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드캠퍼스 Sep 14. 2018

영어교육과 영어영문학 사이에서: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1) 간단한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17학번 학생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교사’라는 명확한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3년간 꿈과 관련된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었고, 그 스토리를 학생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에 녹여내어 학생부 종합전형 중 네오르네상스 전형으로 최초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학교 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전형이기 때문에 저 같은 학생에게는 유리한 전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영어영문학과는 영어 소설을 읽는 학과인가요? 정확하게 무엇을 배우나요?

 

영어영문학과는 영어 소설 읽기를 포함한 영문학 이외에도 영어학이라는 학문도 배우고 있습니다. 영어학이란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영어의 음성/음운적 체계, 어휘와 구문, 통사구조를 분석하고, 그 분석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이 학문은 모국어를 영어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영문법에 의거하여 말을 하는지 보다는 영문법에 상관없이 실제로는 어떻게 발화하는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Cheese mice love stinks.’ 라는 문장은 영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장 형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문이라도 ‘쥐는 구린내가 나는 치즈를 좋아한다’ 라는 의미는 전달됩니다. 이처럼 영어학 관련 과목에서는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 후, 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영어의 변화 흐름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영문학이란 영어로 쓰인 문학작품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영문학에서는 시대 흐름에 따라 중세 영문학, 근대 영문학 그리고 20세기 현대 영문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또한 주제에 따라 로맨스 문학, 영미희곡, 셰익스피어, 젠더와 문학을 배우기도 합니다. 예시로 영문학 수업에서 재미있게 배웠던 영미 시 한 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THE FLEA 中 by John Donne

 이 시는 남성 화자가 연인에게 육체적인 관계를 맺을 것을 설득하는 에로틱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남자는 “벼룩이 내 피 뿐만 아니라 당신의 피도 빨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하나이다. 그러므로 우리 둘이 피를 섞는 행위는 그리 큰 일이 아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정조를 지키려는 연인을 유혹하고 있는 것입니다. 벼룩과 사랑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의 결합 속에서 숨어있는 유사점을 발견한 것이 재치 있으면서도 신기하지 않나요?  


3) 영어영문학과면 원어민 교수님들이 많이 있는가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겠죠?

 

영어영문학과의 교수진은 16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6명 중 원어민 교수님은 2명입니다. 예상 외로 원어민 교수님이 적게 계시죠? 원어민 교수님들께서는 주로 영어 작문과 관련된 수업을 맡으십니다. 수업에서는 작문 시에 주의해야 할 문법 등과 관련된 작문 형식, 그리고 원어민이 읽었을 때 어색할 수 있는 표현들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또한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교수님께서 정해주신 주제에 대한 에세이를 작성하고, 이에 대해 교수님께 교정을 받는 활동이 많기 때문에 영어영문학과 수업을 통틀어서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이 가장 활발한 수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도 예상 외로 많지 않습니다. 제 체감 상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과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각각 50% 정도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어민 교수님들께서 진행하시는 수업은 당연히 영어로 진행되고, 대부분의 영어학 수업도 영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문학 수업의 경우에는 영어로 진행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영문학 수업은 텍스트를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을 교수님 그리고 학우들과 토론하는 활동이 주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그리고 제약 없이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영어보다 한국어로 수업하는 것이 더 편하겠죠? 그리고 중세 영문학 수업의 경우에는 현대 영어가 아닌 중세 영어로 쓰여진 원서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원서를 해석하는 데도 많은 노력이 드는데, 영어로까지 수업이 진행되면 학생들이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요?


4) 처음에 했던 자기소개에서 영어교사가 꿈인데 수시 전형으로 영문학과를 준비하셨다고 하셨죠. 대학 입시 관련 카페만 가도 영어교육과와 영어영문학과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친구가 많은데, 영어교사가 꿈인 친구들은 영어영문학과의 학생부 종합전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저도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영어교육과와 영어영문학과를 함께 준비했기 때문에 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영어영문학과 입시를 준비했을 때 독서활동 상황이 가장 도움이 됐기 때문에, 학생 생활기록부 중 영어 과목 독서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저는 영어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영어 소설을 읽고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독서활동 상황에 공백 없이 채워 넣었습니다. 영어 소설은 원서와 번역본 상관없이 읽어도 되지만, 사회적 소수자와 관련된 소설을 읽는 것이 영어영문학과 입시에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인종차별, 소득의 불평등, 성 차별 등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영문학 작품을 수업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된 영어 소설을 읽었다고 하면 교수님들께서 좋아하시겠죠?


5)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한다면 교직이수에 성공해야 영어교사를 할 수 있는데, 교직 이수 어렵지 않은가요?

 교직 이수에 성공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친구들이 ‘1학년 때부터 놀지 않고 학점 관리하면 되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기준으로 65명 중 5명만 교직 이수를 승인 받을 수 있습니다. 원어민 학생들,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들, 외국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넘치는 환경에서 학점을 잘 받아 교직 이수에 성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직 이수 외에도 영어교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교육대학원에 진학해서 영어교육을 전공하는 것입니다.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게 된다면 영어 교육 관련 석사 학위와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학부 과정 이외에 5학기(2년 6개월)를 학생 신분으로 더 살아야 하고, 대학원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교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교육대학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6)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경희대학교는 다른 대학교와 달리 인문학에 기초한 교양 교육이 강화되어 있는 학교입니다. 경희대학교는 ‘인간의 가치 탐색’, ‘우리가 사는 세계’, ‘시민교육’ 이라는 과목을 필수 교양으로 선정해서 학생들이 사람의 세계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함의를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러한 배움은 학생들이 삶과 문명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합니다. 이러한 학교에 있는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는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충분히 길러주겠죠?

 그리고 영어영문학과는 전통이 오래된 학과 중 하나입니다. 현재 명예 교수직을 앞두신 교수님께서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생이신 점을 볼 때,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오랫동안 영어영문학과의 도약을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훌륭하신 교수진들과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경희대학교를 고민해주세요!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국어국문학과 지루하다?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