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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Jan 21. 2021

베를린

미니 소설

미도는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매번 에어비엔비에만 머물다가 이번엔 처음으로 한국인이 하는 민박집을 예약했다. 민박이라는 촌스러운 느낌의 빌딩을 절대 찾지 못하고 그 무거운 배낭을 들고 한 시간을 헤매다가 돌고 돌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세련된 건물에 다시 간다. Park ~~ 라고 적힌 칸 옆 벨을 눌렀다.


 미도는 분명 예약을 했다고 말했지만, 벨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예약을 보류했단다.  그때는 밤 10시가 훌쩍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민박집 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들어오라고 했다.


미도는 예약이 확정된 줄 알았는데 착각을 한 거였다.

민박집 사장은 한국으로 곧 들어갈 예정이어서 10일 정도 예약한 걸 보고는 부담스러워서 받지 않으려고 한 것.


 그렇지만 그 시간에 갈 때도 없어 보이는 미도를 위해 민박집 사장은 흔쾌히 머물도록 해줬다. 이미 머물고 있는 투숙객과 맥주를 마시고 있던 사장은 미도에게 함께 맥주 한잔을 하자며 테이블에 앉혔다.


다음날 저녁, 민박집에 오래 머물렀었던 다영과 다영의 친구 앤이 놀러 왔다.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무리는 텐션이 오른 다영의 손에 이끌려 다영의 집에 갔다.


미도는 그날 처음 대마라는 걸 하게 된다. 베를린이라는 낯선 땅에서 사십 대 민박집 사장과 한국인 몇 명과 둘러앉아 곱창을 먹고, 다영이 말아주는 대마를 경험한 미도는 이상하고 황홀한 경험을 했다.


 평평한 평지가 30에서 40도로 기우는 느낌이 들어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고, 모든 욕구가 끌어올려졌다. 식욕 성욕 또 무슨 욕이 있지? 그리고 자꾸 웃음이 나고 기분이 너무 좋아라고 표현하는 걸로는 부족한 행복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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