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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Apr 05. 2023

어떤 일을 할지 고민되는 분들에게

<그냥 하지 말라>


※ 당분간은 제가 최근 읽은 책과 그 속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리뷰하는 형식으로 글을 업로드해보려 합니다. 제가 밑줄 그은 문장을 마음에 들어하는 독자님이 있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네요^^ 



 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저자의  <그냥 하지 말라> 읽어보셨나요?

제목이 살짝 자극적이기도 한데요. 예전에 이 책의 제목을 두고 직장 동료와 설왕설래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라'라는 의미인가, 혹은 '그냥, 하지 말고 제대로 하라'인가.

 당연히 처음 제목을 마주했을 때는 전자라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책을 읽고 나니 후자의 의미에 가깝더군요. 그냥 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라는 것.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치열하게 고민한 이후에 행동하라는 것. 저자는 'just do it'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생각을 '잘'하는 것에 관한 여러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 끝은 결국 '진정한 나'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것에 다다릅니다. 생각을 먼저 해서 내가 무언가의 창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발견해서 먼저 하고, 꾸준히 하라는 것. 결국 내가 생각해서 하는 모든 행위가 나를 규정한다는 것.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저는 책 내용 중에서 특히 '무언가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정하고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 도통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위한 저자의 조언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아래는 제가 밑줄 그은 문장입니다.




만약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10년간 고양이를 키우고 고양이 연구를 해보라,
10년 후 모든 사람이 고양이를 좋아하면 당신은 아마 대가가 되어 있을 거라는 얘기였습니다.  


각자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보기에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고, 자연스럽게 떠올라야 할 것 같아요. 어릴 적 좋아했던 것이 있는데 그걸 잊고 어느 순간엔가 사회적 압력과 남들의 기대에 치여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기억해내는 것만으로도 내 꿈을 찾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곤충을 좋아한다고 반드시 곤충학자가 될 필요도 없죠. 일단은 그냥 좋아하면 됩니다. 그게 업이 될 수도 있고, 산업으로 커질 수도 있고, 학문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그냥 개인의 애호가 될 수도 있겠죠. 그건 개인의 선택입니다.

 

실행을 지속하면 어느 순간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존 듀이는 이것을 '하나의 경험'이라 표현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잡아서 한번 해본다, 그걸 숙련될 때까지 지속하면 어느 순간 예술적 형태의 러너스 하이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가 덕업일치의 순간이겠죠. 나아가 나만의 애호와 진정성이 일상의 기록으로 남으면, 그 자체가 자산이자 전문성이 되므로 그걸 기반으로 무언가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일상에서 가볍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지금은 다소 마이너한 취미나 기호더라도, 그것에 관심있어하면 꾸준히 덕질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연구하다 보면,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많아진다면, 그리고 그 사이에 내 경험과 이론이 축적된다면 아마도 대가가 되어있을 거란 이야기죠. 소위 말하는 덕업일치와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10년간 꾸준히 덕질하라는 것,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일과 관련되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것이란 말이죠.


 요즘엔 예전보다 덜해진 것 같긴 합니다만, 종종 '그걸로 뭐 해먹고 살게? 그게 돈이 돼?'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어떤 것이든 처음부터 수익과 결부지으면, 그리고 경제적인 요소로만 가치 판단을 매기면 무엇인가를 쉽사리 시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딱히 뭔가 보상이 주어지는 일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수익과 연결되는 시점이 오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도 처음부터 돈을 생각했다면 글을 쓰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출간한 지금에서야 조금씩 수익이 발생하는 경험을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수입과 연결지었다면 아마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초반에는 일단 수익은 생각지 말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해본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쉽사리 돈이 되지 않을 거라 짐작해서 포기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덕질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주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몰입의 정도와 기세에 따라 10년이 아니라 5년만에도 유의미한 결과가 가능할 정도로, 애호의 힘은 강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라',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류의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이 있어왔지만 그와 다른 점은, 좋아하는 것을 굳이 처음부터 직업과 결부짓지 말고 순수하게 취향 탐색하듯이 가볍게 탐구해보라는 겁니다. 거창하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하면 나도 모르게 통상적인 직업 잣대를 들이댈지 모르니, 그러지 말고 일상을 살아가면서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행동들을 생각해보라는 거죠. 아직 나의 기호에 대해 잘 파악이 되지 않았거나 감이 안 잡히는 분은 가볍게 취향노트를 써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산책하기

별 보기

음악 듣기

멍 때리기

등등.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볍게 끄적이다 보면, 나의 취향을 알 수 있고, 또 어느 한 곳으로 모이는 지점도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 나의 애호를 찾고 나면 그것에 대한 자료도 찾아보고 연구도 해보고 기록도 해보며 점점 나만의 데이터를 축적해나가는 거죠. 그렇게 하는 과정은 설사 업으로까지 연결이 안 된다 해도 낭비하는 시간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적어도 그걸 하는 동안의 나는 즐거웠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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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무언가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이 있나요?


소소한 덕질이나 나를 기분 좋게 하는 활동이 있다면, 

꾸준히 지속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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