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방법
“아아, 아무리 외워도 외워지지 않아… 대체 어떻게 해야 잘 외워질까?”
고등학교 시절 매일 같이 나에게 던지던 질문이다. 암기력과 기억력이 유난히 낮았던 나에게 암기 과목, 특히 사회탐구 과목을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다. 아무리 깜지를 쓰고 해당 부분을 백 번 읽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렇게 힘든 시절을 보내던 중 나에게 딱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 그 방법으로 나름 좋은 학점을 받고 있다.
필자가 찾아낸 공부 방법은 바로 ‘가르쳐주기’이다. ‘가르쳐주기’는 실제로 효과가 높다고 인정받은 공부방법이다. 아래 학습 효율성 피라미드를 살펴보면 ‘가르치기’ 방식이 사람들의 평균 기억률에 90%나 이르는 걸 볼 수 있다. 가르쳐주기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본인이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주변 사람에게 가르쳐주는 방식이 있다. 이는 이해는 되었으나 암기와 기억이 되지 않을 때 효과적인 방법이다. 옆 친구에게 설명하며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고 상호 소통하게 되므로 공부한 부분이 더 머릿속에 잘 남게 된다. 또한 본인이 알고 있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토론 방식도 추천한다. 이를 MMT(Mixed Member Team) 또는 ‘액션 러닝’이라고 한다. 액션 러닝은 수업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을 교사가 직접 설명하지 않고 학생들이 토론과 적용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질적인 과제이다. 총 5~6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모둠을 만들고, 교사는 그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며 과제의 결과를 각자의 공부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존재이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에서 문법 부분, 문학 부분, 비문학 부분이 있으면 몇 명씩 3개의 조를 이루어 각 조 당 세 개 중 하나의 파트를 맡아 공부한다. 그리고 다시 팀을 바꿔 한 조에 문법, 문학, 비문학 구성원들이 한 명씩 있게 조를 짠 후, 각자 본인이 과거의 조에서 맡았던 파트에 대한 부분을 조원들에게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주변에 친한 친구들 혹은 학교 건물 내 게시판이나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 같이 공부할 사람을 모집하여 빈 교실 하나를 빌려 공부해보라. 사실 이 방법은 학생들보단 교사들이 직접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 학생들이 이 글을 통해 이 방식을 알게 된다면 각자의 교사에게 이 방식을 건의해 보길 바라본다.
타인에게 가르쳐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또래 강의’가 있다. 또래 강의는 본인이 가장 잘하는 과목에 대해 그 과목 교사 대신 학생 한 명이 직접 반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이다. 또래 강의를 하려면 우선 스스로 그 과목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므로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공부를 하게 된다. 필자는 국어 과목 또래 강사였는데 평소에는 대충 이해하고 넘어갔을 부분도,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특히 문법 부분에서 신중히 이해를 하고 어떻게 설명해줄지 고민했다.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또래 강사는 타 학생들보다 더 심도 깊은 공부를 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프린트를 직접 만들며 본인이 따로 공부할 시간이 뺏긴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정도 기회비용보다 본인에게 돌아오는 성과가 더 클 것이라 장담한다.
두 번째 방법은 스스로에게 직접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이는 필자에게 가장 효과가 높았던 방법으로, 주변에 공부방법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알려줬을 때도 가장 효과 있었다고 답했다. 집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 공부할 때는 앞에 거울을 두고 직접 목소리를 내어 스스로에게 가르쳐주는 방식을 추천한다. 필자는 집에 전신 거울이 있는데 그 전신 거울 앞에 앉아서 온갖 손동작을 하며 스스로를 가르쳤다. ‘□□아, 이건 이렇게 되니까 이렇게 되겠지?’라고 말하는데 가끔 현타가 올 때도 있지만 뭐 어떠한가. 집에서는 자유의 몸일 테니 졸리거나 집중이 안 되면 걸어 다니기도 하면서 공부해보라. 특히 역사 공부를 할 때는 우리나라를 힘들게 했던 특정 국가를 소리 내어 욕하면서 공부하는 느낌이 쏠쏠하다.
하지만 집에서는 공부가 잘 안 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공부하다 눈을 돌리면 침대가 바로 옆에 있고 TV, 핸드폰의 유혹에서 쉽사리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럴 경우 카페에 가서 스스로 가르쳐주기 방식을 해보길 바란다. 카페에서는 주변에서도 여러 소리가 들리니, 본인이 내는 목소리에 딱히 사람들이 집중하지 않는다. 또한 집보단 본인을 지켜보는 눈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눈치가 보여 공부에 몰두하게 된다. 그렇지만 집에서도 집중이 안 되고, 그렇다고 카페는 너무 시끄러워서 집중이 안 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겐 ‘속삭이기’ 방식을 추천한다. 독서실에 가서 입 모양으로 뻥긋뻥긋하여 공부하는 부분을 속삭이는 방식이다. 앞에서 말한 방식들은 직접 발화하여 스스로를 가르쳤다면, 이번엔 발화는 하지 않지만, 일종의 ‘립싱크’로 자신을 가르치는 방식이다. 위의 여러 방식을 모두 해본 후 가장 본인에게 잘 맞는다 싶은 방식으로 공부를 해나가길 바란다.
본인이 선생님처럼 가르쳐주는 방식. 실제 유대인들은 ‘하브루타’라고 해서 두 사람 이상이 짝을 지어 질문을 주고받고 열띤 토론식의 대화를 하며 공부한다. 이런 공부 방식을 사실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저렇게 공부하는 사람이 적을뿐더러 우리나라는 혼자 어딘가에 틀어박혀서 펜을 잡고 조용히 공부하는 게 관습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소리 내며 상호 작용하여 공부하는 방식을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한번 도전해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특히 필자처럼 암기력과 기억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들은 꼭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사람마다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은 다 다르다. 그러니 이런저런 공부법을 다 겪어보면서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그 방법으로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길 바란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