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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Oct 23. 2020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

어차피 계속 글을 쓸 거라면...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글에 공감하거나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이 남겨질 때입니다. 직접 글을 쓰고 보니, 댓글과 반응이 오면 글을 계속 써나갈 원동력이 생기더군요.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신기하기도, 감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이란 다 다르다 보니, 저도 악플에서 자유로울 수 없더군요.

악플을 받고 보니 괴로워하는 연예인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악플에 둔감해지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악플을 처음 접하면 순간 사고 회로가 정지되고 '나한테 왜 이러지?'라는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여지거든요.


 사실 처음엔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독자로서 악플이든 선플이든 댓글 자체를 달아본 적이 없는지라.. 본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정성스럽게 악플을 다는 분들을 보니..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그렇게라도 내 글에 관심을 보여주니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가 싶다가도,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험한 말을 할까 싶어 마음이 아프기도 했구요. 여러 감정이 오가더군요.


 물론 모든 부정적 의견의 글이 '악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현상을 보고 누군가는 좋게 생각할 수도, 누군가는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지적해주는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합니다. 부정적인 댓글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아니므로, 건전한 비판은 언제든 오케이죠.


 제가 생각하는 악플이란 작가에 대한 '인신공격'이 포함되는 경우입니다.

'글'을 글로서만 봐주면 되는데 그게 아닌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 글을 쓴 사람의 사상을 의심하고, 공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그렇게 생각하다니 작가의 수준이 의심스럽다' 라던지, '니 자식이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라던지.. 때로는 절필하라는 댓글이 달린 적도 있었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비판이면 충분히 받아들이겠는데 이렇듯 인신공격이 포함되어 있으면 저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아프더군요.


 처음에 그런 반응을 접했을 때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내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비방을 받아야 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글을 쓴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내가 하고 싶어서 하고 있기 때문이죠. 극단적으로 '그만 써야 되나'라는 생각까지도 했습니다.


 하지만 악플에 괴로워하는 제게 친구 H가 해준 말이 있습니다.

'뭐하러 그런 사람 때문에 글을 그만 써? 너 그럼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거야'






 여러 번 악플을 경험해보니, 악플에도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군중 심리와 동조 현상이 여기서도 발현되더군요. 첫 댓글의 영향이 보통 큽니다. 이후 댓글 흐름에 영향을 주죠.


 처음에 선플이 달리게 되면 이후로도 계속 선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처음 악플이 달리면, 그 뒤로도 계속 악플이 이어질 확률이 높죠. 지인에게 왜 그럴까 얘기를 했더니 그가 그러더군요.


내가 먼저 X 싸기는 싫고, 다른 사람 X 싸놓은데 같이 싸지르긴 쉽잖아


 아... 너무도 원초적인 비유이지만 찰떡같이 이해가 되더군요.


 유명한 심리학 실험 중에 그 실험 아시나요?

누가 봐도 A가 아니라 B가 정답인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의 사람 10명이 모두 A라고 답하면 피실험자도 처음엔 B라고 생각했다가 순간적으로 혼란이 온다는 거죠. 다수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표현하기란 생각보다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작가의 생각에 처음엔 공감했을지라도, 이미 달려있는 댓글이 비난 일색이라면 나도 모르게 '그런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악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다른 블로거나 유튜버 등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때 유튜버 '신사임당' 이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악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말에 이렇게 답하더군요.


저는 그냥 지워요. 그분들의 의도가 제가 보기를 바라는 거잖아요?
지웠으니 '나는 봤다.'라는 표시도 되구요



 처음엔 그 얘기를 듣고는 '무슨 그런 대처법이 다 있어?'라고 넘겼는데, 생각할수록 나쁘지 않은 방법 같더군요. 왜냐하면 아무리 강철 멘탈이라고 해도 그런 악성 댓글이 내 글이 계속 달려있는 모습을 보면 영향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 흔적을 볼 때마다 무기력해지고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사라짐과 동시에 기분이 안 좋아지기 때문이죠. 그럴 바에는 내 집 대문 앞의 쓰레기를 치우듯, 악플을 치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 이후로 저도 근거 없는 비방이거나, 인신공격이 있는 댓글은 그냥 읽자마자 삭제합니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악플을 다는 분에 대해서는 차단할 예정이구요. 반갑게도 브런치 측에서도 최근 반복적으로 악플을 다는 유저를 위한 차단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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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지금 악플 때문에 괴로운 작가님들 계신가요?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말에 일희일비하거나 흔들리지 말고, 계속 글을 써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수의 비난하는 사람들보다 내 글을 좋아해 주는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글을 이어갈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작가님들 중 본인만의 악플 대처법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댓글로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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