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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연 Jan 09. 2023

새해엔 조금 작은 계획들로.

새해가 되면 매번 하는 것이 있다. 


작은 다이어리를 펼쳐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운다. 


볼펜으로 아무 생각없이 끄적이다 틀리기를 반복.


찍찍 지저분하게 종이를 어지럽혀가며 새롭게 맞는 신년 계획을 세운다. 


한눈에 보기엔 어지럽지만 여백이 없이 빽빽한 종이를 보고있노라면 꽤 그럴사한 모습에 나름 뿌듯하다. 




연말이 되면 새해에 했던 것들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진다. 


무엇을 했고 못했고. 그러다 여지없이 낙제점을 받는다. 


1월에는 항상 부푼 마음으로 여러 계획을 세우지만 

12월에는 닫힌 마음으로 하나 둘 실패 리스트를 정리한다. 


그래서 이번 23년은 조금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내가 세운 23년의 계획은 조금 작은 계획들로 조금 작은 성공 맛보기다. 


남들에게 보란듯 거창한 계획들은 세운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지나온 세월을 통해 지겹도록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언제부터 들었고 기억하는지는 모를 워딩으로 문장을 채워본다. 


22년의 나는 꽤나 생산적인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만큼 22년 전까진 생산적인 일 자체를 안했다는 말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22년의 나는 꽤나 열심히 살았다는 말도 되겠다. 그렇다고 22년의 1월에 내가 세운 계획들을 22년의 12월에 내가 만족하진 않는다. 꽤나 열심히 살았다는 뜻이지 계획한 것들을 모두 완료했다는 것은 아니니까. 




성공도 성공이란 맛을 본 사람만 이룰 수 있는 법.


그래서 잦은 실패 속 성공을 찾는 것보다 잦은 성공 속에 젖어 쉬지않고 성공을 맛보려 한다. 


우선 독서량을 줄인다. 


22년 내가 읽은 책의 권수는 총 54권이다. 월 평균 4.5권 꼴. 


다독가들에겐 한없이 미천한 수준이지만 나름 만족할만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3년에는 월 평균 독서량을 줄인다. 


다독보다 재독의 힘을 믿어보기로 했다. 


인생책을 찾고 그 책을 따라 23년을 살기로 했다. 너무 많은 정보로 오히려 길을 헤매진 않겠지.




22년엔 유독 운동에 대해 욕심을 부렸다. 


뱁새가 황새를 쫒아가다 다리가 찢어졌던가.


내가 딱 그짝 아닌가.


결국 이도저도 아닌게 되버렸다. 


5km 라도 마라톤 대회를 나가자고 결심했던 22년의 나는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여러 대회를 신청 해놓고 결국 하나의 대회도 못나간 게을러 빠진 22년의 나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조바심 내지 않기로 했다. 


그저, 순간을 달리기로 했다. 내가 즐거우면 그걸로 됐다. 


대신 꾸준함만 조금 뿌려본다. 간장계란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깨처럼. 


하루에 10분 이상만 운동하면 그걸로 족하련다. 그렇게 소박하게 계획을 세운다. 




거창한 계획,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그 계획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진정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님 남을 위한 것인지. 


진정 나를 위한 계획이라면 매번 실패를 맛보게 해선 안된다. 


그래서 진정 나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나는 23년 성공을 맛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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