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빛소금 Feb 27. 2020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

이하루 지음 상상출판 펴냄



‘쓸 만한 삶’이 어떤 삶인지 궁금했다. 어른이 된 지 16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답을 찾았다. 쓸 만한 삶이란 쓰는 삶이다.







 ‘내게 잘 맞는 글쓰기 방법’
 
- 나만 갖고 있는 글감
- 지치지 않고 꾸준히 쓰는 방법
- 내가 잘 쓸 수 있는 장르
 

따라서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서는 피로감을 덜어줄
나만의 글쓰기 루틴을 찾아야 한다.




 막힌 글을 끝까지 쓰는 요령
 
1 >> 로그라인(logline) 써보기
‘로그라인’이란 영화 또는 드라마의 전체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한 글을 뜻한다. 나는 글이 정리되지 않을 때면 로그라인을 써본다.




첫 문장이 막힐 때 떠올리면 좋을 팁
 
1 >> 결정적인 순간부터 써보자

예를 들면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날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
 
중요한 사실이나 결정적 장면을 첫 문장으로 배치했을 때 장점은, 뒤가 궁금해서 일단 읽게 된다는 점이다.



2 >> 주연을 소개하자
글에도 주연이 있다. 사람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공간일 수도 있고, 물건일 수도 있다.


사실 첫 문장에 힘을 빼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첫 문장은 한 번 써놓고 끝이 아니라, 글을 완성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붙들고 수정해야 하는 문장이다. 초고가 완성되면 이야기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첫 문장을 찾아 고치고 또 고쳐야 한다. 아주 지겹도록 말이다.







“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지연 씨 보고 싶어서 눈에 곰팡이가 생길 뻔했거든.”
 
키득키득, 깔깔깔.
샤워장에 웃음소리가 울렸다. 이것이 할머님이나 지연 씨의 웃음소리였다면 참 좋았을 텐데, 나였다. 두 사람과 아무런 사이가 아닌 내가 웃어버렸다. 어르신이 손녀뻘 되는 젊은 아가씨에게 ‘지연 씨’라고 불러주는 게, 눈에 곰팡이가 필 정도로 보고 싶다고 표현하는 게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이때였다. 동네가 편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 말이다.



많은 사람이 의지와 상관없이 정든 동네를, 좋아하는 사람을, 몸담고 있던 곳을 떠나야 하는, 불안한 매일을 산다. 이제는 정착하지 못하는 삶이 보통의 삶인지도 모르겠다.
 
머지않아 ‘정착’이란 명사는 한 곳에 견고하게 머문 시간이 아닌 내 삶이 오간 모든 장소를 떠올릴 때 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삐딱한 글로 누군가의 ‘뼈를 때리고’ 싶다면 설득력이 필요하다.
 


부정적인 감정을 되짚어야만 이성적인 해결책이 보인다.
그러니 모든 삐딱함을 꾸짖지 마시길.





거짓말은 대부분 타인을 의식하는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습관은 내상에 취약하다. ‘자아정체성 출혈’이라든가 ‘자존감 골절’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치료법도 없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솔직해져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글쓰기를 할 때만큼은 배우 짐 캐리가 되려고 한다.





다 안다고 믿었던 사람에게도 모르는 모습이 더 많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글쎄다. 등잔 밑은 새롭다.






발견된 이야기를 글로 옮길 때도 인터뷰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나 자신과 하는 질의응답이다.
 
“이 글감이 내게 인상적인 이유는?”
“이 글로 전달하고픈 나만의 메시지는?”
“내가 전달할 메시지에 공감할 사람은?”


에세이는 주관적이다. 쓰는 사람의 감정, 생각, 철학이 묻어난다. 일기와 달리 에세이는 읽히기 위한 글이다. 내 글이 독자를 설득하고 공감시킬 수 있을지 냉정히 평가해봐야 한다.



인생이 따분해서  이야기가 없다는 
아직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귀를 열고
질문해본 적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초보자라면 내가  아는 , 내가 경험한 , 내가 느껴본 , 내가 관찰해온 부터 써보자. 그러다 보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잔뜩 힘을 준 글은 읽기 힘들다.
 
회색빛이 감도는 하늘에서 부슬부슬 비가 쏟아져 내리는 날이면, 텅 빈 내 마음에는 황량한 사막처럼 쓸쓸한 고독감이 밀려와서 처절하고 비참하게 외로워진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이다. 이 문장은 ‘비 오는 날은 좀 외롭다’ 정도로만 써도 의미가 잘 전달된다. 문장에도 힘 조절이 필요하다. 강, 약, 중간, 약, 강, 약~




 글맛을 살리는 묘사의 예시
 
 집 안은 조용했다.
 똑똑. 집 안은 수도꼭지에서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
 일주일 내내 폭염 재난경보 메시지가 왔다. 이런 여름은 처음이다.
 
 그의 첫인상은 무서웠다.
 만약 그를 어둡고 한적한 골목길에서 만났더라면 단단히 오해했을지도 모른다.







자꾸 써서 올리고 공유해야 한다. 긴 글이 아니어도 괜찮다. 자신의 SNS에 매일 짧은 문장을 올린다거나, 유명 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연재해보자. 어디든 좋다. 자주 써서 올려보길 권한다. 글은 퇴고하면 할수록 점점 나아지고, 깨지고 부서질 용기를 아끼지 않았을 때 더욱 단단해진다.





가장 좋은 건 밤에 쓰고 낮에 퇴고하는 것이다. 자신이 글 쓰는 패턴을 파악해 감성적인 시간에 글을 쏟아내고, 이성적인 시간에 살릴 부분, 수정할 부분, 삭제할 부분을 정리하면 된다. 만약 글 쓰는 시간이 제한적이라면 퇴고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다음은 퇴고하기 전에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세 가지다. 알아만 두시라.







아무튼, 나는 글을 쓰게 만든 장본인인 아빠에게 칭찬을 듣기까지 35년이 걸렸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글도 마찬가지다.
잘 쓰고 싶다면 일단 써야 한다.












작가님의 글 너무 좋은데요?

저에게도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꾸준히 써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이 돈이 되는 기적을 위한 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