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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Jul 23. 2017

알바트로스 새가 되어라!

자신의 커다란 날개를 보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바보새’ 라고 불리는 새가 한 마리 있다. 이 새는 물갈퀴 때문에 걷고 뛰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사람들이 잡으려 들거나 돌을 던지면 즉시 날아가는 다른 새들과는 달리 뒤뚱뒤뚱 도망칠 뿐이다. 이 새는 날 수 있기는커녕 날개가 워낙 크고 넓어서 한번 펼치기도 힘들어한다. 사람들은 이 새를 보며 ‘정말 쓸모없는 날개를 가지고 있네’, ‘저런 날개를 뭣 하러 달고 다니지!’ 등을 말하며 콧방귀를 뀌곤 한다.


그러나 거친 비바람과 폭풍이 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센 바람 때문에 날지 못하는 다른 새들과는 달리 이 새는 큰 날개를 이용해 바람을 타고 그 어느 새보다도 멋지고 힘차게 날아간다. 한번 날아오르기 시작하면 이 새는 한동안 내려오지도 않는다. 하늘 높이 날아 태평양도 건너기도 한다. 땅 위에서는 쓸모없다고만 여겨졌던 이 날개는 하늘 위에서는 그 어느 것보다도 아름답고 멋지다.


이러한 날개를 지닌 이 새의 정체는, 가장 높이, 멀리, 그리고 가장 오래 나는 새, ‘알바트로스’다.



나는 현재 대학생이다. 학교 동아리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고 각종 대외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여행을 다니며 경험을 쌓기도 하고, 학원, 또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기도 한다. 그 누구보다도,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고 알차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다시 말해, 나는 현재 높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활공하는 중이다. 마치 알바트로스 새처럼.



그러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나에게 있던
이 커다란 날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내가 대학에 합격해 원하는 것을 하며 살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늘 위에 날아올라 있기까지의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준비과정이 힘들다면 힘들고 험난했다. 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타국에서 보내고 졸업했다. 그곳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에 와 목동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하필 학구열이 무척 높다고 소문난 지역 중 한 곳인 목동에 이사 온 나는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미국학교에 다니며 성적, 그리고 내신 걱정 한번 해본 적도 없던 내가 한국에 와 쉽게 적응 할 리가 있나….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 없이 세상 편히 지내던 내가 한순간 열의 넘치는 ‘한국 고등학생’의 일원이 된 것이다.


한국 학교에 적응하랴, 내신 신경 쓰랴, 모의고사 공부하랴 정신없는 와중에 기껏 노력해서 고2 때까지 최종적으로 받은 성적은 평균 4등급이었다. 물론 고3이 되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름방학 직전 치른 6월 모의고사에서도 국어 4등급, 과학탐구 5등급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받았다.


스스로 나름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던 나는 물론 이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았고, 내가 과연 목표 대학에 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나의 목표 대학을 입 밖으로 꺼내기조차 부끄러웠다. 학교 담임선생님과 상담할 때도 나는 차마 희망 대학을 말하지 못했다. 그저 ‘인서울만 하고싶어요’ 라고 얼버무렸다. 내 목표 대학을 들은 사람들이 비웃고 코웃음을 칠 것만 같았다. 아무리 학원을 여러 개 다니고 과외까지 해봐도 점수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말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름방학 때 이 악물고 과학탐구만 공부한 결과 2학기 첫 모의고사에서 화학 2등급 맞았다. 처음 받는 2등급이었다. 다른 과목들은 점수가 거의 그대로였다.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는 순간 나의 머릿속은 과학탐구에서 첫 2등급을 맞았다는 기쁨으로만 채워져 있었다.



나는 나에게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을,
나에게 전혀 쓸모 없지 않은 거대한 날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첫 화학 2등급을 계기로 나는 자신감을 갖고 제대로 된 공부를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내 성적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공부하는 내내 ‘화학도 5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렸는데 다른 과목들이라고 못 올릴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이미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남들보다 늦게 나에게 숨겨져 있던 날개의 존재를 인식하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나는 당당히 대학에 합격에 또다른 목표를 향해 준비하고 있다.


나의 날개의 위대함을 깨달은 이상, 나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다. 그 어떤 것도 도전해 볼 자신이 있다.


우리는 모두 알바트로스 새다. 아직 지면 위에서 날개를 움츠리고 눈치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이미 남들은 감히 도전조차 해보지 못할 넓은 하늘로 뛰어든 사람들도 있다. 아직 자신의 날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자신의 날개의 위대함을 깨닫고 어디로 날아갈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넓은 날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날개의 존재를 알고 가치를 깨닫기만 한다면, 우리는 기회만 생기면 언제든지, 그리고 어디로든 비상할 수 있다. 비상까지의 과정이 약간 고단할 뿐 자신에게 그 다른 어느 새보다도 큰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 인식한다면 누구나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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