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NA 2-8화
Q가 묻고,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직장생활 5년 차 직장인입니다.
지금 회사를 세 번째 이직하여 다니고 있는데요. 직장에 마음 붙일 사람이 없어 고민입니다.
직장 분위기가 워낙 조용하고 보수적인지라 누군가에게 말 붙이기도 어렵고, 마음 터놓을 상대도 없어 외롭게 다니고 있습니다. 같이 있어도 뭔가 벽이 느껴지고 가끔 대화를 할 때마다, 좀 통하는 느낌도 안 들고요.
소외감마저 느낄 때가 많습니다. 딱히 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좀 외롭달까요.
매일 외롭고 기 빨린 상태에서 퇴근하자니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이 듭니다.
제 성향 자체가 일보다는 사람 중심이어서 더 견디기 힘든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 회사를 오래 다니다가(거기에선 마음 맞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여기 새로 들어와서 적응하려니 더 힘든 것 같기도 해요. 그냥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왕따 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외롭네요.
사람들이 약간 제게 벽을 치고 자기들만 똘똘 뭉친 기분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전에 다녔던 회사처럼 정 붙일 친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딱히 주변 동료 중 그럴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시 이직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는 게 좋을까요?
흔희가 답하다.
안녕하세요, Q님.
보내주신 내용 잘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신기하게 말씀해주신 고민이 제 요즈음 상황과 비슷하여 이입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부서 이동한 지 얼마 안 되어서, 한창 적응하는 중인데요.
이전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했던지라, 지금 상황을 견디기가 더 힘들기도 합니다.
어디든 새로운 곳에 가게 되면 '적응'이라는 난제와 맞닥뜨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적응은 신입 때의 문제 아니냐'라는 시각도 많지만, 경력직의 경우에는 또 다른 의미로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어느 새로운 장소에 갔을 때 어떠한 상황이 펼쳐질지 너무도 눈에 선하여, 지레 겁먹게 되는 것도 있고 자꾸 보수적으로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사이동하거나 이직하게 되면 적응해야 할 영역은 일(업무), 사람, 환경으로 크게 세 가지인데요.
개중 '환경'이 가장 적응하기 수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도 있고요.
그다음으로 좀 나은 게 '일(업무)'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업무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정도 수월해지기 마련이니까요. 반면 세 가지 중 '사람'이 아무래도 가장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이야 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될지 차차 적응이 되지만, 사람의 마음은 무 자르듯이 재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마다 워낙 성향이나 스타일이 다르기에 맞춰가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죠.
조율하려는 노력을 서로 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기존에 있는 근무자에게 새로 들어온 사람이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상급자 제외). 나는 어떻게든 잘 지내고 싶은데 상대가 그렇지 않으면 괴롭지요.
이런 심란한 상황에서 제가 요즈음 주로 되새기는 구절을 도움이 되실까 하여 말씀드립니다.
첫째, 직장은 친구 사귀러 다니는 곳이 아니라 일하러 다니는 곳이다.
저도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일했을 때의 즐거움을 알고, 또 이전 직장에서 만난 인연과 지금까지 사적으로 연락하고 지내는 경우가 있어서, Q님이 생각하시는 아쉬움이 무얼지 정말 공감이 되는데요. 하지만 주변에 보면 이런 케이스는 소수일 뿐이고, 대부분은 직장에서 맞지 않는 사람 때문에 괴로워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직장은 일종의 목적에 따라 이해관계로 얽힌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괴롭지만 않다면, 그것대로 축복받은 일 아닐까요? 너무 사사로운 감정을 직장 내 관계에 대입하지 않는 것이,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둘째, 사람에 기대하지 않는다.
사실, 저는 평소에 인간관계 자체에 큰 기대가 없어서.. 사람에게 기대치가 높은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혹여 살갑게 하지 않거나, 무뚝뚝하게 대하더라도 상처를 덜 받는 편이기도 하고요.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그 사람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더더군다나 이직한 지 얼마 안 되셨다면, 더욱 시간이 필요한 일 아닐까요? 사람마다 친해지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제각각 다르니까요.
이상 제가 최근까지도 계속 리마인드하고 있는 구절을 함께 공유해드렸는데요.
어떻게 조금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냉정하게 들리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무튼 Q님의 상황 자체는 공감이 되는지라, 너무 관계에서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 강하게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모쪼록 지금의 힘든 시기 잘 이겨내시고, 앞으로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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