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영화 '소울' 보셨나요?
디즈니 영화 소울 보셨나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하던데.. 보고 나니 정말 그렇더군요.
하나하나 주옥같은 대사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재즈바에서 공연하는 게 평생 꿈이었던 주인공 조가 꿈을 이뤄낸 뒤 허탈함에 잠겨 있을 때, 도로테아라는 뮤지션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단다.
어린 물고기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이렇게 말했지
'전 바다를 찾고 있어요'
나이 든 물고기가 말했어
'바다? 그건 지금 네가 있는 곳이야.'
그러자 어린 물고기가 말했단다
'여긴 물이잖아요.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구요'
이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어린 물고기와 우리의 모습이 참 많이 닮아있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항상 지금이 아닌 '그곳'을 갈망합니다. 지금 상황이 아니라 무언가 원하는 상황(바다)이 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 아니 어쩌면 평생 원하는 상황(바다)을 일구기 위해 노력하죠.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 이미 그 상황에 놓여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만 모를 뿐이죠. 그 상황에 이미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무리해서 목표로 했던 '그곳'에 도달했을 때는 어떨까요?
파라다이스일까요?
정말 운이 좋게도 파라다이스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유효할까요?
대부분 처음에만 반짝 그렇게 느낄 뿐 시간이 흐르면 비슷한 불만이 생기고, 그곳에서 역시 어려움이 닥치기 마련입니다. 그때 또 생각하겠죠.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구요.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가 아니야'라는 생각은 지금 여기가 불만족스럽다는 걸 의미합니다.
지금 있는 이 곳이 아닌 '그곳'이 내가 도달하고 싶은 곳, 즉 이상향이죠.
하지만 그렇게 그곳만을 바라보다 보면 현재 이곳은 싫어지고 벗어나고 싶어만 집니다.
힘겹게 도달한 '그곳'에서 역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큽니다.
저 역시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불만족스럽다고 느낄 때면 마음이 다른 곳을 늘 향해 있었습니다.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난 다른 곳에 있어야 해.'
하지만 막상 목표로 했던 곳에 가면 또 다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죠. '여기도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난 저기에 있어야 될 것 같아.'
내가 꿈꿨던 곳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그때 또 올라오는 불만에 다른 꿈을 꾸게 되고.. 무한루프로 반복되죠. 결국 어디에도 만족 못하는 삶이 연속되는 겁니다.
사실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한다는 건 현재 내가 있는 곳에 대한 인지와 수용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내가 있는 곳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면서 만족스러운 삶을 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죠. 지금 내가 있는 곳에 만족하지 못하면 어디를 가도 똑같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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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분들도 한 번 잘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다른 곳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사실은 여기가 그곳은 아닌지.
꿈과 이상향을 찾고 있지만 사실은 이미 그 상황에 놓여있던 건 아닌지.
현실에 발 디디지 않고 실체가 없는 무언가를 찾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가볍게 본 영화 한 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지는 아침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오늘에 충만한 하루를 보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