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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웅진 Nov 28. 2024

[단편 설정] 충주 전투의 천민 의병들

경기문화재단  지원  출간  소설집 [물엿과 주전자] 설정

[Notice!] 대몽항쟁 이후 "충주성"이 읍성과 산성 등 더 지어지고 그래서인지, 몽골군과 싸운 전투가 벌어진 충주성은 현재 "대림산성"이라고 합니다. 이 점을 몰랐던 바람에 소설 집필 과정에서 설정을 뒤집기까지 했지요.







원나라 때 공녀로 끌려간 고려 여인들과 관련해서 일제강점기에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쓰신 소설이 있습니다. <백세 노승의 미인담>이라는... 공녀로 끌려간 아내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 가산을 정리하여 원나라에 온 사내가 아내와 함께 공녀로 끌려왔다가 대갓댁 아씨가 되었던 하녀를 만나는 내용인데...


그 하녀는 "아씨를 뵙는 것을 포기하시고 그냥 돌아가세요, 나리"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사내는 그것을 완강히 거부하죠. 죽더라도 아내를 꼭 보고 죽어야겠다면서... 그러자 그 하녀가 낮빛을 바꾸어 일갈하기를,

"진작 그럴 각오가 있었더라면

  아내를 빼앗기기에 앞서 원나라 놈들을 상대로 항거했어야 할 게 아니더냐!"

며 그 사내를 야단쳤고,

훗날 이 사건을 노승(사내)이 털어놓는 겁니다.

 소설의 쓰여진 시기를 생각한다면

"곧 벌어질" 위안부 사태를 미리 내다보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요.


그런데 그 하녀가 했던 말 중에

이 충주성 전투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전투에 투입할 때에는 노비 신분에서 해방시켜준다더니,

  정작 승리하고 나니까 다시 노비로 만들지 않았느냐!"는,

"그러니 어느 백성들이 나라를 믿고 싸우겠느냐!"는 거였죠.











덕부신 님께서도 리뷰에서 대신 말씀해주셨듯이, 이 땅의 피지배계층이 지금도 겪고 있다는 "조국에 배신당한 애국자들의 이야기"를 써볼 생각을 아주 오래 전부터 했고, 그래서 쓴 게 이 <충주 전투의 천민 의병들>이었습니다.

다만 김윤후 장군처럼 진심으로 나라를 위하는 높으신 분도 계실 것이라는 생각도 했기에, 베트남 전쟁에서 PTSD만 가득 짊어지고서 돌아온, 범죄자로 전락한 "역전의 용사" 존 람보를 설득해 다 박살난 경찰서(였던 폐허)에서 나와 자수하게 만드신 대령님처럼 김윤후 장군과 주인공(겸 화자인 노승)의 이야기를 전개했습니다.





아울러 아래에 링크한 한국의 경제사 관련 포스트들에서 충주성의   영웅들인  다인철소  백성들이  왜  "천민"이었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김윤후 장군의 발언은  일본  만화  <지팡구>에서  인도  독립운동가  찬드라  보세의  발언을  오마주한  겁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부탁하러 만났던 스탈린과 무솔리니, 히틀러에게 축객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일본까지 가던 찬드라 보세가 쇠고기 통조림을 먹자 유보트 승조원이 "당신은 힌두교도가 아니오?"라고 질문하니 저렇게 답변한 거죠.

즉, "내 나라를 위해서라면 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죠. 

론을 말하자면, 보세는 일본에 이용만 당했지요. 인도 해방을 원하던 인도 젊은이들을 바로 그 임팔에서 일본군의 고기방패로 전락시킨 셈이니까요(렌야 센세: 일본군도 함께할 거임!). <지팡구>에서도 보세의 옛 친구(인도인)이자 스피트파이어 전투기 조종사였던 포로가 그런 점을 내다보고 지적하면서 협력을 거부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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