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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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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ong Jul 22. 2019

아메리카노 대신 시사 한 모금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출근길 아침은 다들 어떠신가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잠든 뇌를 깨우고 있진 않나요. 대학 시절, 아침 7시에 문을 여는 카페 오전 알바를 한 적이 있어요. 아침 7시에 누가 커피를 사 먹으러 올까, 오전 알바는 바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선택했죠. 첫 날을 마치고 착각이란 걸 알았어요. 매일 아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러 오는 단골이 있었고, 8시, 9시 매 출근 타임마다 직장인들이 몰아쳤죠. 그렇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출근 필수템이란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저도 출근이란 걸 2주쯤 해보니 그 마음을 알 것 같았어요. 더 자고 싶은데, 깨어나야 하는 현실. 나를 각성시킬 한 모금이 필요한 순간이죠. 그런데 이건 아메리카노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주말 동안 잘 쉬었던 뇌를 다시 가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언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지 않을까 해요. 그러려면 생각할 대상이 있어야겠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모금 대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으로 시사 한 모금은 어떨까요?


<시선집중>은 아침 추억을 남기고

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생각하면 오래전 아침이 떠올라요. 그도 그럴 것이 <시선집중>은 2000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올해로 19년째 방송하고 있어요. 이제는 JTBC <뉴스룸> 앵커로 유명한 손석희를 시작으로 지금 7대 김종배 시사평론가까지 진행자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꾸준히 이어져 온 역사가 있는 시사 프로그램이죠. 10여 년도 전에 엄마 차를 타고 등교할 때가 있었는데요. 그때 차에서 흘러나오는 방송이 바로 <시선집중>이었어요. 방송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매일 아침 <시선집중>을 들었던 기억은 또렷해요. 

저만의 추억은 아닌지 이런 얘기에 친구들이 공감하기도 했어요. 어릴 땐 등굣길에, 이제는 출근길에 <시선집중>은 줄곧 저의 아침을 깨우고 있는 셈이에요. 어릴 땐 방송에서 어떤 시사 이슈가 나오면 잘 모르니까 운전하는 엄마를 괴롭혔던 기억도 있어요. ‘저게 무슨 말이야?’ 라며 방송에 나오는 시사 이슈를 묻곤 했죠. 질문을 했다는 건 분명 잠든 뇌가 깨어났다는 신호였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른 아침 <시선집중>과 함께 생각하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셈이죠.


<시선집중>과 함께하는 아침은 매일 다르다

다음날이 휴일이 아니고서야 매일 출근하는 아침은 괴로울 거예요. 늘 별반 다를 것 없는  아침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시선집중>을 듣다 보면 하루하루 다른 아침을 마주해요. 매일 전하는 이슈가 다르기 때문이죠. 7월 8일부터 7월 12일까지 가장 최근 한 주만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어요. 7월 8일 월요일엔 문재인 대통령의 G20 주요 일정 불참 논란을 다뤘고, 다음날엔 일본 경제보복 대책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수요일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증 논란을 다루며 문을 열었죠. 그렇게 매일 다른 아침의 생각거리를 던져줘요.

단순히 이슈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건 아니에요. 이슈와 밀접한 인물 혹은 논란이 되는 당사자를 섭외해 더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주죠. 2001년 개 식용 문화로 한국을 비하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와의 인터뷰가 그랬고, 2004년 경제회생론을 두고 이뤄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금까지도 얘기되고 있어요. 가장 최근엔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인터뷰하며 현재 일본 정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는 소신 의견을 들었어요. MBC 라디오 <시선집중>은 그렇게 하루하루 너무 가볍지도, 단순하지도 않게 다른 아침을 방송하고 있어요. 


아메리카노 대신 시사 한 모금

<시선집중>을 들으면서 오늘 아침 잘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어요. 문자로 직접 의견을 내보는 것이죠. 방송을 듣고 있는 시청자들이 문자로 혹은 유튜브 댓글로 의견을 남기면 진행자가 말해주곤 해요. 12일 금요일 방송에선 이른바 유승준 판결을 두고 김준우, 장진영, 노영희 변호사가 의견을 나눴었는데요. 한 시청자는 ‘여행 비자로 오면 되는데 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F-4 비자로 오나요?’와 같은 의견을 전했고, 김종배 진행자가 이를 소개하며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어요. 




출근길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모금이면 정신이 번쩍 들죠. 시사 한 모금은 또 다른 방식으로 아침을 열게 해요. 머릿속에 생각을 더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깨기 싫은 아침, 깨어나기 힘든 아침 시사 한 모금으로 잠든 머리를 두드려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하루 잘 생각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말이죠. 아메리카노 대신 <김종배의 시선집중>으로 시사 한 모금, 다들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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