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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Oct 18. 2022

함께라면 더 멀리, 더 오래 뛸 수 있다는 사실

체인지 러닝 크루를 만나고 내 달리기가 변했다. 함께 달리기의 소중함

2022년 2월.


잠시 쉬었던 나의 달리기를 재개하면서 여러 가지 감정을 안고 달렸던 것 같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몸은 이제 그만 멈춰달라며 아우성인데 성격 좋은 아저씨가 되기라도 한 마냥 


그대로 그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못하고 들어줬던 때가 많았다. 



그래도 나름의 목표를 잡고 달렸기에 나름의 시간이나 거리는 채웠던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이랄까? 



매번 뛰는 것을 인증하는 SNS도 스스로의 양심에 한몫했다.



그렇게 달리는 날을 늘려나갈 즘, 나의 달리기는 큰 전환점을 맞는다. 


바로 러닝 크루를 만나게 된 것이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모임을 스스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 탓에 크루의 개념이 생소하진 않았지만 '러닝' 으로의 크루를 만난 것은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내가 만난 러닝 크루, 체인지 러닝 크루.




2022년 6월로 기억한다. 체인지 러닝 크루 1기의 모집 글을 만난 게.








나는 덩치는 산만하고, 성격은 무뚝뚝한 편이다. 


그래서 외형만 봤을 땐 조금 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쉽게 다가오지 못할 외모와 체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내면은 생각보다 소심하고 여린 편이다. 갑작스러운 TMI 이긴 하지만 눈물도 많다.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눈물이 많아진다는데... 하아. 난 이제 어떡해야 하나...)



왜 갑자기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했냐면, 그만큼 나 스스로가 만든 크루(모임)가 아니면 가입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해서 항상 이런(?) 류의 모임에 가입할 때가 되면,


'내가 들어갈 실력이 되나?, 내가 민폐를 끼치면 어떡하지?' 등의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한다.


지금까지 들어갔던 조기축구회가 그랬고, 풋살모임이 그랬다. 그리고 크고 작은 모임들에 들어갔다가도 금방 적응을 못하고 나올 때도 있었다. 적응의 이유야 워낙 많지만, 그것을 다 열거하기엔 이조차도 너무 TMI.



그래서 어떤 모임이든, 들어갈 때 그 모임의 방향성과 결, 리더의 색을 많이 보게 된다. 이 모임은 어떤 방향을 갖고 운영이 되며 어떤 결을 갖고 있을까? 이 리더는 어떤 성품을 갖고 있고 어떻게 모임을 운영하는 걸까? 




나는 어떠한 '모임'을 만들 때 나만의 절대적인 규칙이 하나 있다. 


나는 절대로 '고수'를 위한 모임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절대로 '초보'를 위한 모임을 만든다.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고,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쉽게 뛰어놀 수 있는 그런 모임. 


나의 방향은 이런 식이다. 나의 결은 이런 식이고.




그런데 체인지 러닝 크루가 딱 이런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고수'를 위한 러닝 모임이 아니었다.


'초보'들을 위한 러닝 모임이었고, 쉽게 찾고 적응하며 뛸 수 있는 그런 모임 같았다. 



그래서 냉큼 신청서를 작성하고, 손을 번쩍 들어 


"저 체인지 러닝 크루 신청합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









체인지 러닝 크루에 들어가고 나의 달리기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함께 달리며 자신들의 달리기를 인증하는 크루원들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긍정의 자극을 받기 시작했다. 


내가 간혹 못 뛸 때면 크루원들의 인증샷을 보고 또는 대화를 읽으며 달리기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나름의 달리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쉬움이 있는 것은 체인지 러닝 크루원들이 함께 참여한 선사 마라톤에 참여하지 못한 것인데


마라톤 대회를 참여하지 못해서보단 크루원들과 함께 뛸 수 있었던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린 것 같아서다. 



하지만 체인지 러닝 크루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테고, 나 역시도 계속 체인지 러닝 크루 일원으로 함께 할 것 이기 때문에 기회는 앞으로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9월에 들어서며 나의 달리기가 점차 줄었고 10월도 비슷했다.


달리기에 대한 부침이 있었고, 스스로에게 만족할만한 달리기가 되질 않았다.



참여하고 있는 크루에게도 민폐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꾸준히 달려보려고 한다. 


2월부터 쭉 이어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또 열심히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쭉 열심히 달릴 것이다. 



달리기에 대한 나의 첫 번째 연재는 여기서 마치지만 나의 달리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연재에서는 더 많은 에피소드와 인사이트로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오늘도 나는 달리기를 하러 나간다.



달리기를 고민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신발을 신고 문 밖으로 나가보는 거다. 



나도 했는데, 당신이라고 못할 리 없다. 


당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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