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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Jul 04. 2017

어쩌다보니 카페를 오픈했다. - 1

회차 / 001





어쩌다보니 카페를 오픈했다. / 001




그간 두루 평안하셨습니까?


나는 그다지 평안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작년 5월 중순 의정부에 작은 카페를 열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나타나서 이게 무슨 말이냐고?


말 그대로 동네에 작은 카페를 오픈했다는 말이다. 때문에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했고 진행하고 있던 ‘위캔더파머’부터 ‘허브 요리’, ‘소설 사진’을 잠정적으로 중단 했다.     


'일언반구 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나타나서는 웬 뜬금없는 소리를 하고 있나?' 생각하는 독자 분들도 계실 테지만, 어찌어찌 이제 좀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나 커피에 대한 이야기, 음식 등에 대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 보려고 한다.     


아. 


그런데 다른 매거진은 어떻게 할 거냐고?


음. 거기까진 아직 생각해 보진 못했는데, 아마 정말 여유가 나면 다시 할 수도······. 내지는 안 할 수도? ㅎㅎㅎㅎ 





사실 나는 바리스타는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자격증이 없다. 자격증이 없다고 바리스타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지만 -카페 바 안에서 커피 만드는 일을 하면 누구나 바리스타라 불러도 된다.- 그보다는 다른 호칭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나는
바로
로스터!
스펠링은
ROASTER
맞나?


지금으로부터 약 11년 전 판매를 위한 로스팅을 시작하고, 이제 12년째 로스팅을 하고 있다. -로스팅을 처음 접한 것은 15년쯤 된다.- 길 다면 긴 시간이지만, 로스터로서는 이제야 내 커피에 힘을 줘도 어색하지 않게 커피를 볶을 수 있게 된,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로스터, 또는 일하던 카페의 실장(점장) 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다보니, 굳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딸 필요가 없었다. 심지어 요즘은 2급 자격증은 물론, 난무하는 유럽의 바리스타 자격증도 약간의 돈과 역시 약간의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취득이 가능하기에 더욱 따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할까?     


물론 국내 1급 자격증은 수준이 있지만, 이것도 2급 먼저 따야 하고 국가 자격증도 아니라서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어디 취직할 것도 아니라······.


작년에 론칭 해 놓고, 하나도 못 판 쿠앤크피........ -_-; 이름 때문인가?


그렇게 11년째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요리도 하고, 마케팅 일도 하면서 끊임없이 커피를 볶았다. 그러면서 가로수길 한 골목에서 시작한 첫 카페를 시원하게 말아 먹었고, 커피트럭을 구입했다가 써보지도 못하고 팔았다. 그리고 이곳저곳 여러 카페들을 거쳐서 이곳 의정부에서 다시 나의 카페를 열게 됐다.     


첫 번째 카페의 타격이 워낙 커서 근 10년 동안 그 구멍을 메우다 보니 자금도 넉넉지 않았고,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라 큰 리스크를 안고 카페를 열 수도 없어서 최소한의 자본과, 그 자본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모든 것을 계획했다.     


약 2달 정도 자리를 보러 다니고, 자본 내에서 인테리어와 집기 등을 예약하고, 자리는 조금 그랬지만, 권리금이 없는 점포를 발견하고 드디어 임대계약서에 사인을 하려는 순간······. 


불현 듯 이상한 기운을 느껴 일반음식점 신고를 먼저 하려고 시청에 방문했다.    


나의 이 불현듯 드는 감은 거의 신내림 수준이랄까? 역시나 시청 환경위생과에서 음식점 허가를 내줄 수 없다면서,


    “그 점포에서는 음식점을 낼 수 없어요.”


    “왜······. 왜 때문에요??”


    “여긴, 이미 음식점이 있어서 정화조 용량이 안 나와요.”


    “네?”     


물론 나도 이전에 카페를 운영해 보아서 정화조 용량이 일반/휴게 음식점 허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들어갈 상가에는 분명 음식점이 없었······.     


    “설마······. 보쌈집이······?”     


그랬다.


나는 분명 가게를 알아볼 때 이미 폐업한 보쌈집을 보고 그 옆의 비어있는 휴대폰 가게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보쌈집이 아직 영업권이 살아 있었던 것이다.


그럼 그렇지. 뭔가 일이 좀 쉽게 된다더니······.


그래서 부동산을 통해 알아보니, 건물의 특성상 한번 영업권이 말소되면 다시 영업권을 받기 힘든 건물이란 이유로 건물주가 이전 보쌈집의 영업권을 양도받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럼! 안된다고 말을 하던가!?'


이렇게 따졌더니 혹시 일반음식점 말고 휴게음식점은 나올지도 몰라서 말을 안했단....


아놔························································.


여하튼 행여 만약 이 사실도 모르고 덜컥 임대계약부터 했으면 아주 그냥······. ㅈ·······.     


해서 고민하다가 어차피 권리금이 없는 대로변 상가니, 권리금이라 생각하고, 영업권을 월세에 녹여서 양도 양수를 받아, 임대 계약을 하고 일반음식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와서는 겁나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 이 이야기는 아주 나중에·······. -



그럼 그런 자세한 이야기들은 앞으로 천천히~ 천천히~ 우리 시간 많으니깐 한잔 하면서 기다려 보자.

        

굳이 내가 휴게음식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을 고집한 이유는, 칵테일을 팔기 위함인데.... 맨날 나만 먹는 것 같은 느낌은 왜일까?


자, 그럼 오늘 이만!               


빠염~




몇회 연재 하다가 이벤트를 많이 할 예정이다. 아직은 온라인 판매가 안되서 원두를 팔 수 없어서, 이벤트로 공짜로 막~ 뿌려불라니깐~ 댓글 및 구독 많이 해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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