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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Jul 20. 2017

커피가격의 진실을 알랴주마.

회차 / 003





커피가격의 진실을 알랴주마.




커피 원가가 사실 300원이래!


평소 스스로 고상하다고 자평하던 나도 이 말에는  

    

“말도 안 돼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라고 반박하면서 말한다.     


“······170원쯤 될 걸. 300원이면 나 망해······.”     


당연히 카페마다 다르고, 원두 종류에 따라 다르고, 샷에 따라 또 다르다.


임대료/인권비/전기세/수도세/정화조관리비용/감가상각비 등을 뺀 순수한 커피 원가는 테이크아웃 기준 170원 정도 된다.     


뭐 이런 거 세세하게 따지는 것이 의미 없지만, 궁금한 건 좀 해결하고 가야 밤에 잠이 잘 오는 성격들은 좀 알고 싶어 할 것 같아서 한번 정리해보면,     


14온스 레귤러기준(스벅 톨사이즈355ml 보다 42ml많은 397ml다.) 테이크아웃 컵+뚜껑+홀더+

빨대의 가격은 약 70원정도다. 물론 이벤트 기간에 가끔 1,000개 세트 5만9천원에 나오기도 하지만, 그건 이벤트 기간이라 패스. 여튼 70원보다 많아지지는 않는다.     


여기에 물과 얼음은 워낙 미미한 가격이라 빼고(위의 기타 비용에 포함됨으로) 원두의 가격이 1샷 기준 약 10g의 원두가 필요하다.      


대게 원두는 로스팅 된 상태로 구매하는데, 저렴한 이*야, 메**피, 빽**등은 1Kg에 만원 조금 넘는 가격에 원두를 수급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뭐 만원이라고 치면 10g에 약 100원 단가 나오시겠다.     


그래서 순수하게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의 가격은 170원 정도? +-@20원 정도? 되는 듯싶다. 하물며 테이크아웃이 아니라, 머그컵이나 유리잔에 커피를 담아 서빙이 된다면 -70원 되시겠다.      


자, 그럼 위 기준의 아메리카노의 맛은 어떨까?
나 같으면 안 먹는다.


마시가, 요즘 유행하는 용어로 ‘원효대사 해골물’이나 ‘걸레 빤 물’ 같은 느낌이 난다.     


좋은 에스프레소로 만든 아메리카노는 쓰지 않다.




1샷은 아마도? 대충 정석이라고 하는 것이 원두 7~12g을 사용해서 1온스, 즉 30ml를 뽑는다. 원두 사용량의 폭이 넓은 편인데, 예전에는 7~8g이 정석이었지만, 요즘 들어 원두량을 늘리는 추세라서 12g까지 사용하는 업체들이 많다.     


그런데 이게 에스프레소를 마실 용도라면 그럭저럭 끝 맛의 (어차피 쓴 거) 쓴맛까지 나름 괜찮다. 여기에 보통 에스프레소는 각설탕을 넣어 즐기는 경우가 많아, 설탕이 끝 맛의 쓴 맛과 어울려져서 7~8g도 적당한 양이 맞는 것도 같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그렇게 즐기는 사람들은 아니다. 카페를 열고 지금까지 에스프레소를 서빙 한 숫자는 열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매출은 아메리카노가 꽉 잡고 있다.     


그렇다면 에스프레소 1샷으로 13온스(나는 아이스 컵은 14온스가 레귤러로 핫 컵은 13온스를 레귤러 사이즈로 정했다.) 아메리카노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13온스가 368ml 정도가 된다. 에스프레소 30ml와 여유 공간 20ml를 빼면 318ml에 에스프레소 30ml를 부어서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일단 이런 아메리카노를 마셔보면 일단 연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에스프레소에서는 그나마 적당히 어울렸던 쓴맛과 텁텁한 맛이 도드라진다.     


아메리카노라는 말은 유럽에서 만들어 졌는데, 뜻은 미국인들이 주문하는 커피라는 말이다. 엄밀히 말해 미국인들이 먹던 커피는 커피메이커로 내린 원두커피지만, 유럽에서는 커피메이커 보다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주로 마시므로 연한 커피를 원하는 미국인 손님들의 요구가 많이 있었고, 그 때문에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 아메리카노를 만들었다는 전설 아닌 전설이 내려온다.

          

좋은 에스프레소는 크레마가 7할 이상을 차지한다.


해서

나는 나만의 1샷의 기준을 따로 정했다. 아메리카노 1샷은 원두 20g에 45ml를 뽑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1.5샷이지만, 원두의 양이 2샷을 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는 그냥 설명하기 쉽게 ‘저희 커피는 기본 2샷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커피 용어로는 ‘리스트레또’ 이태리어로 제한하다? 뭐 그런 뜻이다. 1샷 30ml 뽑을 거 20ml정도로 뽑아서, 커피가 가장 진한 시점에서 추출을 멈춰서 부드럽고 진한 것은 물론, 카페인 함량도 적어 쓴맛도 덜하다.       


그럼 내 기준으로 아메리카노 원두의 원가는 200원쯤 된다. 여기에 기타 일회용품이 70원정도이니, 270원 정도가 아메리카노의 원가다.     


누누이 말하지만 인건비, 임대료, 감가삼각비, 전기세, 물 값, 얼음 값 등등은 빼고 말이다.     


라떼의 경우는 우유가 230ml쯤 들어가는데 멸균 우유를 쓰는가? 환원 우유를 쓰는가? 생우를 쓰는가?에 따라 가격이 좀 많이 왔다 갔다 한다.      


