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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Mar 30. 2018

연예인, 아이돌 그리고 BJ


“보이루~”
"이거 실화냐?"
"~하는 거 인정? 어 인정"
"앙 기모띠!"


 요즘 학교나 학원가를 지나다 보면 심심찮게 들리는 말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뜻이냐고 생각할 정도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다. 과거에 나왔던 다른 은어들이라고 보기에는 인터넷이고 방송이고 거의 모든 매체에서 언급하는 유행어가 되었다. 하지만 유행어라고 하기에는 방송에서 나오기도 전에 쉽게 들었던 말들이었던 게 사실이다. 과연 이런 단어들은 어디서 왔고, 왜 이렇게 유행이 될 수 있었을까?


 위의 단어들은 사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트위치 등에서 방송하는 유명 BJ(Broadcast Jackey)들이 자주 쓰면서 유행이 된 단어들이다. ‘보이루’와 ‘이거 실화냐?’는 BJ보겸이 방송중에 사용한 말들로 ‘보이루’는 보이루 = 하이루 앞에 BJ 보겸의 보를 붙여 만들어진 형태이고, ‘이거 실화냐?’의 경우 게임 중에 황당하거나 믿을 수 없는 상황들이 일어났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하는 거 인정? 어 인정’과 ‘앙 기모띠’는 BJ철구가 사용한 말들로 '~하는 거 인정?' 은 특정 상황이 일어나고 화자가 하는 행동에 대해 동의를 구하기 위한 말이고, '앙 기모띠' 기분이 좋은 상황일 때 엄지를 올리고 카메라를 보고 외치는 말이다. 이 말들은 대개 BJ가 스스로 방송 도중 언급한 말들로 기존의 방송 매체인 티비나 라디오 등에서는 한 번도 언급 되지 않은 말들이다. 과거의 경우처럼 기존의 대중 방송 매체에서 말한 것들이 우리의 생활에 들어간 게 아니고 우리에게 가까운 인터넷 방송 BJ들로 대변되는 개인 방송인들의 영향력이 거대한 대중 방송 매체까지 미친것이다.


 인터넷 방송이 사회에 대한 영향력 증가는 어느 정도 예견된 현상이었는데,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미와 여가 방식을 반영하기 위해 케이블방송과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on, 인터넷 수신 방송)이 나타난 이후 점차 공중파 시청률이 떨어졌던 현상과 비슷하다. 점점 더 불특정 다수를 위한 방송들이 줄어들고 개개인의 취향에 맞도록 다양한 채널과 프로그램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폭발적인 욕구는 기존 미디어에서 충족되지 않고 아프리카tv와 유튜브, 트위치 등 1인 방송체제에까지 넘어가게 된다. 이런 변화에 1인 방송은 폭발적 성장을 이뤄냈다. 현재 아프리카 TV에서 1위를 기록 중인 BJ철구의 경우 2004년에 방송을 시작한 이래 현재 애청자(방송을 즐겨찾기 한 사람)이 약 200만 명을 넘어가고 있으며, 방송을 한번이라도 시청한 횟수가 842,918,447번이나 된다. 또한 BJ보겸의 경우도 2003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애청자가 약 80만에 육박하고 있으며, 방송 시청 횟수가 411,174,520번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수치들만 봐도 현재의 사회에서 인터넷 1인 방송 매체들의 방송이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특히 인터넷의 주요 사용세대가 10대~20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1인 방송이 절대적 영향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볼 수 있는데 2017년 4월의 한 기사에 따르면 남자 중학생의 장래희망으로 3위가 Youtuber 등 동영상 크리에이터이고 여학생의 경우도 10위가 youtuber 등 동영상 크리에이터로 집계가 되었다. 톱 크리에이터의 경우에는 연봉이 10억 원이 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수익도 높고 누구나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장래희망으로 뽑혔다고 본다. 한국의 경우에서 장래희망이 1980년 대통령, 군인 1990년 의사, 검사 2000년 공무원 연예인을 넘어 현재는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꿈인 친구들이 한 반에 반 이상이 될 정도로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앞의 대중 매체에서 1인 미디어로의 영향력 이동과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1인 방송이 유행되기 얼마 전까지 TV에 자주 나온 연예인, 그중에서도 아이돌이 장래희망 1위이었던 사실을 보자면 10대는 자주 생활에서 접하는 것들에 대해 동경을 장래희망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과거 소녀시대, 동방신기, 원더걸스를 넘어 현재 EXO, 방탄소년단, 위너, 레드벨벳, 트와이스 등으로 대변되는 K-POP의 시대 때에 아이돌이 장래희망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아이돌이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주제로 삼은 프로그램 ‘K-POP 스타’나 ‘슈스케’가 사실 노래나 춤에 끼를 가진 아이들만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른 분야에 끼를 가진 아이들은 소위 인기인이 될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카메라와 컴퓨터 그리고 방송에 사용할 끼만 있다면 누구나 인기인이 될 수 있다. 게임을 잘하거나 말을 잘하는 것 혹은 밀리터리나 다른 문화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등의 모든 재능이 존중받는 사회가 온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현재 BJ들의 미래가 불안정하고 인기를 끌기 위해 자극적인 방송을 하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 하지만 다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에 맞춰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로 인기인이 되고 돈을 번다는 건 점점 행복을 추구하는 이 사회에 좋은 변화라 생각한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많은 직업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그에 맞춰 과거 상상도 못 했던 직업들이 생겨났듯이 말이다.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것이다. 그래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혹시라도 그 일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그 일을 이루기 위해 했던 노력과 경험을 다른 일을 하는데 사용할 수 있으니까.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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