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3학년이 들려주는 솔직한 과 이야기.
이제는 우리에게 ‘필수’가 되어버린 영어. 이렇게나 익숙한 영어를 전공으로 선택한다면?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3학년이 들려주는 솔직한 과 이야기. 한 번 들어볼까요?
A. 영어영문학과는 단어 그대로 영어권의 언어 및 문학을 연구하여 영어 능력과 그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데에 목적을 둔 학과입니다. 크게 영어학과 영문학으로 나뉘는데, 영어학의 경우 영어가 어떤 형식으로 구성되고 발음되는지, 나아가 언어를 인지하고 생성하는 전체적인 과정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영문학의 경우 영어가 탄생했을 적의 작품부터 현시대의 유명한 작품까지 다루며 작품 내에서 찾을 수 있는 문화적, 언어적 특징에 대해 배웁니다. 영어에 관련된 학과인 만큼, 전공 수업을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영어 실력이 발전한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토익이나 토플을 공부할 때도 남들보다 빠른 기간에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답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은 만큼 영어를 직접 쓸 기회도 많아지고요. 학교에서 진행하는 언어 도우미 같은 활동도 영어를 기본으로 하므로 언어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 문학들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학문과 생활의 기본이 되는 언어에 대해 익숙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한 영어학과 영문학으로 전공 수업의 특성이 나뉘고, 전공 필수 과목이 따로 없기 때문에 1학년 때 두 갈래의 수업을 모두 들어보고 어느 쪽이 나에게 더 맞는지 고민해 볼 기회도 생깁니다.
A. 수업에 처음 들어가자마자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학생들이 꽤 있어서 겁을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시험은 서술 형식으로 쓰는 시험이 대부분이라 그런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학점과 그렇게 큰 상관관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수업이 영어학과 영문학 수업이 고르게 있기보다는 영문학 쪽에 편중되어 있어서 고학년이 될수록 수강을 원하는 수업에 대해 제한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간혹 영문과에 교직 이수를 생각하고 오는 학생들이 많은데, 건국대학교에는 영어 교육과가 따로 있기 때문에 교직 이수가 불가하다는 점은 꼭 참고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영문과 수업은 문과대학 건물에서 이루어지는데, 문과대학 건물의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더울 땐 덥고 추울 땐 추운 신기한 건물이에요. 그래도 강의실마다 에어컨과 히터는 있으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학과가 순수 학문을 다루는 만큼 현 사회의 기업들이 요구하는 실용적인 면은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따라서 복수 전공은 거의 필수로 요구됩니다. 하지만 타과 수업의 심화한 전공 과정은 원서로 진행하다 보니 그 과에 대해 타과 학생들보다는 접근성이 유리하고 이해도가 높은 건 큰 장점이 되리라 생각해요.
A. 문과대학 내에서 학과 인원이 가장 많은 과가 바로 영문과입니다. 학과 인원이 많은 만큼 학과 내의 단결성과 친목이 좋은 편은 아니에요. 과 활동에 과의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를 3년이나 다녔는데도 아직 얼굴조차 모르는 동기들이 있을 정도예요. 한 해가 지나면 학과의 반 정도가 전과를 하거나 자퇴를 해서 사라지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그래도 과 내 학생회나 소모임, 스터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동기들과 친해지고 선배들로부터 학교생활에 대한 꿀팁도 얻을 수 있어요. (이것은 온전히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인원이 많은 과가 가진 큰 특징 중 하나가 개인주의인데, 영문과는 개인주의가 심한 편이에요. 경영학과처럼 수업에 조별 활동이 많은 것도 아니고, 문학에 대한 감상평을 내거나 본인의 생각을 쓰는 과제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친한 친구나 동기들와 수업을 꼭 같이 듣지 않아도 불편한 점이 전혀 없습니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에 익숙해질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건국대는 성적 장학금의 경우 단과대별로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문과대학의 경우 4.5점 만점에 4.5점, 만점을 받는 학생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문과대에서 성적 장학금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건대입구역’ 하면 맛집과 카페, 그리고 술집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죠. 학교 앞에 놀 거리가 가득합니다. 처음 입학했을 때는 주변에 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디를 가야 할지 정하지 못할 정도였어요. 학생들이 꿈꾸는, 잘 놀고 공부 잘하는 이상적인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영문과가 교환학생을 제일 많이 가는 학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매결연을 맺은 대학교들 대부분에 영문과가 있기 때문에 학교를 선택하는데도 수월하고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영어를 기본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그 점은 영문과 학생들에게 굉장히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어요.
A.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문과 학생들, 특히 순수 학문을 배우는 학생들이 치열한 취업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졸업 후, 심지어 휴학 하고 공무원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보통 ‘영문과’를 다닌다고 하면 대부분 영어 선생님, 통역사, 번역가 등 영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할 텐데 그런 직업이 아니더라도 교육, 무역, 금융, 언론, 심지어 법조계에도 종사하고 계신 선배님들도 있습니다. (SBS 김윤상 아나운서님도 저희 과 출신이시랍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복수전공을 거의 필수로 하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문과 학생들을 위해 신설된 MICE 관광과나 치유 상담과 등은 언어적 능력을 바탕으로 하므로 이러한 방향으로도 진로를 택할 수 있습니다. 교직 이수가 불가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육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합니다. 또한 영어 실력이 기본으로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직업을 갖거나 외국 기업에서 일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A. 본인이 영어, 나아가 언어 자체에 대해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단순히 고등학교 시절 공부할 때 영어가 제일 쉬웠기 때문에 과를 선택했다면 예상했던 것과 매우 다를 수 있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다 결국 전과하는 친구들도 적지 않게 봤고요. 영어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다면 수업 때마다 ‘내가 여기 왜 있나?’ 싶은 생각이 들 겁니다. 저 같은 경우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항상 영어에 대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영문학과를 지원했어요. 그만큼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3년 동안 문제없이 잘 다닐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쌓고 싶은 건지, 단지 실용적인 지식을 쌓고 싶은 건지 꼭 고민을 해보는 걸 추천해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과 특성상 취업이 잘되지는 않습니다. 취업 때문에 휴학하거나 졸업을 유예하는 선배들에 관한 얘기도 많이 듣고, 또 주변에 있기도 하고요. 저도 고학년이 될수록 애정이 많았던 과에 대한 확신도 없어지는 것 같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커지는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하지만 순수 학문이 가진 특징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언어가 기본으로 다져졌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 같거든요. ‘나는 취업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기 싫다!’ 하는 학생들은 진학 전에 앞으로 영문과에서 얻을 지식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대학교의 목적과 부합하지는 않지만, 취업을 대학 진학의 1순위로 생각한다면 꼭 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영어에 대한, 그리고 나에 대한 충분한 확신이 있다면 어떠한 장애물도 크게 다가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문과에 진학한다면 글로벌한 시대에 필수적인 한 가지 요소는 이미 가지게 될 테니 그 무대에 한 발짝 먼저 앞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랄게요!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