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사진 출처::http://kugermanistik.korea.ac.kr/german
Herzlich Willkommen!(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낯설지만 생각보다 친숙하고, 친숙하지만 생각보다 낯선 나라 독일.
독일의 언어, 문학, 문화를 탐구하는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대학을 중시 해야 하는가 아니면 과를 중시 해야 하는가.’ 문과 학생들의 가장 흔한 고민입니다. 특히나 입시를 코 앞에 두고 있는 3학년 학생들이라면 더 와 닿는 고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학보다 사회가 좋아 문과를 선택한 평범한 문과생이었던 저도 가장 많이 했던 고민입니다. 그러나 정작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너무 한정적입니다. 따라서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같은 주변 어른들의 말에 크게 흔들리게 되죠. 그 중에서도 어문계열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이라면 “어차피 문과는 다 거기서 거기니까 차라리 새로운 언어라도 배워라." 또는 “일단 점수에 맞춰서 어문계열을 지원해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을 것입니다. 저 역시 ‘확고하게 지망하는 과가 없으니 새로운 언어를 배워 차별화를 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어문계열을 지원한 학생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보니 고등학생들이 접하는 한정적인 정보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문과는 거기서 거기라고들 쉽게 말하지만 자신의 본 전공은 입학할 때부터 졸업 할 때까지 대학생활 전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요인입니다. 특히 고려대학교와 같이 전과가 불가능한 학교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 글이 고려대학교 또는 독어독문학과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경험과 정보를 전달 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Hallo Leute, Ich heiße oo. Ich studiere Germanistik an der Korea Universität.”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ㅇㅇ이라고 하구요. 고려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독어독문학과에 입학하면 처음 배우게 되는 표현입니다. 마치 아이들이 처음 영어를 배울 때처럼 자기 소개하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입니다. 새내기 시절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외고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학생들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외고 독문과 출신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ZD B.1 자격증을 이미 취득한 상태로 입학합니다. ZD B.1는 고려대학교 독어독문과의 졸업 요건에 해당하는 자격증입니다. 즉, 독일어로 이미 자연스럽게 일상 대화를 구사 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죠. 그에 반해 독일어 알파벳조차 읽지 못하는 저 같은 학생들도 상당 수 존재합니다. 이 두 그룹 사이의 갭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이미 독일어를 할 줄 아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각각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독일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알파벳을 발음하는 방법부터 차례로 배우게 됩니다. 독일어를 할 줄 아는 학생들은 1학년 때 필수로 들어야 하는 전공독어(기초부터 시작하는 단계)수업을 듣지 않고 다른 전공 수업으로 대체해 듣게 됩니다. 졸업 요건은 전부 ZD B1로 동일하지만 조금 더 독일어를 깊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ZD B2~C2 또는 ZD보다 난이도 있는 시험인 TestDaf를 응시할 수 있습니다.
“독일어 해주세요!” ’독어독문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기 위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독일어 능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독어독문과에서는 독일어만 공부할까요?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독어’독문’학과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독일어와 독일문학을 포함한 독일 전반의 문화를 탐구하는 학과 입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프카의 <변신>과 같이 유명한 독일 고전부터 현대 독일 사회의 대중문화와 기업문화, 뿐만 아니라 독일의 다문화사회까지 독일 문화의 전반을 공부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독일 역사와 관련된 수업이 개설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쟁과 통일 등 여러 스토리를 가진 독일의 역사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적다는 점은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가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독어독문과이니만큼 독일에서 생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7+1 이라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1학기마다 7+1을 통해 독일 Bayern(바이에른)주에 위치한 Regensburg Universität(레겐스부르크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 됩니다. 매년 2학기에는 독일 남부에 위치한 Tübingen Universität (튀빙겐 대학교)로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턴쉽을 통해 주독한국문화원에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독일인과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Tandem(탄뎀)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려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독일학생들의 한국어 멘토가 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Stammtisch(슈탐튀시)라는 비정기적인 행사도 개최되는데 여기서 독일학생들과 독일인 교수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대화할 수 있어 독일어를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독어독문학과에 입학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독일어나 독일문학을 탐구하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축구에 관심이 많아서,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서 등 생각보다 가벼운 관심으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입학하는 만큼 졸업 후 진로도 언론, 출판계에서부터 금융계, 국가기관까지 다양합니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이중전공, 융합전공, 심화전공 중 하나를 꼭 이수 해야 합니다. 독일에 대해 깊게 탐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심화전공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 외에 다른 전공분야의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은 타과를 이중 전공하거나, 여러 전공의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는 융합 전공을 선택하면 됩니다. 독일과 관련 없는 전혀 다른 분야를 선택하더라도 독어독문과에서 공부한 인문학적 지식은 분명 그 기초를 탄탄히 해 줄 것입니다. 독일 문학과 철학, 그 속에는 고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어마어마한 인문학적 감수성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융합인재’가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Ohne Hast, Aber ohne Rast.”(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 않고). 독일 문학가 괴테의 말입니다. 많이 흔들리고 조급하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느리더라도 꾸준히 달리다 보면 어느새 좋은 결말 앞에 서있을 것 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힘차게 시작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