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과 세탁실, 금요일에 정리합니다

by 여운

금요일이 되면 집 안의 공기가 조금 달라진다.(사실 공기가 아니라 내 마음이 달라진다.)
주말이 시작되기 직전이라 그런지, 괜히 마음이 풀어지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금요일에 집 안의 ‘입구’와 ‘순환’을 한 번 점검한다. 현관과 세탁실이다.


현관은 집의 첫 장면이다. 밖에서 돌아와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 그런데 이 공간이 흐트러져 있으면, 이상하게 피로가 그대로 따라 들어온다. 신발이 뒤엉켜 있고, 택배 상자가 쌓여 있으면 집에 들어와도 정리가 안 된 느낌이 계속 남는다. 그래서 금요일에는 신발을 한 번 정리한다. 자주 신는 것만 앞으로 두고, 나머지는 제자리로 돌려보낸다. 바닥도 한 번 닦는다. 눈에 잘 띄지 않던 먼지가 생각보다 많다. 이걸 한 번 비워내고 나면, 집에 들어오는 느낌이 달라진다.


세탁실은 또 다른 의미의 ‘입구’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주방 다음으로 살림이 많은 공간이다. 그런데 이곳은 방심하면 금방 막힌다. 빨래가 쌓이고, 건조기 먼지가 쌓이고, 세제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게 줄어든다. 그래서 금요일에는 이 흐름을 한 번 뚫어준다. 밀린 빨래를 한 번 돌리고, 건조기필터의 먼지를 비운다. 세탁기 통세척도 가끔씩 같이 해준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다음 주의 살림이 조금 덜 버겁다.


이 루틴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주말을 주말답게 보내기 위해서다. 냉장고가 정리되어 있어야 집밥을 해 먹게 되는 것처럼, 현관과 세탁실이 정리되어 있어야 주말이 가볍다. 현관이 깨끗하면 나갈 때 덜 번잡하고, 세탁실이 비워져 있으면 빨래에 쫓기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더 쉬운 쪽을 선택하게 된다. 환경이 정리되어 있으면 쉬는 선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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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내는 방법보다, 흔들리는 순간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방식을 고민해왔습니다. 삶의 부담을 줄이는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풀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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