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투자의 맹점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투자 기록입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현재 저는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을 병행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 주식은 개별 종목 6개와 ETF 2개, 미국 주식은 개별 종목 4개와 ETF 4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종목을 매수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투자를 하다 보니 관심 종목들이 많이 생겨나더군요. 종목들을 접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담게 되었고, 어느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목 개수가 늘어났습니다. 사고 싶은 종목이 너무 많았거든요. 처음 의도와는 달리 점점 마구잡이 백화점식 투자가 되어갔습니다.
또 그런 것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내 돈이 들어갔을 때 그 종목을 공부하고 파헤칠 동기부여가 강하게 되더군요. 소위 정찰병을 보내 놓는다(*관심 종목 한 두 주만 미리 매수하여 흐름 관찰)고도 하죠. 관심 종목에 정찰병 좀 보내 놓다 보니 종목 수는 점점 더 늘어만 갔습니다.
저처럼 초보 투자자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어떤 종목에 대해 100프로의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 보니 여러 개의 종목을 매수하여 위험을 분산하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개인으로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종목을 보유하더라도 내 판단이 100% 맞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있구요. 그래서인지 한 종목에만 몰빵 했을 때 그 종목이 아작 나면 어떡하나라는 불안감이 항상 있습니다. 물론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분산은 당연히 도움이 되구요. 하지만 너무 심한 분산 투자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 가장 큰 문제는 스트레스였습니다. 종목이 늘어날수록 스트레스 또한 점점 높아졌죠. 일일이 보유 종목의 정보 트레킹 하기도 어려워지고, 시간적으로 모든 종목 관리하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기업 이슈들과 실적을 매번 체크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거기다가 주기적으로 공시되는 기업 보고서까지 챙겨보려면 도저히 시간적으로 여유가 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매스컴에서 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워낙 많으니 여기 신경 쓰고 저기 신경 쓰느라 참 피곤하더군요. 투자 비용이 많든 적든 내가 주주로 있는 기업인데 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짤막한 토막 기사라도 챙겨 보다 보니 어느 순간 시간은 시간대로 들고, 별 소득도 없고... 점점 투자가 피곤해져만 갔습니다. 처음에 종목이 적을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던 투자 공부가 어느 순간부터는 해야만 하는 숙제처럼 느껴졌습니다.
ETF의 경우에는 어차피 섹터 전반의 분산 투자이다 보니 크게 상관이 없었지만, 개별 종목의 경우에는 정확한 트레킹을 위해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종목 수를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누군가 그러더군요. 상승장에서는 종목의 개수가 많을수록 유리하고, 하락장에서는 종목 개수가 적을수록 유리하다구요. 그 말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올초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증시 아래서 수익률은 점점 바닥을 쳐갔습니다. 뭔가 파란불 여러 개를 보는 것도 스트레스고.. 어느 정도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시점이었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종목 개수만큼 관리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미국 주식과 한국 주식을 함께하는 입장에서 더더욱 종목 다이어트가 절실해졌습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핵심종목 몇 개로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느 투자 전문가가 말하길, 개인은 최대 3개 정도의 종목을 보유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던데..
제 생각에 그건 너무 적은 것 같고 6~10개 종목 정도가 적절한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 주식과 함께 투자하고 있으므로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 각각 5개 정도씩만 종목을 추려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종목을 선별하기 위해서 보유 종목의 정기점검을 실행하기로 했죠. 사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매수해둔 종목을 방치(?)해두고 있었거든요. 현재 가지고 있는 종목을 한번 쫙 트레킹 해보고 정리가 필요한 건 매도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매도할 때 늘 느끼는 거지만 정이 들어 그런지 헤어질 때 마음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있는 종목에게 좀 더 충실하기 위해 한 번쯤은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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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에서는 종목 다이어트를 위해 매도한 주식들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다이어트하며 처음 매도를 결정한 종목은 무엇일까요?
두구두구..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