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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공기 Apr 29. 2018

my all (song by mariah carey)

소소하다 ㅣ 임보미

대학생(공연기획전공)


월남마차로 세계일주을 하는 것이 꿈이예요. 집시처럼…히피처럼…자연과 함께…


작가 프로필 ㅣ 임보미

내 맘대로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한다. 가식없는 춤을 췄을 때 사람들이 봐주는 것이 좋다. 

인생의 궁극의 깨달음은 '정리정돈'이다. 정리를 해야 삶의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my all (song by mariah carey)                  


2008년 지나버린 여름의 푸른 잎새 사이로 비치는 청량한 햇빛이 미처 그립기도 전에 설레이는 바람이 불어오던 계절.  울렁이는 마음 때문 이었을까?  차갑게 높아진 맑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감성에 젖어 거리를 해메고 다니다 무심코 발견한 음악소리에 끌려 들어갔던 음반매장

가득 차 있는 cd 들을 바라보다 시선이 고정된 청음기위에 놓여 있던 것은 바로 그녀의 앨범이었다.


목소리


숨소리로 가득 차있던 그 목소리는 듣는 내내 그 자리에 서서 숨도 쉬지 못 할 만큼 나를 집중 시켰다.

눈물을 흘리도록 내 가슴을 동요 시키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그곳에 그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음에도 그 순간 그곳엔 나와 그녀의 목소리만이 존재 하는 듯 했다.

바람이 호흡을 타고 공기중으로 스미듯 흩어지는 그 소리는 기타 선율 하나에 구슬프게 부딪히고 있었다.

질투가 날만큼 깊숙이 가슴을 긁어 내리던 아름다운 쇳소리 ... 슬픈 그녀의 목소리


목소리

국어사전 [명사] 1.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 2. 의견이나 주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같은 말 : 목...

영어사전 1. (음성) voice; (감정 상태를 알려 주는) tone (of voice) 2. (의견, 주장) voice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까?

방금 전화통화를 끝낸 교육 프로그램 고객 지원센터의 상담원은 다소 날카롭고 민감한 환불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에도 내 의견에 대해 강력히 주장하기 힘들만큼 설득에 탁월한 장점 지니고 있었다.

환불을 원하고 있었지만 그대로 사용해 볼까 싶은 5%의 고민을 내 마음속에서 꺼내오는 그의 대화법은 통화를 할 때마다 신기하다 .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높여주는 듯한 그 말투

분명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음에도 듣고 있는 내가 기분이 상하거나 짜증이 나지 않게 하는 능력의 소유자이다.

그의 말투를 더욱 효과적이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목소리

상투적이지 않고 막힘이 없으면서 안정적이고 차분한, 그러나 절대 답답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말투를 더욱 신뢰하도록 만드는 목소리 였다.

그렇다고 멋있다거나 설렌다거나 그런 느낌은 또 아닌 것이 고객을 정말 고객으로 대우 해주는 느낌인 것이다.

꽤 여러 번의 통화가 있었는데 한번도 그 사람을 설득하지 못하고 결국 그의 이야기에 손을 들어 줬다

관리자가 된 데에는 분명 그 목소리와 말투의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나의 목소리는 어떻게 들릴 것 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오래전부터 목소리가 주는 힘에 대해 알고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많은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그중 정말 듣기 싫은 (신경질적이거나 쨍- 하다고 느끼는) 목소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저절로 손이 이어폰으로 향하게 만든다. 일고 있던 책의 글자가 하나도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그 사람의 통화를 원치 않게 엿듣게 되는데 그 통화가 기분 좋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우선 그냥 그 사람의 목소리가 싫다보니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싫어진다.

혹시 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들리진 않을까 심히 염려가 되는 부분이다.


목소리의 힘

그것은 성대를 타고 나오는 공기의 진동이란 의미를 벗어나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진위까지도 바꿀 수 있을 만큼 놀라운 소리이다.

신뢰의 깊이, 강조의 높이, 풍부한 울림, 차가움의 길이 연기자들도 목소리를 연기한다. 가수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위로가 되고 감정이 생긴다.

그런 것을 느껴 본적이 있는가? 똑같은 위로인데 웬지 더욱 위로가 되는 경우나 설득 당할만한 이야기가 아닌데 뭔가 신뢰가 느껴져 설득 당하는 경우 말이다.


어릴적 저음이 사람에게 신뢰를 준다는 걸 알고 저음을 내는 것에 신경 쓰곤 했었다. 그렇게 목소리도 연습하면 원하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기에 나는 꽤 저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좀 허스키한 편이기 때문에 가끔 씩 내가 표현하고 싶은 사랑스러움과 거리감이 있었다. 이미 외모가 도시적이라거나 보이시해 보이기 때문에 말투나 노래의 스타일도 그렇게 추구되어진 것 같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며 취향이 바뀌는지 욕심이 많은 건지 다른 것이 가지고 싶어졌다.


나는 내 목소리를 사랑하지 않는 편인데 노래를 해야 하는 사람으로써는 정말 버려야할 생각이다. 내 목소리를 내가 사랑해 주지 않는다면  나는 목소리 내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기에 사용의 빈도수는 적어지고 자신감은 더욱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목소리를 미워하는 결과까지 이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목소리를 사랑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컬 레슨을 선택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사랑 할 만 한 모양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어서다.


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던 내가 조금씩 연습을 하기 시작하며 조금은 맘에 드는 부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노래로 내 안의 여린 모양을 표현 하고 싶었지만 그런 류의 노래를 부를 때 거부(?)를 당해왔던 터라 사랑스러움을 포기 하고 살아 왔다. 언제 까지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거지 ...(힝)...

성격탓에 내 노래하는 목소리가 사랑스럽다고 느껴질 때쯤에나 사랑스러운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빨리 사랑스러운 목소리에 자신감을 가지고 내 안에 숨겨진 모습을 어색하지 않게 표현하고 싶다. 분명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어질 테니까


당신은 어떠한가 ? 당신의 목소리에 대해 사랑을 느끼고 있는가? 첫 만남의 사람이 당신의 목소리만으로 당신을 평가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난 사실 그런 적이 있다. 목소리가 너무 좋은 옆 좌석 남자의 통화를 듣고 사랑에 빠질 뻔 했었다)

당신이 오늘 옆 사람에게 건냈던 말 한마디는 무엇이었으며 진심으로 전해졌는가? 당신의 옆 사람은 어떤 소리를 가지고 있는가?


목소리의 힘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그는 이미 그 힘을 이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혹여 느껴본 적이 없다면 이제 귀를 기울이고 목소리를 들어보라

진중한 이야기는 한톤 낮추고 심지 있게 신나는 이야기는 두톤 높이고 가볍게 마음을 고백 할 땐 딱 한톤 높고 부드럽게 상대방의 반응을 관찰해보자.

그리고 거기서 얻은 지혜를 사용하여 보라. 목소리에 공을 들이는 것을 우습게 생각하지 말라. 당신의 전부를 목소리에 담아보라. 일상에 변화들이 생긴다고 장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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