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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공기 Jul 07. 2018

소소하다 ㅣ 한공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인간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정작 그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의 본질은 모두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습니다. 전 그것을 찾아주고 싶어요.



작가 프로필 ㅣ 한공기

글쓰기 공동체 '파운틴' 운영자 

보통사람의 사소한 일상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송중기처럼 청순한 남자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이름도 비슷하다.



주님이 말씀하셨다.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를 돕는 사람, 곧 그에게 알맞는 짝을 만들어 주겠다.


창세기 2장 18절



이상한 시대다. 

독신주의, 동성애자들이 득세인 분위기이다. 

마치 그것이 힙하고 쿨한것인냥 언론에서 부축인다. 

우주의 질서가 어지럽혀지고 있다. 

인간의 이성이 발달하면서 자기 존재에 대한 독립성을 획득하는 과정은 좋지만,

자신을 자연과 분리시키고 자기만의 환영적 세계를 창조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착란이라고 본다. 

내가 남성인 이유도 너가 여성인 이유도 모두 실존이고 

실존이란...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이고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요즈음 주변 미혼남녀들로부터...먹고 살기 힘드니까 그냥 혼자살란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 말은 '돈이 없으면 짝을 가질 자격이 없다'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즉 거꾸로 말하면 '돈으로 짝을 살 수 있다.'와 동일하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는 이렇게 각박하고 천박해졌을까.

내가 한국사회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인문학적 교육'이 밑바탕되어 있지 않은, 과정의 결과이다. 

성의 대상화, 쾌락의 도구화, 미의 트렌드화...

모든 과정이 역겹게 흘러간다. 

그런 환경에 물들어 있으면 그것이 매우 당연하게 느껴진다. 

인스타그램에 가득 넘치는 자기 피알 사진들은 모두 노출사진과 경제력 자랑사진으로 도배되어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지만, 대부분 그런 문화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나를 돌이켜본다. 

나는 스스로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없는 것은 아닐까?

이성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한때는 모두가 천편일률적으로 짝을 갖는 것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동물도 인간도 모두 당연하게 짝을 찾고 짝짓기를 한다. 

물론 자연의 섭리이며  DNA의 의지인 것은 맞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정말 당연한 것일까?

때로는 내가 양자 성중 어느 한쪽이라는 것이 부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냥 나는 '나'로서 존재했으면...무성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도 있다. 

내가 반쪽짜리라는 것이 너무도 서러웠다. 

동방불패(무협지에 나오는 무성애자 도인)가 되고싶다.

물론 아르헨티나 탱고를 출 때는 무척 행복했다. 

나와 다른 성과 교감하는 즐거움은 이루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그러나 춤과 연애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춤은 10분만에 끝나버리지만

연애는 언제 끝날지 모르고, 결혼을 해야할지 모르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내 삶의 지축을 흔들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흔들리면 좀 어때? 흔들려야 변화가 시작되는 것 아냐?

그런 생각도 했지만...

그 대상의 절대성이 또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마음같아서는 동시에 두명도 세명도 만나보고 싶지만,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죄책감이 들 것 갔다. 


카톡,카톡

의미없는 대화들로 점철된 썸남썸녀의 문자들...

그래 어차피 연애란 노는 것이라지만....

놀만한 여유가 없다. 

돈이나 시간이나...

한 사람을 만나도, 한마디 대화를 주고받아도

의미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

나이가 들어갈수록 커지는 것 같다. 

무성을 양성으로, 둘로 쪼갠 것은 신의 뜻이다. 

신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면

난 이성을 만나야 한다. 

신의 뜻이라면 

신이 개입을 해야한다. 


그것이 

신의 뜻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신이 마냥 넋놓고 내가 혼자 살아가도록 그냥 두지는 않을 테니까.


어릴 적에는 

좋아하는 여자를 두고 

저 여자가 제 배우자가 맞습니까?

저 여자와 결혼하게 해주세요.

그런 기도를 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다. 

물론 기도가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다가 공허하게 끝나버렸다.


교훈이 있다면

소통이 없는 '그리움'은 모두 환상일 분이다. 

나는 '그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모두 마음에 하나씩 커다란 블랙홀을 가지고 있으니까.

동경하는 것이 생기면 무조건 쑤셔넣어 버린다. 

나말고도 다 그런 것 같다.

오늘 우연히 삼성동의 SM타워에 들렀는데

연예인 상품을 사려고 모인 전세계 각국의 여성들(30대 이상으로 보이는...)로 가득했다.

나 역시 소녀시대와 레드벨벳 상품을 구경했다. 

조이 전신 브로마이드 사진 1장에 15만원이나 한다. 

세상에...그 돈이면 여자친구랑 데이트 세번은 할텐데...

아 맞다, 난 여자친구가 없다. 


난 모든 멜로영화가 SF장르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타인을 만나는 일은 다른 별에 사는 외계인을 만나는 일과 동등하다. 

전혀 다른 세계이다. 

연애나 결혼은 SF적 기적에 가깝다. 

너무나 일상화되서 대부분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는데 

절대 쉬운 것이 아니다. 

'기적'

'미라클'


그 기적이 내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신이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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