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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Dec 12. 2017

대학교가 다가 아니다

이번 글은 수능을 치고 난 후의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목표가 어디까지나 ‘대학교’였던 친구들이 수능을 끝난 후, 목표를 잃은 채 혼란스러울 때 읽었으면 한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수능을 치고 난 직후의 학생들에게는 이 글의 내용이 크게 와 닿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수능을 치고 난 뒤에는 하고 싶었지만 미루었던 일들을 하기 바쁘고, 먹고 싶었던 것도 먹고, 놀러 다니기에 바쁠 것이다. 이는 나 또한 그랬다. 수능을 치고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놀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내가 맞게 가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 그 때 이 글을 읽고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




우리는 어른들께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꿈이 무엇이니? 아니 대학교 말고, 꿈 말이야.”

이럴 때의 대답은 주로 내가 다니고 싶은 ‘직장’을 뜻하지만, 가끔 나는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라는 시스템이 지금 당장 대학교만을 바라보며 달리게 하면서 왜 자꾸 꿈을 강요하는 것일까. 꿈은 나중에 찾아도 되는 것인데 꿈을 강요하는 것도 웃겼고, 대학교는 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좋은 대학교를 바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등학교때의 나는 꿈보다도 지금 당장 내 눈앞의 목표인 대학교가 중요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난 후, 내가 처음으로 세웠던 목표를 이루었다. 그래서 방학 때 정말 미친듯이 놀았다. 친구들끼리 자유여행으로 해외도 나가고, 처음으로 술도 마셔보고, 고3때 갑자기 쪘던 살들도 모두 뺐다. 너무나 행복했고, 앞으로도 이런 일상이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도 계속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대학교에 와보니, 내가 바라던 그런 삶이 아니었다. 내가 목표하던 대학교를 다니고있지만 막상 일상이 되니까 고등학교 때 내가 생각했던 ‘특별함’의 의미가 사라져버렸다. 그냥 내가 다니는 학교. 딱 그 정도의 가치만을 지닐 뿐이었다. 대학교 와서 내가 바랐던 대로 여유시간도 훨씬 많이 가지게 되었고, 내가 살던 지방을 떠나 서울에서 용돈을 받으며 생활을 하다 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돈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교에 와서 사귄 친구들은 고등학교 때와는 달랐다.


물론 친하기는 하지만, 고등학생때 사귄 친구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벽이 느껴졌다. 대학교 와서는 무조건 놀 줄 알았는데, 여전히 학점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만약 대학을 가기 전에 이 글을 본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환상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너무 큰 환상은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대학교 와서 좋은 점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런 만큼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단점들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이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럼 대학교에 와서는 어떤 생활을 해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라.'

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내린 답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면, 대학교에 와서는 후회하지 않도록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한다. 돌아오지 않는 10대를 공부에 바쳤다면, 20대만큼은 조금 더 다채로운 색으로 삶을 채웠으면 좋겠다.


술?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지만 한번 정도는 술을 많이 마셔서 흑역사를 만드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 흑역사 매우 부끄럽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난 기억이 될 것이고, 또한 이때가 아니면 나중에는 하지 못할 경험 중 하나이다.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 보거나, 아니면 휴학을 해서 혼자 여행을 떠나봐라. 

아니면 봉사활동을 하거나, 대외활동을 통해 대학교를 떠나 조금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과제 제출 전날에 맥주를 마시면서 허겁지겁 과제를 하는 경험도 나쁘지 않다. 


가끔은 책을 읽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거나, 학점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위에서 했던 제안들은 나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다.


나는 대학교 1학기를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놀면서 보냈지만, 2학기가 되자 상황이 점점 달라졌다. 남자애들은 군대에 갈 준비를 했고, 여자애들은 교환학생이나, 드림 챌린저 같은 활동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혼자서 유럽으로 여행을 갈 준비를 하고 있고, 또 다른 친구는 웹 디자인 자격증을 방학 때 준비한다고 말했다.


꿈이 없고, 오직 대학교를 목표로 한 채 아무 생각이 없었던 나는 불안했다. ‘앞으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로 고민을 많이했다. 뒤처지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생각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이 바로 다양한 경험을 하자는 것이었다. 해외여행을 갈 것이고, 알바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졸업요건 채울 겸 겸사겸사 영어공부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렇게 나는 대학교라는 목표가 끝났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작지만 다양한 목표들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글을 읽고, 내가 겪었던 것처럼 ‘남들에게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하는 생각에 많이 불안해하는 친구들이 조그만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대학교가 다가 아니다. 대학교가 아닌, 삶을 다양한 색깔로 만들어줄 작은 목표들을 세웠으면 한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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