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섣불리
내 속을 뱉어내었다가,
그 후회로
그렸던
그림일기 같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뱉어서 하는 후회보다는
삼켜서 후회하는 시간이 길었다.
사실 다시 생각해 보면...
뱉어버렸을 때 그 마음이
커지는 것은 아니고,
그 마음을 들킨 이들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이었으리라.
갈팡질팡하던 마음이
'이러이러하다'라고 얘기했으니,
본인도 헷갈리던 마음은
뱉어버림과 동시에
그대로 사실이
되어버리고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롯이 자신이 져야만
하기기 때문이다.
비단
사랑고백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본인만이
간직해뒀던
마음을 내뱉는다는 것은
보통 용기 없이는
못할 일이다.
하물며
글은 어떠하랴?
마음속을 박박 긁어낸
글일수록
글쓴이를
발가벗게 만든다.
그 발가벗은 마음을
뭇사람들에게
내보이는 일은
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발가벗은 몸뚱이가 부끄러울지언정,
발가벗은 마음은 찬란히 아름답다!
좋은 사람,
좋은 자식,
좋은 부모,
좋은 친구...
우리는 숱한 껍데기로
우리를 포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그 껍데기를 모두 벗어던지고
한 인간으로서
한 생명체로써
서 있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