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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Nov 16. 2017

기숙사생에서 통학을 지나 자취까지

기숙사, 통학, 자취 세 가지 삶을 전부 살아본 대학생의 주관적인 리뷰


1. 기숙사


이제는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히 먼 과거, 나는 기숙사생이었다. 자택이 집 문을 박차고 나와서 수업을 듣는 강의실까지 딱 두시간이 걸리는 거리였기에 별 어려움 없이 기숙사를 합격했다. (당시 신입생은 학교와 자택의 거리에 따라 우선권을 받을 수 있었다.)


없는 학교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교 기숙사에는 통금이 있다. 보통 새벽 1시 ~ 5시 사이이고 우리 학교는 새벽 2시 ~ 5시라서 놀다가 통금 시간이 지나면 그냥 피시방같은데 가서 밤을 새고 다섯 시에 기숙사에 돌아가 자곤 했다. 그래도 시험기간에는 통금을 풀어줬기에 놀기에 편했다고 한다…



학교 기숙사는 식당이 있어서 삼시세끼 잘 챙겨먹고 다닐 것 같지만, 아침에는 자느라 못 먹고 점심은 수업 갔다가 동기들과 사 먹느라 안 먹고 저녁은 보통 노느라고 기숙사 안 들어가서 안 먹었다. 결국 퇴관할 때 미리 구입 해놓은 식권이 너무 많이 남아서 싸게 다 팔아버리고 나온 건 안 비밀. 그렇게 자주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종종 먹으면 가격도 싸고 반찬도 괜찮아서 본인이 잘 챙겨서 먹기만 하면 한달 생활비를 많이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학교 기숙사는 1인실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2인실이나 4인실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모르는 사람과 함께 쓰게 되기에 룸메이트가 본인과 잘 맞지 않으면 정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게 단점이다. 몇몇 학교는 원하는 사람과 같이 방을 쓰고 싶다고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니 기숙사 입관을 하게 된다면 한번 알아보시길. 참고로 내가 기숙사 살 때는 일어나서 씻고 나가면 보통 12시는 되야 들어왔기에 기숙사 얼굴도 잘 몰랐다.


몇몇 학교는 외국인과 룸메이트 신청도 가능하니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알아보도록 하자!


총평 : 학교와 매우 가깝고, 방값도 비싸지 않으며, 식사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됨. 하지만 룸메이트와 잘 맞지 않는다면 지옥이 될 수도 있음.




2. 통학


경기도 통학생들의 통학을 책임지는 경기도 G버스


중, 고등학교와 재수 학원을 지나오며 받은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 심리로 1학년을 아주 힘껏 던져버린 탓에 1학년이 끝나자마자 기숙사에서 방출을 당했다. 부모님은 정신 못 차리는 아들이 군대를 빨리 다녀와서 정신 차리고 공부를 하시는 마음이셨지만, 난 2학년을 하기로 원했고, 부모님은 말을 듣지 않는 아들에게 자취방을 구해주지 않으셨기 때문에, 난 결국 두시간 거리의 학교를 통학하게 되었다.


통학의 가장 안 좋은 점은 바로 막차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한참 재미있게 놀다가 막차 시간이 되어서 집으로 소환 당하는 기분은 정말로 참담하기 그지 없다. 그래도 나는 학교에서 11시 50분 즈음에만 출발해도 집에 갈 수는 있어서 조금 나았지만. 10시면 집에 가야하는 친구들은 매번 눈물을 흘릴 듯한 표정으로 집에 갔다고 한다.


왕복 네 시간의 통학 시간도 엄청난 부담이지만, 또 하나 큰 부담이었던 게 바로 교통비이다. 하루에 6천원씩 교통비로 날아갔기에 주 5일 4주만 해도 한달이면 12만원이 용돈에서 교통비로 사라져 버린다. 자취하고 싶은 이유 중에 교통비 얘기를 했더니 어머니가 아침만 집에서 먹고 가도 너 한끼 식사비 아끼는데 그거면 교통비 나오지 않냐고 하셨는데, 어머니… 자취하면 아침 잘 안 먹게 되더라구요 헤헤.


집 밥. 어머니의 손맛. 자취나 기숙사생이 제일 부러워하는 통학러의 유일무이한 장점. 근 20년간 집에서 집 밥을 먹으며 살아온 여러분들에겐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타지 나와서 몇 달 살면서 밥을 대충 해먹거나 사먹고 다니면 정말 그리워지는게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맛이다.


총평 : 집이 멀다면 교통비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뺏겨서 최악. 가까워도 통금이 있다면 자유롭지 못할 순 있지만 생활비를 많이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집 밥이 맛있다.




3. 자취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자취를 하게 되었다. 일단 자취는 온전히 내 맘대로 살 수 있고 학교와 가까운 점이 좋지만 생각보다는 신경 쓸게 많다. 먼저 식사가 문제인데, 매번 밖에서 사먹거나 시켜 먹자니 돈이 너무 부담이 되고, 요리를 해 먹자니 할 줄 아는 요리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밥 하고 상 차리고 먹고 설거지까지 매번 하는 것도 일이다. 그리고 엄마 밥이 그리워진다.


자취를 하게 되면 이제 오롯이 혼자서 집 관리를 해야 하는데 집에서 가끔 청소 하듯 방을 관리하면 집이 정말로 엄청 더러워진다. 그냥 방을 쓸고 닦고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상상치도 못하던 곳까지 관리를 해줘야 한다.(예를 들면 환풍기 라던가, 배수관 이라던가 등등) 처음 자취를 한다면 베이킹 소다와 커피 가루가 큰 도움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쓸 자취 생활백서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보통 자취하면서 공과금을 처음 내볼 텐데, 이때부터 전기 절약하자라는 부모님 말씀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물론 보통 원룸은 한달 내내 에어컨을 틀고 살아도 전기를 200KW넘게 쓸 일이 없기 때문에 2만원 아래쪽으로 나온다. 적당히 전기 쓰고 살면 만원 아래로 나옴) 거기에 원룸 관리비도 나가고, 밥을 사먹는 빈도가 많아지면서 돈 관리를 안하면 한달 생활비가 월 중순 즈음에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총평 : 일단 혼자 살기 때문에 정말 자유롭게 편하게 살 수 있다. 집안일이 생각보다 엄청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며 돈 관리에 눈을 뜨게 된다.






P.S :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데 자취가 필요한 대학생들은 ‘LH대학생전세임대주택’을 신청 할 수 있다. 혼자 살 수는 없고 동거인을 구해서 함께 신청을 하는 것인데, LH공사에서 전세계약을 하고 그 방을 다시 대학생들과 월세계약을 하는 개념이다. 월세 액이 지원 순위와 전세 지원금 기준 1~3% 수준.


문의는 1600-1004(LH마이홈콜센터) 또는 http://www.happyhousing.co.kr/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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