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집필 중인 웹소설의 (1화 5천 자 기준) 4.5화 분량을 소설 형태로 재구성-재편집한 작품입니다. 경기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에 신청하기 위해 제출할 원고의 양이 부족하다 보니, 부득불 "이것도 넣어보자"는 생각으로 추가했었죠.
서기 400년 광개토대왕의 남정 당시 금관국(금관가야)의 세자였던 김좌지와, 그가 좌지왕이 된 뒤 첫 왕비로 맞이했던 용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자손인 현대인이 (늘 그렇듯이, 하지만 전생트럭은 아니고, 술 마시고 자다가 간 것은 더욱 아니고, 아무튼 사고로) 서기 400년 "좌지 할아버지"의 몸에 빙의하면서 시작되는 대역물의 도입 부분입니다.
덧붙이자면 일단 좌지왕과 용녀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용녀와 그녀의 친정으로 인해 분란이 일자 (1500년 후 조선이 민비와 그녀의 친정 때문에 망하는 꼴과 같은 경우를 막기 위해) 대신 박원도 등의 건의로 좌지왕이 용녀를 내칠 때까지 둘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는 기록이 안 보여요. 그래서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은 자기 집 족보가 엉터리라고 믿는 판이고요(실제로 그런 엉터리 족보들이 있고, 그런 엉터리 족보를 믿고서 주장하다가 역사학계에서 발리는 이들도 있고...). 이 좌지왕, 용녀, 박원도의 이야기는 훗날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아들 설총 선생이 쓰신 <화왕계>에서 각각 꽃의 왕과 장미녀, 그리고 백두옹의 모델이 되었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