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다주는 고마움

나와 너의 에너지 ㅣ 윤성권

by 한공기
스크린샷 2016-02-03 오후 4.16.59.png 재생에너지 연구가


책상 앞에서가 아닌 사람들 속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모두가 쉽게 접근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ㅣ 윤성권
평소에 꿈을 디테일하게 꾼다. 그것을 각색해서 쓰면 재밌겠다고 생각함.




여러분은 강원도 대관령 양떼목장에 가보셨는지요? 눈이 소복소복 쌓인 겨울 들판에 양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면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답답한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곤 합니다. 그곳에는 늠름한 기품으로 바람을 쌩쌩 가르며 보고 있으면 가슴을 뻥 뚫리는 풍력발전기도 여러 개 있습니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특히 풍력단지와 함께 있어 더욱 멋스러움을 자아냅니다. 자연 그리고 동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풍력단지 모습은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 주는 안식처가 되기도 합니다.


대관령 풍력단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풍력단지입니다. 무려 54기의 풍력발전기가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풍력발전기를 바로 앞에서 본 사람들은 가장 먼저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적당한 바람개비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풍력발전기의 높이는 약 100m, 날개의 길이는 그 절반인 50m에 달합니다. 만약 과거에서 원시인이 대관령 풍력단지로 시간여행을 온다면 풍력발전기를 보고 지치지 않고 굉음을 내는 거대한 공룡으로 인식했을 수도 있습니다.


풍력발전은 바람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에너지로 활용합니다. 풍력 발전기의 날개를 회전시켜 이때 생긴 날개의 회전력으로 전기를 생산합니다. 최근 풍력발전도 산지와 해안가를 중심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의 가장 큰 장점은 바람을 이용하기에 연료비가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풍력발전은 연료가 없고,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대기오염도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 종주국인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전체 전력수요의 최대 50%를 풍력발전을 통해 공급하려는 계획을 발표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풍력발전은 좋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풍력은 재생에너지 중에서 사람들(지역주민)의 반대가 많은 편에 속합니다. 어떤 분들은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원자력도 아니고, 석탄화력 발전도 아닌데 재생에너지를 반대한다고?” 깜짝 놀라셨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풍력발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데, 정확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생태계를 훼손한다. 이 부분은 사실입니다. 산지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대형 크레인이 들어갈 수 있도록 진입 도로를 확장하거나 단지 내 송전탑, 기타 시설 등을 건설할 때 산림과 자연 생태계에 훼손이 발생합니다. 또한 풍력단지는 대부분 능선에 설치되기 때문에 생태축 단절 등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극히 제한적이죠. 어떤 사람들은 풍력발전을 스키장과 골프장과 같이 민간 개발 사업으로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풍력발전은 그들과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스키장과 골프장이 포크레인이라면 풍력발전은 삽도 아니고 숟가락 정도라고 할까요?


풍력발전은 시끄럽다. 우리가 느끼는 소음은 굉장히 상대적입니다. 둔감한 사람은 지하철에서도 집중하며 책을 읽는 반면에 민감한 사람은 산 속에서도 벌레소리 때문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풍력발전소 건설할 때 거주지역과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도록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소음에 민감한 사람들은 이후에도 계속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풍력발전은 저주파를 발생한다. 저주파는 최근 풍력발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에 하나입니다. 저주파는 고주파에 반대되는 개념이고, 보통 20Hz 이하의 음파로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파동을 말합니다. 저주파는 아주 다양한 자연적, 인공적 원천으로부터도 발생하는 것으로 바람과 해안에 부딪치는 파도, 에어컨, 기차, 지하철, 자동차 등으로부터도 발생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어디에나 저주파가 존재하지요. 저주파는 사람에게 해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낮은 초저주파는 내장기관에 영향을 미쳐서 마비를 일으키거나 영구적인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저주파는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범위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적색 고기와 소시지가 발암물질이라고 주의하라고 하는 데 저주파도 주의할 필요는 있겠지요.


풍력발전은 동물 피해를 유발한다. 간혹 풍력발전기에 조류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관련 연구에 따르면 풍력발전기에 희생되는 조류보다 화석연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로 희생되는 조류가 더 많고, 발전기에 충돌하여 희생되는 조류는 자동차와 건물에 충돌하여 사망하는 조류보다 현저히 적다고 합니다. 어쨌든 현재는 적지만 조류의 희생을 막기 위해 접근을 막는 소음을 임의로 발생시키거나 발전기 색깔을 달리하여 조류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상 풍력발전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몇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풍력발전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 사람이 설치하기는 어렵지만, 한 사람이 반대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 사례를 들어 길게 설명을 한 이유도 풍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바라볼 때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였습니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셀 수 없이 겪게 되는 여러 문제와 상황에서도 눈 앞에 벌어진 작은 부분만 바라보지 말고 전체를 마주하고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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