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글과 그림 ㅣ 이승철
독립출판도 3권 출판 했고, 지인들과 그림 전시회도 했습니다. 요즘엔 꾸준히 1주일에 한장씩 드로잉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아니고 그냥 모두 취미로...
작가 프로필 ㅣ 이승철
넓고 얕은, 호기심 많은 유부남
모토는 "일단하자!"
며칠 전 사랑에 한 짧은 연극을 본 적이 있다. 제목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Love potion No.9'이었던 것 같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가까운 미래에 마시면 사랑에 빠지는 신약이 개발되어 누구나 쉽게 사랑이 빠질 수 있게 되었다. 신약 덕분에 출산율은 높아지고 권태기도 사라졌다. 하지만 어떤 약이던 간에 내성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매일 한 병 혹은 두병씩 신약을 마시기 시작했다. 점점 약에 중독되어 가는 사람들 속에서 약물을 거부하기로 한 가족이 나타난다. 물론 이 가족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약에 중독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상대방에게 실망해가는 자신이 두려워 약을 끊지 못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여자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약을 끊기로 한다. 서로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한 것이지만 결국에는 가족 간에 가지는 정을 찾기 위한 목적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이 가족은 서로에 대해 싫증이 나거나 낯설게 느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살아가기로 선택한다.
마시자마자 사랑에 빠지게 해주는 일명 ‘사랑의 묘약’은 많은 문학 작품에서 등장한다. 어쩌면 진시황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불로초’보다 더욱더 사람들이 갈망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것이 인간의 호르몬 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발표가 있어 언젠간 개발될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불로초 같은 존재이다.
연극이 끝나고 문득 ‘현실에 있는 것으로 바꾼다면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스러운 차?비싼 보석? 명품 가방? 아무리 생각해도 물질적인 것 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과연 저것들이 답일까? 비쌀수록 효과가 좋은 것일까?
러브 포션은 정말로 소설이나 노래 가사에서 밖에 찾을 수 없는 것일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누구에게나 사랑의 경험은 있을 것이다. 사랑의 경험은 그냥 오지 않는다. 즉 누구나 사랑의 묘약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이 사랑의 묘약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어떤 물건이라도 사랑의 묘약이 될 수 있다.
주변 분들에게 어떻게 연애를 시작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길에서 자기가 생각나 산 머리핀이라며 선물 받은 것을 계기로 연애를 시작했다고 한 후배도 있고, 편의점이 없는 외진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땀을 흘리며 ‘비요프’를 사온 것 때문에 사귄 주변 분도 있다. 나도 예전에 날 위해 삶은 밤을 까다 손가락에 난 생채기 때문에 사귄 적이 있다. 이렇듯 특정한 물건이나 혹은 비싼 가격의 물건으로는 사랑을 이어주는 큐피트를 특정할 수 는 없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생각하는 “진심”일 것이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면 길거리 표 머리핀, 편의점에서 산 요구르트,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등 그 어떤 것이라도 당신의 달콤한 묘약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