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12
전시회가기 전.
등교하는 아이와 인사를 하고 학교 근처 무인카페로 향했다.
전시회를 가겠다고 정신없던 그 와중에도 현대인의 필수품 카페인을 섭취하기 위하여 텀블러를 챙겼다.
이 텀블러는 '빨대텀블러 특성상 내용물이 샐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확인하지 않고 구매하였기에 비닐봉지가 필요했다.
하필 아이 학교 근처에는 무인카페만 있었기에 커피구매와 동시에 부득이하게 플라스틱 컵을 사용해야 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지구 지킴이 다회용 텀블러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혼란하다.
지구를 지킬 것인지 말 것인지 하나만 할 것이지 지키다가 말 것은 무엇인가!
자꾸만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나와 너무나 닮은 것 아닌가.
가겠다더니 안 가고 싶다고 하고.
안 가고 싶다더니 가길 너무 잘했다고 하고.
오늘따라 텀블러와 내가 쿵짝이 너무 잘 맞잖아.
이 텀블러가 부디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든 열심히 써보겠다!
우린 환장의 짝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