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브런치 활동 2주년
얼마 전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두 번째 도전이었는데 이번에도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습니다. 이전보다 많은 공을 들여 지원했는데 떨어지고 나니 뭔가 맥이 탁 풀리더군요. 처음에는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탈락 소식을 접하니 허탈함이 밀려왔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결과에 대한 상심이 큰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첫째로 무언가 이루어냈다는 성취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의 아웃풋은 보통 출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래도 저서라도 한 권 있어야 글 쓰는 자격이 된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글 쓴다고 하면 으레 이어지는 질문은 '책 언제 나와?'이니까요.
두 번째는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과 보상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브런치북을 수상하면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에 대한 보상과 앞으로 글쓰기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원동력도 되구요. 처음 글쓰기 시작할 때는 보상은 중요치 않고 꾸준히 쓸 수 있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그래도 공 들이는 만큼 무언가 눈에 보이는 베네핏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지금은 성취감과 보람을 주로 구독자 수와 댓글, 조회 수를 통해 느끼지만.. 아무래도 물질적인 보상이 주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생각을 거듭할수록 계속 해왔던 방식 그대로 글을 쓰는 게 맞나..라는 의구심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다간 글이고 뭐고 그만두게 될 것만 같은 불안감에 마음을 다잡아보았습니다.
한 번 2년 동안의 브런치 활동으로 얻은 것을 정리하며, 현재의 '있음(Having)'에 집중해보았습니다.
1. 브런치 개설 2주년 & 구독자 2700명 & 누적 조회수 134만 뷰
2019년 12월 22일에 첫 글을 업로드했으니, 브런치 작가로 활동한 지 벌써 2주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한 분 두 분 늘어나는 구독자가 신기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00명에 가까운 구독자 분들이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고 계십니다. 누적 조회수 역시 134만 뷰가 넘었다니 믿기지 않구요. 처음엔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막상 올라가는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볼 때면 행복하더군요^^:; 직접 뵙고 인사드리긴 어렵지만 구독해주시는 분들과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마음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주 들러 발자국 남겨주시는 구독자님들 몇 분께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2. 출간 제의와 외부 필진 의뢰
브런치에 올린 글을 보고 간혹 외부에서 협업 제안이 옵니다.
몇 군데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을 받았으며, 웹 매거진 등 여러 매체에서 기고 요청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중에서 협업이 이루어진 건 소수이지만, 의뢰가 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별별 제안이 다 오다 보니 그중 내게 맞는 제안을 필터링하는 눈이 길러졌구요. 업체와 컨택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업계 생리를 알게 되는 등 두루두루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더 좋은 인연을 맺게 되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3. 평생의 반려 취미
저는 지금 반려자도 없고 반려동물도 없지만.. '글쓰기'라는 새로운 반려 취미가 생겼습니다. 글을 쓰고 업로드하고, 소통하며 독자님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그만큼 많이 기대고 의지하고 있죠. 특히 울리는 브런치 알람(조회수 돌파, 댓글 알림, 제안 메일 수신 등)에 기분이 좋습니다.
또한 직접적으로 글 쓰는 시간 외에도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글쓰기와 관련된 생각을 하며 보냅니다. 무언가를 경험하는 순간 혹은 새로 떠오르는 생각에도, 어떻게 글감으로 연결시킬지 늘 고민하구요.
이렇듯 지금까지의 성취를 기억하며 자위했지만 그래도 공모 탈락 후유증이 며칠 정도 갔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씁쓸함이 좀 가라앉고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리고 객관적으로 다시 제 글을 읽어보니.. 냉정히 판단해보건대 아직 '팔릴만한 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는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그렇다 말할 수 있을까 싶었구요. 아직은 좀 더 실력을 쌓아야 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지금 할 수 있는 일(글쓰기)을 꾸준히 하면서 실력을 연마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로 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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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브런치북 공모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브런치 활동 2주년은 자축하며 기념해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의 마음 변치 않고 계속해서 써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좋은 글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들러주신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