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라 때 공녀로 끌려간 고려 여인들과 관련해서 일제강점기에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쓰신 소설이 있습니다. <백세 노승의 미인담>이라는... 공녀로 끌려간 아내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 가산을 정리하여 원나라에 온 사내가 아내와 함께 공녀로 끌려왔다가 대갓댁 아씨가 되었던 하녀를 만나는 내용인데...
덕부신 님께서도 리뷰에서 대신 말씀해주셨듯이, 이 땅의 피지배계층이 지금도 겪고 있다는 "조국에 배신당한 애국자들의 이야기"를 써볼 생각을 아주 오래 전부터 했고, 그래서 쓴 게 이 <충주 전투의 천민 의병들>이었습니다.
다만 김윤후 장군처럼 진심으로 나라를 위하는 높으신 분도 계실 것이라는 생각도 했기에, 베트남 전쟁에서 PTSD만 가득 짊어지고서 돌아온, 범죄자로 전락한 "역전의 용사" 존 람보를 설득해 다 박살난 경찰서(였던 폐허)에서 나와 자수하게 만드신 대령님처럼 김윤후 장군과 주인공(겸 화자인 노승)의 이야기를 전개했습니다.
여기서 김윤후 장군의 발언은 일본 만화 <지팡구>에서 인도 독립운동가 찬드라 보세의 발언을 오마주한 겁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부탁하러 만났던 스탈린과 무솔리니, 히틀러에게 축객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일본까지 가던 찬드라 보세가 쇠고기 통조림을 먹자 유보트 승조원이 "당신은 힌두교도가 아니오?"라고 질문하니 저렇게 답변한 거죠.
즉, "내 나라를 위해서라면 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죠.
결론을 말하자면, 보세는 일본에 이용만 당했지요. 인도 해방을 원하던 인도 젊은이들을 바로 그 임팔에서 일본군의 고기방패로 전락시킨 셈이니까요(렌야 센세: 일본군도 함께할 거임!). <지팡구>에서도 보세의 옛 친구(인도인)이자 스피트파이어 전투기 조종사였던 포로가 그런 점을 내다보고 지적하면서 협력을 거부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