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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Nov 08. 2023

진로 고민

불확실한 나의 미래를 상상하며

 마음이 뒤숭숭하다. 중요한 결과를 앞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늘 들었던 쓴소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지. 요즘에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난다. 모두들 현재에 집중하라고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가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2 때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전보다 많이 풀어진 것 같다고, 전에는 엄청 열심히 하더니 요즘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그 이유는 내 중1 시절에서 찾을 수 있다. 중1, kmo 1차 2차 준비 때문에 한창 바쁘던 시절, 정말 하루종일 수학문제만 붙잡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날들. 기하 문제 하나 가지고 일주일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중1의 나는 kmo에서 좋은 상을 받고 겨울학교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와 의지가 있었다. kmo에 왜 그렇게 열심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한 문제를 풀었을 때의 성취감과 기쁨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냥 무언가에 그렇게 몰입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오로지 수학에만 집중하고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문제 풀고, 그렇게 몰입했던 적은 그때밖에 없었다. 현재의 내가 중1로 돌아가면 그때 그랬던 것처럼 하나에 그렇게 몰두할 수 있을까. 확실치 않다. 정말 내 모든 열정과 시간을 쏟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다.


 kmo를 마무리하고 겨울학교까지 끝나자 중학교 1년이 끝났다. 마음이 텅 빈 느낌이었다. 수학 말고 다른 과목은 너무 지루하고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뚜렷한 목표와 의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모두들 진로를 정하고 이를 목표로 정하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나에게는 간절한 진로희망이 없었다. 지금까지 진로를 생각해서 무언가를 결정한 적은 없었다. 어떻게 먼 미래의 진로에 그렇게 큰 의지를 지닐 수 있지? 신기했다. 그리고 부러웠다.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진로가 있는 친구들이.


 현재, 아직도 나는 진로 고민 중이다. 불확실한 미래, 불확실한 진로. 모든 게 불확실하다. 모두들 진로를 생각해서 고등학교를 결정하지만, 나는 진로보다는 고등학교 그 자체를 생각해서 결정하였다. 내가 원하는 현재, 미래 모두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이기적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일단 현재에 집중하다 보면 미래는 어떻게든 될 거야. 맞는 말인 것 같다. 일단 현재에 집중해야지, 뭐 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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