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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설정] 흑인 사무라이 야스케

경기문화재단 지원 출간 소설집 [물엿과 주전자] 설정

by 장웅진






이 작품의 배경은 사천읍성과 사천왜성(선진리)입니다.

사천읍성에서는 주인공이 속한 조명연합군이 승리했지만,

사천왜성에서는 조명연합군이 (실제로) 패했습니다.

사천왜성 전투 패배의 결정적 계기인 화약고 폭발은

닌자들이 저지른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닌자가 나타났다!









집필 계기는 이 애니메이션이 "곧 나온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본 것이었고,

그래서 어떻게든 잡지 게재라도 해보려고 노력했던 게 생각나네요.

<보레누스의 증언>이 나오고 딱 한 달 뒤에 썼고, 한 3일만에 탈고했을 겁니다.

하지만 <야스케>라는 제목의 그 애니메이션 드라마는 이렇게 이미 나왔더군요.

야스케가 일본을 안 떠나고 낭인 생활을 했다는 설정에 기반하고, 히데요시는 안 나온다네요.









시마즈는 사천 왜성 전투 당시 왜장 부자의 가문이고,

야스케가 "단나(형님, 나리)"라 부르는 사람은 주군이었던 오다 노부나가입니다.

실제로 오다 노부나가는 야스케를 총애했지만,

오다 노부나가가 혼노지에서 죽게 만들었던 아케치 미쓰히데는

야스케를 짐승 취급하면서 포르투갈인 사제들에게 "반품"했다죠.

그 뒤 야스케의 행방은 묘연하다고 하고요.


일본사 전문 유튜버 사무라이 로망스 님이 이런 말을 하셨었죠.

"1492년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딱 100년 뒤인 1592년에 임진왜란이 터졌습니다"라고요.

야스케 그리고 임진왜란에 명나라군으로 참가한 오귀자(흑인)들은 어쩌면 포르투갈의 엔리케 왕자가 열고,

바스톨로뮤 디아스가 시도했으며, 바스코 다 가마가 개척에 성공한,

그래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페르디난트 마젤란을 자극하여 각각 아메리카로,

그리고 필리핀으로 가게 만들었던 대항해시대의 희생자들 중 하나였을 겁니다.


하지만 전국시대의 일본 백성들, 그리고 임진왜란 때의 조선 백성들도 이 피해자 목록에 넣어야겠지요.

이들 중 일부는 야스케 등과 반대로 인도로, 동아프리카로, 심지어 유럽으로 갔으니까요.

게다가 이 소설집의 마지막 수록 작품인 <70 - 제주성의 돌격대>에서도 묘사했지만,

왕직 등 명나라 해적들과 왜구들이 조총을 입수하여 을묘왜변과 임진왜란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마카오에 자리를 잡는 데 성공한 포르투갈인들 덕분이었고요.











전국시대 말기의 야스케 이야기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군 소속 흑인 용병 오귀자의 이야기를

결합했습니다. 야스케가 아케치 미쓰히데에 의해 일본에서 추방된 뒤 무엇을 했는지를 아무도

분명하게 알지 못한다는 점과, 오귀자가 <선조실록>이나 사천 왜성 전투 이야기 등에서

판타지물의 괴물 전사처럼 묘사된 점을 제외하면 인간적인 기록이 안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서 이야기를 풀었지요.


"야스케" 이전과 이후의 이름인 "모르페우스"는 <매트릭스>에서 빌려왔습니다.

젊은 시절의 로렌스 피시번 아조씨가 야스케라고 상상하고서 쓰니까 술술 잘 써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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