개인적으로는 멸균과 환원 우유는 쓰지 않는다. 뮬론 커피 가격을 생각하면 쓰고 싶기도 하지만, 그럼 라떼가 맛이가······. 너무 없다. 그래서 적당한 타협점으로 거의 매일 세일하는 원유 100% 900ml 생우유를 사다 쓰는데, 좋은 우유는 1팩에 거의 3천원을 호가하고, 아니라 그래도 1,800원 정도는 한다. 하지만 큰 마트에서는 두 개들이 세일을 자주해서 한 팩에 1,500원짜리를 사서 쓴다.      


- 최근 근처 마트에서 자주 사서 쓰는 우유를 900원에 특가로 파는데······. 유통기한 때문에 쟁여 놓을 수 없다는 것이······. ㅠ 멸균의 경우 유통기한이 6개월 쯤 되기 때문에 쟁여 놓기는 좋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면 라떼의 경우 핫/아이스 평균 200ml의 우유를 사용하게 된다. (아이스의 경우 얼음이 들어가고 커피도 많이 들어가서 우유의 양이 핫보다 적게 사용된다.) 그럼 대충 1잔에 400원정도 들어가고 커피는 아메리카보다 조금 더 들어가서 300원정도? 된다.     


그럼 총 합이 400+300+70 = 770원이다. 라떼는 보통 아메리카노보다 1,000원 정도 더 받기 때문에 수율이 아메리카노보다 좋다.     


자. 여기까지가 국내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커피인 아메리카노와 까페라떼의 원가다. 누누이 말했지만, 기타 비용은 모두 제외한 가격이다.      


여기에 소스가 들어가고, 휘핑이 들어가는 바리에이션 커피들도 아무리 많아봤자 원가 500원 정도가 추가된다. (카라멜, 모카, 바닐라 등등)     






위의 내용은 일반 프랜차이즈 기준의 원가다. 대충 딱 한번만 정리하면, 아메리카노의 경우 1샷을 쓰면 100원정도. 2샷을 쓰면 200원 정도의 원두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처음 카페를 오픈하면서 가장 판매가 많은 아메리카노를 한 달 동안 1천원에 팔았다. 내 카페의 커피는 1Kg에 4만 원짜리 원두를 사용한다. 그리고 아메리카노의 경우 2샷의 원두를 사용한다.      


계산해보자.     


1Kg 4만원이면, 1샷에 400원. 2샷에 800원이다. 여기에 테이크아웃 물품 70원까지 하면, 900원이 아메리카노의 원가다.      


1천원에 아메리카노를 팔면 당연하게도, 남는 게 없다. ㅋㅋㅋ 과연 그럴까?     


아니다.


나의 경우 바리스타라고 하기엔 (자격증도 없고, 딸 생각도 없고) 좀 어색하다. 나는 로스팅을 하면서 커피를 시작했기 때문에 로스터라고 불리는 것이 훨씬 더 익숙하다.     


이 말인즉슨, 나의 경우 내 카페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직접 로스팅을 한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원두보다 생두가 싸다. 그것도 많이.      


결국 내가 사용하는 원두는 1Kg의 11,000~13,000원 정도의 생두를 사용한다. 다른 저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생두가 아니라 원두가 저 정도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름 꽤 비싼 커피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만 1샷에 150원정도의 원가이고(로스팅 비용 포함) 2샷이면 300원이다. 여기에 항상 붙는 70원이 추가되면 370원. 1천원에 팔아도 거의 600원이 남는다. 진짜. 진짜로! 어마어마하게만 팔면 커피는 1천원에 팔아도 남길 수 있다. 막말로 하루 1천 잔이면 매출이 100만원이니깐.     


물론 하루 1천 잔이 팔리는 자리라면, 권리금이 어마어마 할거다. 그동안 장사하면서 키운 느낌적인 느낌으로 대략 10평 내외 1~2억 정도? 보증금 7,000천에 월세 300~500만 원 사이? 쯤 될 것 같다. 시설 투자비는 2구 머신 저렴이로 2~3대 정도. 1,500에, 그라인더 및 기타 시설 1,500만원 정도. 여기에 인건비(하루 1천 잔이면 ㅎㅎㅎ 못해도 하루에 알바만 6명이 필요하다)가 월 500만 원쯤 들어 갈 거고, 전기세며 물 값 관리비가 100만원에 재료값 1,200만원 내외······.     


복잡하지?


그래서 3줄 요약하면,     


1. 1천원 커피 하루 1천잔 판매하면.
2. 한 달 3,000만 원 매출에 시설비 N빵 및 지출이 대략 2,500만원.
3. 결론. 수익이 500만원 정도다.     


그런데, 행여 여기에 대출이라도 있으면······. 이자에다가 이레귤러인 상황까지 겹치면······.    


그래서 저렇게 1잔에 1천 원짜리가 하루에 1천잔 팔리는 자리라면, 1잔에 1,800원짜리 500잔과 좀 비싼 음료 100잔을 파는 전략으로 가면 인건비도 줄고, 재료값도 준다. 물론 시설에 대한 감가삼각도 줄어든다.     

     

이쯤 쓰고 나니깐,


대체 이 뻘글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하다가······. 일단 미완성으로 남겨 두기로 한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깐. 대충 커피 가격의 원가가 어떻게 되는지만 머리에 있으면 앞으로 연재할 매거진을 읽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어색하게 마무리 하는 걸로!


빠염~    




오늘도 카페는 1주일에 1~2회 정도 연재 합니다.


커피 가격의 '진짜' 진실을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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