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11화
Q가 묻고,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반의 취준생입니다.
대학 졸업 이후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고 싶어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몇 년 동안 나름 열심히 했지만 계속된 낙방으로, 공무원 시험은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공 부문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가 어려워 차선책으로 공공기관 취업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공공기관 취업 역시 만만치 않은지라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에 열심히 매달렸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시험 준비로만 10년 간 허송세월 한 셈이 되었고, 경력도 하나 없는 채 지금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그쪽으로만 준비해왔는지라, 제가 아는 세상은 이게 전부여서..
다시 일반 회사로 취업 준비를 해야 할지.. 한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토익 시험부터 다시 봐야 할지.. 다른 전문 자격증을 따야 할지..
실행하는 건 없는 채 고민만 많아져 괴롭습니다.
지금껏 이룬 것 하나 없이 시간 낭비만 한 것 같아서 우울하기도 하구요.
저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흔희가 답하다.
안녕하세요 Q님.
일단 그동안 고생 정말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잠시지만 공무원 시험공부를 해본 적이 있어서 그때의 갑갑함과 힘듦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질주하는 느낌이었달까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과 고독을 혼자 견뎌나가는 하루하루가 전쟁과도 같았던 기억이 납니다.
Q님,
저 역시도 특별한 이유나 적성에 맞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단지 '안정적'일 것 같다는 이유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었는데요. 지나고 나서야 '안정'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안정적인 직업이나 직장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개인별 의미 부여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모두가 안정적인 직장, 좋은 직업이라 칭송해도, 내게 맞지 않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안정' 대신 '적성'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된다고 봅니다.
여기 '적성'에 대한 부분도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어떤 제한된 경험이나 다른 사람 말만 듣고 쉽사리 내게 맞는 일, 맞지 않는 일을 구별하기는 힘들죠.
적성을 찾는 가장 단순하지만 유일한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며 내게 맞는지 혹은 잘 맞지 않는지 알아나가는 수밖에요.
물론 직접 해봐도 적성에 맞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맞는 일이 나올 때까지 지속하며 다음 스텝을 도모해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Q님이 무슨 일이든 일단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면서 방향 수정을 하셔도 좋구요.
지금까지 공공부문을 준비해왔다고 꼭 그쪽으로만 지원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순히 다른 대안이 없으니 본인이 그에 맞을 것이라 생각해서 준비했을 수도 있거든요.
일단은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중견기업, 중소기업이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세요.
채용 공고를 한 번 쫙 훑어본 후에 본인이 지원하고 싶은 곳의 몇몇 공고를 스크랩해보는 겁니다.
그 데이터가 어느 정도 쌓이면 아마 구체적으로 지금 당장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가 보일 겁니다.
이렇게 입사지원을 하다 보면 어느 회사에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게 좋을지 보는 눈도 길러질 것이고,
후에 합격해서 직장에 다니게 되더라도 본인의 커리어 목표 설정이 좀 더 구체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직장을 찾겠다는 마음은 접어두시고, 일단은 한 발자국 뗀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시작해보세요. 처음 합격한 회사가 생각보다 눈높이에 맞지 않더라도 그곳이 꼭 종착지는 아니므로 일단 경험과 경력 쌓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니다 보면 새로운 기회들이 생겨날 수 있고, 내가 어떤 일을 해봐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지금까지의 시험 준비했던 기간을 낭비한 시간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분명 그 기간 동안의 외로움, 고립감, 또 인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내면의 단단함이 생겼을 거예요. 본인에 대한 철저한 고찰과 함께요.
그 시간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큰 자양분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님,
인생은 깁니다.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았는걸요.
너무 기죽거나 불안해마시고 뚜벅뚜벅 힘차게 걸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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