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머신이 운명하셨습니다.

홀슈맨 라이프 정기연재는 월/금 요일에 올라옵니다.

by ADBADA

* 아래 제품 사진들은 각사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커피머신이 운명하셨습니다.



ib7-1.jpg


지금 쓰는 커피머신은 이베리탈의 IB7이라는 모델이다. 5년 전 개인카페를 오픈 하면서 ‘커피는 원두가 깡패다! 원두만 맛있으면 발로 내려도 맛있는 커피가 나온다!’는 철저히 주관적인 철학에 의해 머신에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음 솔직히 말하면, 예산이 많지 않았다. -_- 솔직히 누군들 '라마르조꼬'나 '스톰'같은 유니크한 디자인의 하이엔드 커피머신을 쓰고 싶지 않을까......?


unnamed.png 세미프로(?)용 에스프레소 머신. 엘라치오. 요즘 작은 카페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요즘은 2~3백만 원대 커피머신도 많이 나오고, 업소용에 준하는(프로츄어들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커피머신) 머신들도 작은 카페에서 사용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5년 전만해도 업소에서 사용할 만 한 커피머신은 최소 4백만 원 후반 대에 거래가 되고 있었고, 나는 그 중 내 눈에 가장 예뻐(?)보이는 모델을 선택했다.


시모넬리아피아.jpg 국민 머신이라고 불리는 시모넬리.


국민 커피머신이라는 시모넬리나 훼마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한 라인업이 있었고, 앞에 국민이란 타이틀이 붙은 만큼 수리가 용이하고, 수입된 부품도 많아서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지만 결정적으로 이쁘지가 않았다.


심지어 내가 사용하는 머신은 샤워망을 분리 할 수 없어서 샤워망 청소를 하려면 그룹헤드에 결착되어 있는 가스켓을 송곳으로 조사뿌려야 샤워망을 청소 할 수 있고, 보일러에서 그룹헤드로 물이 들어 올 때 솔레노이드밸브가 따로 없어서 정확하게 온수와 냉수를 섞이는 것이 아니라서 추출하는 물의 온도 관리에 있어서는 좀 부족한 머신이었다.


하지만, 이쁘잖아. ㅠ


이베리탈 가스켓.jpg 이 정도면 뭐, 한달에 한번씩 갈아 줄 수 있지. 귀찮고 품이 많이 드는 게 문제지.

가스켓이야 하나에 1,200~2,000원정도 하고, 약품 청소 철저히 하면 두세 달은 샤워망에 크게 커피찌꺼기가 끼지 않으니, 두 달에 한번 씩 가스켓을 교환하기로 했다. ‘솔레노이드밸브 역시 많으면 고장이나 더 나고, 없는 편이 기계 관리하기 조치!’ 라고 생각하니 원효대사 해골물을 드링킹한 편안함이······.


그렇게 눈에 콩깍지가 껴서 구입한 머신은 2년 정도 아무 문제없이 사용했다. 그리고 3년차에 업체를 통해 디스케일링을 해줬다. 아무런 문제없는 머신을 오버홀 디스케일링을 하려면 최소 50만원에서 80만원정도 드는데, 간단하게 그룹헤드랑 직수라인 정도를 디스케일 하는 데는 10만 원 정도면 가능했다.


그리고 거의 3년이 더 지난 2020년 12월 24일.





나의 예쁜 커피머신이 뿌잉~ 하고 눈을 감았다. 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