당장 들어가려면 10주 이상을 사야 했다. 친구는 우선 한템포 쉬기로 했고, 나는 들어갔다. 기준에 맞춘 회사이고, 친구와 같이 하는 수업이 아니고, 투자 비용이 적지 않으므로, 장기 투자로 목적을 재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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