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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May 22. 2018

#놀_줄_모르는_아이들 Part2

 앞선 칼럼에서 말했듯이 고등학교 2학년 때 경험했던 독일과 그곳에서의 교육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한국이 아닌 타국 친구들은 축구공 하나를 던져줘도 재미있게 놀았으며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 항상 기분 좋은 에너지를 주었다. 그들은 성적의 높고 낮음에 개의치 않았지만 수업시간엔 열정이 넘쳤다. 경쟁에 치이기 바빴던 나에게는 어색한 광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학생들을 보면 0.1점으로 갈리는 등수에 집착하고, 생활기록부에 적히는 한 줄의 말에 목숨을 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뛰어 놀기 위한 운동장보다는 학원과 더 친하고, 학교 수업시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보다는 수동적인 구경꾼으로 남아있는 모습이 바로 현재 한국 교육의 현주소인 듯싶다. 

등수로 학생들을 판단하는 한국의 교육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한국 교육을 받던 나는 단 며칠 만에 독일의 교육 방식에 적응했다.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토론이 자연스러워졌고, 점차 수업의 주인이 되어갔다.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즉흥적으로 기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다른 친구들과 추억을 한 장의 사진에 담기도 하면서 여유롭기 그지 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학업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모순적이게도 짧지 않은 수업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수업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약 한 달간의 꿈 같은 시간이 지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는 너무 힘들었다. 자유롭지 못한 수업과 일방적인 선생님의 수업에 흥미를 잃었고, 다시 겪게 된 치열한 경쟁에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이때부터 나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IMD에서 61개국의 인재 수준을 지수화해 발표한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38위다. 막대한 사교육비와 대학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중간도 가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독일은 11위인 점이 상당히 주목할 점이다. 수업방식과 공부양만 두고 비교한다면 이와 같은 결과가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한국 학생들이 공부도 더 많이 하고, 수업도 타이트하게 이뤄지는데 왜지?’하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무조건 ‘공부’라는 길이 인재를 키워내는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양돈선 작가의 <기본에 충실한 나라, 독일에서 배운다>라는 책은 공교육만으로 뛰어난 인재를 키워내는 독일의 교육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초등학교 땐 일찍이부터 경쟁을 가르치기 보단 남들과 함께하는 협동심과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독립심에 초점을 둔다.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호기심과 동기부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선행학습을 일절 금한다.

가르치는 일을 하는 ‘선생님’, ‘교수님’을 존경해야 함을 강조한다.

100% 주관식의 시험으로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운다.

대학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삼는다.


 위의 5가지를 한국 교육에서 찾아볼 수 있던가? 협동을 알기 전부터 ‘경쟁’에 눈을 뜨게 했고, 1학년 많게는 2학년 후의 학습을 미리부터 공부하게 했으며, 암기식 시험에, 대학을 성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삼게 하진 않았나? 우리는 지금껏 고집하던 교육제도가 잘못되었음에 반성하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 현 교육제도는 아이들의 경쟁에서 심화해 학부모들의 경쟁까지도 유발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죽은 한국 교육을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이 절실한 순간이다.


 내가 교육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고등교육까지 받았고,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 명의 평범한 학생으로서 제안을 하고 싶다


1.

 달달 외우는 객관식의 시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암기식의 시험은 사교육을 받고 받지 않고의 차이를 유발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독창적인 생각을 요구하는 주관식 시험도 학원이 해결해줄 수 있을까? 나는 스스로 사고하는 것은 부모나 타인에 의해 만들어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특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경험이 다르기에 각기 다른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고 그 속에서 서로 다르게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 나간다. 이제는 아이의 암기 능력이 아닌 ‘그 아이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2.

 대학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함을 알려줘야 한다. OECD 주요국의 전공과 직업간 불일치율을 보면 한국은 50% 즉, 절반이나 되는 학생들이 전공과는 무관한 일을 한다. 물론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일을 할거였다면 대학에서의 4년 이상의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 한국에서의 대학은 취업을 위한 수단, 우월감을 느끼고픈 욕망 정도에 불과한 것 같다. 소위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아우르는 말)로 불리는 꿈의 대학에 가까워지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대학이 인생을 결정짓는 도착점이 된다. 여기에서 벗어나 대학에 가고 싶은 사람들은 대학에 진학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일찍이 다른 길을 찾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인생에 답은 없으니깐”  


3.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쟁을 없앨 수 없다면 모두가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 받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금수저’, ‘흙수저’와 같이 사람마다 다르게 태어난 배경 때문에 격차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흙수저’들에게는 꿈조차 사치라고 말하며 한국은 지금도 수십 명, 수백 명의 인재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이 없어도 될 교육과 시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 한 명의 의견일 뿐이지만 나는 한국의 학생들이 ‘놀_줄_모르는_아이들’이란 오명을 벗었으면 한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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