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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Mar 20. 2019

DAY 238 기계적으로 글쓰기

날마다 글쓰기 252P

 여성 철학자들은 가벼운 자기 최면상태에서 기계적으로 글을 썼다. 이는 무의식을 연구하는 방법으로서 프로이트와 피에르 자네트 훨씬 이전에 발전되었다. 13세기와 14세기의 여성 신비주의자들은 글 쓰는 속도가 너무 빨라 오히려 스스로를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처럼 주체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성녀인 아빌라의 테레사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 펜은 보통 펜과는 달라. 당신 손이 바로 펜이지."

 여성 신비주의자인 기용은 무의식 상태의 기계적인 글쓰기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글을 쓰기 전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몰랐다. 나는 전혀 알지 못했던 사항들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식과 이해라는 보물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습하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아무것이나 빨리 써보자. 아무 제한 없이 한 쪽 분량의 글을 써보자. 그러고 나서 전혀 예상치 못한 지식과 이해라는 보물이 당신의 무의식 속에 간직되어 있는지 써보자. 만일 아무 소용없는 농담조의 글이라면 주저없이 지워버리자.

 


 1 여행 중에는 일부러 안 써지는 글을 쓰려고 시간 타이머를 설정해놓고 억지로 글을 끄적였었다. 지금 쓰려는 글도 왠지 그런 느낌인 것 같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되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데이터와 와이파이를 모두 차단하고 포커스 투 두(Focus-to-do) 어플을 켜고 30분 시간을 설정해두었다. 그랬더니 듣고 있던 잔나비의 wish노래가 끝나자 네트워크가 끊어졌다며 다음 곡 재생이 안 됐다. 유튜브 뮤직 어플을 켜서 오프라인 스테이션을 셔플 시켰다. 이제 엔플라잉의 옥탑방이 나온다.


 요즘 노래는 별로라고 했었는데 취소해야겠다. 왜냐면 엔플라잉의 '옥탑방'이 좋고 우디의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 이라는 노래가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나라는 사람이 달라지기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또 '내일의 나'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언행은 신중히.


 전 룸메이트가 빌리 아일리쉬라는 외국 뮤지션의 음악을 추천해줬었다. 페이스북 피드를 보다 우연히 빌리 아일리쉬의 2017년과 2018년의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의 인터뷰를 봤는데 완전히 입덕(어떤 분야의 오타쿠가 됐다는 뜻) 해 버렸다. 음악도 좋지만 그냥 그 뮤지션 자체가 너무 좋다. 매력적이다.

링크->https://youtu.be/0pGH4z8XfLo

https://youtu.be/0pGH4z8XfLo



 2 내가 0순위로 해야 하는 건 워킹홀리데이 갈 나라를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만 그걸 안 하고 있다. 그건 문제다. 다음 휴무에는 1시간이라도 짬을 내어서 어떤 나라를 갈지 정하자. 그래야 여기 언제까지 일할지도 한 달 전에 말씀드려야 하고 육지에 있는 가족 친구 지인도 한국 떠나기 전에 만나고 그럴 것 아니겠는가. 어쩔 수 없다. 아니 어쩔 수 없는 건 없다. 다 나의 선택이다. 당연한 것도 없듯이 어쩔 수 없는 것도 없다. 내가 제주살이도 선택했고 내가 한국을 떠나는 것도 선택할 것이다. 이제 16분 남았다.


 3 나는 짝사랑 전문가다. 대학 때 했던 짝사랑은 고백을 했다가 인연이 끊겨버렸고 그 이후로 오래오래 못 잊었다. 해외 장기 여행에서도 짝사랑을 했었는데 고백은 하지 아니하였다. 왜냐하면 인연이 끊기면 아예 못 보니까 그게 싫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한 짝사랑은 고백을 했고 또 마찬가지로 인연이 끊겼다. 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좋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다들 사랑. 연애 잘하는데 왜 나면 짝사랑만 하는 걸까? 올해엔 오는 사랑 붙잡을 거야. 사랑아 나에게 오렴. 솔로인지 너무 오래됐다. 사실 연애를 안 한 게 맞다. 내가 생각할 때 스스로 연애할 준비가 안 되어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애인을 못 만났지. 이제 마음 가짐을 바꾸자. 좋은 사 람 만날 거라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나 또한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의 연인을 만났다고. 그렇게 생각하자.


와 글을 쓰다 보니 이제 사랑 얘기까지 쓰게 됐다.


역시나 사랑.

사랑이 하고 싶구나.

봄이구나.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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