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스스로를 한 단어나 한 마디의 말로 표현할 수 있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은 우물쭈물하며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깊숙이 생각해 본 적도 없을 것이고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주변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물들의 특징이나 생김새도 한 단어로 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 각자를 한 단어나 한 마디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나름 치열하게 공부했던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작년에 17학번으로 대학교에 입학했고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2학년 1학기의 기말고사만을 앞둔 지금 이 시점에서 ‘나’라는 사람은 어떤 말로 표현이 되며 어떤 색을 가졌는지 그리고 당신들의 색은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나 자신에 대해서 궁금하게 만드는 곳인 것 같다. 대학 입학 전에는 내가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할 기회가 없었던 것도 맞지만 굳이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순간에 맞게 공부하면 되고,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면 되고, 그냥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됐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의 목표는 대학이었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비슷하게 닮아갔다. 그렇기에 지금 돌아봤을 때 나와 친구들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같은 색으로, 같은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 그 정도였다. 그러나 나는 대학을 기점으로 같았던 우리들이 뭔가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좁게는 대학교에 들어가서 만난 가장 친한 친구들은 물론 넓게는 스치듯 지나가는 사람들까지도 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을 표현할 말도, 색도 다르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리고 때로는 각자만의 뚜렷한 색을 가진 것 같은 친구들 사이에서 나의 색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웃기게도 나만의 색을 찾으라는 칼럼을 쓰면서 사실 나는 내가 어떤 색을 지닌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나의 이상적인 색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 물론 이 다양한 색이 섞여 하나의 색으로 표현된다면 검정색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기소개를 할 때에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는 질문에도 무지개 색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말하곤 한다. 무지개는 보기에는 7가지 빛만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도 실제로는 수천 개, 수만 개의 빛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빛마다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이처럼 나는 한 가지 색이 아닌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다양한 색을 만들기 위해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색만 있다면 충분히 셀 수 있지만 실제로 색은 무궁무진하다. 다시 말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색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만들 수 있는 색은 초록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곧 정답은 아니다. 노란색과 파란색이 어떤 비율로 섞이는지에 따라서 진한 초록색부터 연한 연두색까지 그 경우의 수는 셀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셀 수가 없다. 어떤 친구는 넘치는 열정과 남들까지 뜨겁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면 그 친구는 아마 빨강색 계열의 색을 가진 사람이다. 또 어떤 친구가 만약 차분하게 다른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이성적인 조언을 해준다면 차분하고 냉정한 색인 파란 계열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어떤 친구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고 누구와도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친구라면 그 친구는 하얀색이나 검정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색들도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는데, 하얀색과 검정색은 그 어떤 색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다 읽은 후에 당신은 어떤 색과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지, 그것에 대해서는 나는 상상할 수가 없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우리 모두는 예측할 수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나 나의 색이 한 가지로 정해졌다고 해서 그 색만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다른 색을 물들이면서 완전히 반대되는 색으로 바꿔갈 수도 있는 것이고, 조금씩 다른 색을 추가하면서 다양한 색을 내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며 연했던 색에 색을 섞어 서서히 진하게 색을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모든 방법은 긍정적인 변화이고 우리 모두 한 번쯤은 겪을 법한 변화들이다. 나의 색 또한 어떤 변화를 겪을지 모르겠지만 그 변화가 기다려진다.
“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