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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Apr 16. 2018

대학생의 반려동물


 대학생들의 반려동물이 매년 수백 마리 버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유기묘, 유기견)입양 카페에서는 대학생에게 입양을 거의 금지하다시피 하고 있기도 하다. 


 나의 반려묘는 길고양이였다. 아마도 유기묘였던 듯하다. 아파트 단지에서 혼자 사람들을 좋아해 졸졸 쫓아다녔고, 고양이를 발견한 아저씨가 신경 쓰여 밥을 주셨다. 그러다 아저씨가 데리고 올까 말까 고민하던 중, 길에서 고양이들 사이에 왕따를 당해, 눈 위가 찢겨 쓰러져있는 걸 입양자 아저씨가 발견했다. 그래서 데리고 와 중성화를 시키며 키우다, 딸이 귀에서 진물까지 나는 심한 알레르기에 걸려 분양 글을 올렸고, 그 분양 글을 본 내가 입양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반려동물을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었다. 동물을 좋아해 항상 키우고 싶기는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그럴 수 없었고, 항상 자취를 시작하면 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자취 시작 후,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 유기묘 입양카페에 들어갔고, 지금의 우리 고양이가 눈에 띈 것이다. 예쁘지는 않았지만 두 살 정도로 어렸고, 아저씨가 연락이 바로 되어 이 고양이로 결심하게 되었다. 사실 결심을 하고 나서도 고양이가 예쁘지 않아 고민했지만, 내 사랑에 예뻐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와 연락 뒤 엄마에게 전화해서 “나 고양이 키워도 돼?”라고 물었고 엄마는 “맘대로 해!”라고 했고, 그 다음 주에 고양이가 우리 집으로 왔다. 

 고양이 입양 전, 미리 강아지를 키우고 있던 친구에게 숱하게 들었던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네 고양이는 네가 책임을 져야 해. 였다. 이제는 내 고양이니 내가 책임을 져야 했다. 엄마와 아빠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아 단 한 푼의 금전적 도움도 주지 않았다. 


 고양이는 예쁘고 귀엽고 (우리 고양이는) 애교도 많다. 그러나 털이 매우 많이 빠지고, 발톱도 이주에 한번은 닦아줘야 하고, 이도 매일매일 닦아줘야 하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털도 빗겨줘야 하며, 석 달에 한 번 정도 목욕시켜줘야 한다. 가끔은 분리불안증에 걸리는 아이들도 있어서 주변에 울음소리 때문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특히나 고양이는 산책할 수 없고, 자기 구역, 환경에 매우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낯선 사람이 오는 것도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밖(자기 영역 외)에 나가는 것도 매우 두려워하기 때문에 여행 등을 갈 때 데려갈 수도 없다.(나는 방문탁묘(펫시터)를 구한다. 집에 방문해 고양이와 놀아주고, 응가를 치워주고, 밥을 주는 사람이다.)


 또한 돈이 매우 매우 매우 많이 든다. 사료와 용변모래 뿐만이 아니라, 1,2,3차 접종, 광견병 접종, 건강하게 같이 살기 위한 중성화 수술, 한달마다 시켜줘야 하는 사상충 예방약 바르기, 후에 일년마다 종합접종이 있다. 정확히 세보지는 않았으나 내가 몽몽이를 키우던 일년 일개월 간, 족히 200만원은 깨졌으리라. 우리는 이런 경우의 수 모두를 생각하고 반려동물을 입양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대부분은 펫샵에서 입양된다. 나는 펫샵에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펫샵과 그에 연관된 동물교배장에서는 ‘순종’ ‘품종’ ‘혈통’의 강아지, 고양이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는 모두 동물이 짊어진다. 실제로 예를 들어보자면, 요새 인기가 많은 고양이, 스코티쉬 폴드 종은 귀가 접혀 매우 많은 사랑을 받는 종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상의 귀와는 거리가 멀며, 그로 인해 연골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꼬리가 제대로 자라나지 않고, 다리 연골이 잘못 형성되어 ‘골연골이형성증’이라는 병을 가지고 산다. 대부분의 폴드종이 유전병의 위험을 안고 산다. 실제로 우리 고양이는 폴드종의 믹스임에도 불구하고 골연골이형성증을 앓았었고, 평생 관절 영양제를 먹으며 살아야한다.

 나는 우리가 품종묘, 순종견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디서 입양을 하느냐? 유기견, 유기묘를 입양할 수 있는 ‘포인핸드’어플, 유기견, 유기묘를 가서 보고 직접 입양을 선택할 수 있는 카페 등이 서울에도 있기 때문에 가서 보고 연이 맞는 아이를 데려오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로 유기묘 입양카페에 가보았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나이많은 아이들만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품종묘, 어린 아이들도 많이 버려진다. )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에 비해 반려동물 입양절차가 매우, 매우 쉽기 때문에 쉽게 입양을 결심하고, 쉽게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매우 많다. 대학가 근처에서 버려져 그 근처를 떠돌며 학생들이 주는 밥을 먹고 사는 동물들도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버리거나 남의 집에 보낼 수 있겠는가. 내 동생이 옆집 순이의 동생이 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학생이면 무조건 반려동물을 키우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내가 유학 등으로 키우지 못할 상황이 되면 부모님이 키울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하고 반려동물을 입양해야 한다. 내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데려온 반려동물은, 내가 우울할 때, 기쁠 때, 항상 곁에 있어주며 나의 인생에서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내 고양이가 그랬던 것 처럼,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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