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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May 19. 2018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인가?


 얼마전 티비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AOA라는 여자 아이돌 그룹이 퀴즈를 푸는 장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근 현대사 주요인물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추는 문제가 나왔는데, 아이돌 그룹인 AOA의 멤버인 지민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긴또깡’이라고 하는 장면과 설현이 그 장면을 보고 웃어넘기는 장면이었다. 대중들은 방송을 보고 ‘어떻게 주요한 역사적 인물을 모를 수 있는가와, 그러면서도 어떻게 웃고 넘기려 하냐.’로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AOA 멤버 설현이 배우 이민호와 같이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고, 한류 아이돌이란 수식어로 AOA가 한참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역사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가?’ 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이후 지민과 설현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소속사에서도 멤버들에게 한국사에 대해 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수년간 10대~20대의 역사 인식 부족은 자주 거론되던 문제였다. 앞의 AOA 사례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나 청년들에게 한국사 관련 질문을 했을 때 대부분이 오답이 나왔다는 내용이 심심찮게 방송뉴스,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역사교육의 부족을 인지한 정부는 각종 시험에 한국사 영역을 추가시키는 방법으로 해결을 하려 하고 있다. 먼저 교육부는 과거 대입 때 서울대를 제외하고 사회탐구영역에서 선택으로 고르던 한국사를 2017년 수능 개편안을 통해 별도의 시험으로 분리해 이과, 문과 관계없이 수업을 이수 해야 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실제 공문에서도 수능에서의 난이도를 ‘학교 수업시간에 제대로 듣는다면 누구나 1등급을 맞을 수 있도록 출제하고 절대평가를 통해 등급을 나눈다.’라고 구체적 언급을 한 상태다. 또한, 학교뿐만 아니라 각종 경찰, 소방, 일반, 특수 가리지 않고 공무원 시험에 한국사 시험 영역이 추가되어 관련 인터넷 강의와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10대~20대에게 사실상 강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한국사 교육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역사는 국가에게 무엇인가. 역사는 국가의 뿌리이자 경쟁력이다. 현재 각국의 전문가들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인 미국에 부족한 점 중 하나로 다른 국가들에 비교해 짧은 역사를 지목하고 있다. 이러한 짧은 역사는 다문화, 다인종이라는 특징을 가진 미국에서 국민들이 애국심을 가지게 하고 자국민들끼리 연대의 느낌을 들게 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역사학을 전공하는 연구가나 역사 담당 교육자를 보기 힘들다. 그렇기에 미국 당국은 역사 내의 인물들을 과장하는 형태로 위인을 만들려는 행위들을 하고 있고, 역사 교육을 필수로 두는 등의 여러 방침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역사를 배우게 한다. 또한, 할리우드를 포함해 미국에서 생산한 대중 콘텐츠에 자국 역사적 사실들과 인물들을 넣는 등의 행위들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역사적 조예가 깊은 아시아권이나 유럽의 국가들은 이미 국가의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프랑스의 경우에 자신의 국가에 자부심을 여기고, 자국의 언어만을 쓰려고 노력한다는 점이 중국의 경우에는 자국의 5천 년 역사 속의 각종 위인의 존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듯 역사는 국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국 또한 위의 중국이나 프랑스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역사가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다. 실제로 하지만 한국사 교육의 의의가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것에 있는 것에 비교해 교육부가 시행 중인 교육으로는 학생들에게 한국사가 그저 대학 진학을 위한 하나의 과목 중에 하나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시험 성적을 위해 외우는 위인의 이름들이 어떻게 자부심으로 남을 수 있을까? 사실상 교육부가 한국사 교육을 위해 들인 노력보다 동주, 명량, 사도, 암살 등의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들과 각종 채널에서 역사 관련 강의를 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관심과 흥미를 끄는 점은 현세대의 역사 인식 부재가 역사에 대한 관심의 부족보다는 지루한 암기식 교육의 문제로 보인다. 좀 더 학생의 관점에서 스스로 역사에 흥미를 느끼도록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의 즐길 수 있는 매체로 나왔으면 어떨까 싶다. 아니면 현재의 천편일률적 연도별 사건 사고 외우기보다 주요 인물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공부하게 하는 방식은 어떨까 싶다. 한국사도 외국에서 자발적으로 2차 가공을 할 정도로 매력적인 역사이니 조금만 더 학생의 시선에 맞게 교육을 맞춘다면 현재 한국사 인식 부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마르크스는 ‘역사는 반복된다.’ , 저명한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역사를 표현하였다. 결국 그만큼 역사는 현재의 국가, 민족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말들이라 할 수 있다. 역사를 아는 것이 단순히 자신의 조상을 아는 것으로 애국심을 심어주는 것을 넘어 과거의 사례들을 학습하여 현재 혹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해결하거나 예방하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동물이다. 과거의 삼전도의 굴욕이, 일제강점기가, 6.25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단정 짓는가? 또한, 한국사를 아는 것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 한국을 지켜내고 현재의 국가를 살게 해준 분들에 대한 우리 후손들이 할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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