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BADA Aug 21. 2015

이웃사촌의 선물, 민물 장어

일주일에 한 번 그 남자의 주말농장 쿠킹 라이프 / 번 외

화요일 정식 연재가 아닌 회차는 번외편입니다.
레시피 사진 퀄리티가 조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웃사촌의 선물 민물 장어




민물장어의 계절은 언제일까?     


빠른 정답 : 
바로 여름이다


요즘 이상하게 국내산 민물장어라고 마트나 동네 장터에서 1만원 3마리에 판매 하는 것이 많다. 물론 포장에 한한다지만 조금 이상한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장어의 생식 특성상 국내산이 아니라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 이럴 때 많이 먹어 두는 것도 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장어의 미스테리 보기


그런데, 

지난주에 저희 주말농장에 진짜 국내산 민물장어가 열 마리나 나타났다. 어떻게 진짜 국내산 민물장어인지 아냐고? 답은 간단하다. 장어를 직접 잡은 사람이 먹으라고 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장어 열 마리를 턱 하니 내 놓으신 분은 바로, 우리에게 주말농장 부지를 판매 하신 뒷집 할머니의 아드님 되시겠다. - 어제 번외 편에 소개한 할머니의 아드님입니다.     


나에게 할당 된 장어 두 마리

덕분에 우리 식구들은 국내산 장어를 튀겨먹고, 구워먹고, 삶아먹고. 다양하게 장어를 요리해 먹는 호사를 부렸다. 그 중에 나는 구워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해서 딱 두 마리만 구워봤다.         

  

일단 장어는 껍질에 뮤신이란 끈적끈적한 단백질이 많이 나오는데, 이건 고운소금으로 한번 씻어내고 호박잎으로 따서 다시 한 번 박박 문질러 주면 얼추 처리가 가능하다.     





거 손질 참......

그리고 손질을 해야 하는데, 여름 장어의 일종인 갯장어(일명 하모)의 경우에는 뼈가 많고 굵어서 일반인들이 손질하기 어렵지만, 민물장어는 등뼈만 잘 처리하면 일반인들도 충분히 손질이 가능하다. - 그렇다고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 낚시 다니면서 회 좀 썰어 보신 분들에 한 함.      


그런데 이날. 

너무 더웠나 보다. 그래서인지 난 아무 생각 없이 우럭이나 돔을 손질 하듯이 3장 뜨기를 해버리고 말았다. 칼도 무디고, 도마는 작고. 아주 생난리를 치다가······! 아! 장어는 배를 따는 게 아니고 등을 다야 하는데! 라는 기억이 떠올랐고······.      


아이쿠.

예전에 몇 번 손질을 해봤으면서도 한동안 손질할 기회가 거의 없어서 벌어진 대 참사. 그러나 어쩌랴. 어차피 나 혼자 먹을 거, 다시 살을 잘 발라내기로 했다.     




소금구이도 좋지만 양념도 조금 먹기로 했다. - 개인적으로 역시 민물장어는 소금구이다!

얼추 먹을 만한 모양이 나왔다. 1차는 소금구이로 가기로 했다. 민물장어는 소금구이가 갑이다.     

소나무 장작을 1차로 태워서 남온 숯으로 장어를 구웠다. 약간 훈제가 되면서 소나무 향이 살짝 배어드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가?     




말해 뭐.해. 더 먹고 싶어 감성팔인 질색...........

얼추 구운 순서대로 익은 장어. 손질이 조금 모자라서 모양이 !%$*()#$하지만 그 맛은······.      



장어의 뼈도 그냥 버릴 수가 없어서
장어구이를 먹는 동안 뼈를 고았다
장어뼈국물 라면 - 라면은 진라면 매운맛님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국물로 라면을 끓였다
이 또한 별미 중의 별미


이렇게 가끔 주말농장을 하면서 얻는 부가적인 혜택은 사람살이에서 나온다.                




가지, 고추, 호박잎, 애호박, 양배추 그리고 주말농장 근처에 양계장이 있어서 특왕란을 싸게 구입해 오신다.

아. 그리고 이번 주에 주말농장에서 공수해온 작물들이다. 물론 내가 가져 온 것은 아니고,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가족들이 자신의 식구들이 사용 할 만큼씩 수확해서 온다. 손이 크신 우리 어머니는, 여름 한철이면 매 주 이 정도씩은 챙겨 오시는 것 같다.                




한참 들깻잎 철이라 깻잎 장아찌를 담으시겠다고······. 대체 얼마를 따오신건지······.




젓가락

머위다. 머위는 봄에는 연한 잎도 삶아서 먹지만 봄이 지나면 줄기를 먹는다. 마치 단단한 고구마줄기 같은 느낌이다. 고구마 줄기보다 단단하고 굵어서 장아찌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 녀석은 따로 키우지도 않는데 주말농장 주위에서 자기가 알아서 잘 자라줘서 매우 고맙다. 옆집 할머니는 따로 재배도 하시는데 머위를 잘 손질해서 장터에 내다 파시고 용돈을 쏠쏠히 벌고 계신다. 


참 고마운 식물
머위


열무김치를 담그려고 따온 고추다. 올해는 고추가 잘 된 것 같지 않은데 개별적으로는 크기가 크게 나왔다.      




고추가 잘 된건지 안 된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올해 고추 농사. 예년에 비해 수확할 양이 줄은 것은 맞는 것 같다. 


고추농사가 잘 된 것의 기준은 쓸 만한(팔 만한) 고추가 어느 정도 나왔느냐가 기준이다. 아무리 때깔 좋고 멋지게 빠진 고추라도 그 양이 많지 않으면 고추 농자를 잘 못 지은 거다. 올해가 좀 그런 느낌이다. 에잇.        




정식연재는 다음주 화요일에 찾아 옵니다. 

주중에는 중간중간 사진 위주로 주말농장 소개가 올라옵니다.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름 나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