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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Nov 13. 2017

딴짓해도 괜찮아!

너는 오늘도 자습시간에 딴 짓을 했다고 자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야자시간에 책 밑으로 스마트폰을 넣어 몰래 소설을 보거나, 카톡으로 시시콜콜 친구들과 떠들며 시간을 보내다 아차, 하고 후다닥 수학 문제집을 잡았을 모습이 눈에 환하다. 어쩌면 이왕 이렇게 된 것 오늘만 쉴래. 하며 스스로에게 보상심리와도 비슷한 면죄부를 주었을지도 모른다.


왜 이렇게 잘 알고 있냐하면, 그 모습이 나의 고등학교 모습과 똑 닮았기 때문이다. 나는 빈말로도 오래 집중해서 공부하는 고등학생은 아니었다. 좋아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다 못 꼽을 만큼 많아서 자습시간 중간중간 소설책을 읽고, 해외 블로그에서 찻잔을 사고, 일본 애니메이션과 해외 드라마를 봤다. 심지어 잠이 많아서 틈만 나면 책상에 엎드려 졸기 일 수였다.


여기서 이걸 읽고 있는 너는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봤자 좋은 대학은 못 갔겠지. 확실히 해 두기 위해 말하자면, 스스로 공부를 잘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나름 서울 10개 대학 중 하나를 갔다. 그러면 또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라고? 하고 싶은 말이 뭐람? 지금 자기 머리 좋다고 자랑하는 건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쉬어도 괜찮아!’ 라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딴 짓을 해도 괜찮다는 것. 다만, 포기하지 말라는 것. 위에서 말했지만, 나는 길게 집중을 해서 공부를 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나는 야자시간 중간중간 소설을 읽었고, 쇼핑을 했다. 하지만 그게 꼭 나쁘기만 했을까? 아니, 그렇지 않았다. 결국 다른 것에 눈이 간다는 건,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는 이야기니까. 


게다가 머리가 너무 아프거나 머리에 공부가 들어오지 않을 때, 우리는 딴짓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차피 머리에 들어가지 않는것, 조금 쉬다가 집중해서 공부를 하면 되지 않는가. 글의 앞부분에 나와 있지만, 딴짓을 한 뒤 반응은 둘 중 하나이다. 드물게 매우 집중해서 공부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나와 같은, 대다수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준을 보면 대게 그렇지 않은가.


공부하고 딴짓 하는 것을 반복하거나, 아예 놀거나. 후자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전자라면 딴짓을 하고 다시 집중해서 잠깐이나마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짚어주며 죄책감에서 빠르게 벗어나라고 하고 싶다. 전혀 죄책감에 빠져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죄책감에 빠져있을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나 또한 그렇게 했다, 잠깐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하고, 다시 공부하고. 중간중간의 휴식은 내가 머리를 비우고 다시 공부에 집중 할 수 있게 해 줬다.


나는 딴 짓을 했을지언정 아예 손을 놓지는 않았고, 조금씩이나마 계속 공부를 했다. 포기하지 않고 그 날 목표한 바를 끝내거나, 혹은 조금 덜 했다면 다음날 보충하면 된다. 그 날 할 일을 끝내면 마음 편히 놀 수 있었고, 내 자신에 대한 죄책감도 훨씬 덜했으니까. 나는 그런식으로 내 고3 생활을 보냈고, 나름대로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있었다.




내 경험 하나만으로는 믿기 어려울 수 있겠다. 너니까 가능하겠지. 그럴 수 있다. 그럼 이런 연구결과가 있고 이러한 공부법이 존재 한다는 걸 제시하면 어떻겠는가?


먼저, 인간 기억력과 이를 연구한 바탕으로 도출된 분산 학습(간격 학습으로도 불린다.)이 있다. 공부할 내용을 몰아서 하는 것이 집중학습, 간격을 두고 하는 것이 분산학습인데 이 분산 학습은 공부와 공부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이 때 다른 학습과제나 일이 끼어들게 됩다. 그 외에도 환경의 변화 등이 생긴다. 이때 뇌는 좀 더 많은 인출단서를 가지게 되는데, 인출단서란 학습내용과 관련이 없는, 상황이나 맥락, 장소, 시간 등이 그 때 공부한 내용을 찾아가게 하는 일종의 단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바로 본 시험에서는 집중학습이 높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는 분산학습이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는 일반인의 집중 시간이 평균적으로 20분이며 약간의 휴식으로 뇌는 더 높은 집중력을 얻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이용하여 만들어 진 것이 25분 공부 5분 휴식이라는 포모도로 학습법. 시스템공학 교수인 바바라 오클리로 인해 유명해진 학습법인데, 우리의 뇌는 집중할 때는 반복적인 것을, 휴식을 취할 때는 새로운 것을 더 잘 받아들인다는 것을 뇌 과학자들과 증명한다. 포모도로 공부법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참고 영상으로 유튜브 영상을 덧붙인다.


https://www.youtube.com/watch?v=O96fE1E-rf8 : 포모도로 공부법 TED 유튜브 링크


이 포모도로 공부법을 돕기위한 앱도 나와있는데  25분 동안 본인이 선택한 화이트 노이즈가 흐르고, 시간이 흐르면 알려주는 앱이다. 하루에 몇번 집중했는지 통계로 알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집중이 힘든 학생이나, 매번 시간을 재는 것이 번거로운 사람은 써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별 것 없다.


자책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는 것.

공부 방법이 아니라? 응. 아니라. 딴 짓 좀 하면 어떤가. 위 연구결과를 보라. 딴 짓도 생각하기에 따라 적절한 휴식이 될 수 도 있다. 대입을 위한 고등학교 시간은 길다. 고3이든 아니든. 작은 것 하나하나에 자책하기에는 그 시간들이 너무 길고 힘들다. 비단 딴 짓이 아닌, 어쩌다 한 번 못 본 시험이나 모의고사에 자책하고 그 아픔으로 인해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부한 말이지만, 끝까지 해보지 않으면 결과는 누구도 모르니까. 작게 덧붙이자면, 글을 읽으며 한번 피식 웃었으면 했다. 갑갑한 고3 생활에 숨통 트임은 필수니까. 그러니 너무 작은 것에 매여 있지 말라고 하고 싶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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