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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Jun 02. 2020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세요?

매일 매일 퇴사하고 싶을 때

※ 해당 글은 출간 도서 <회사는 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중 일부로, 전체 내용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보통 ‘일이 즐겁다’보다, ‘일이 괴롭다’가 더 익숙하게 들립니다. 일이 즐거운 이유는 찾기 힘들지만, 괴로운 이유는 굉장히 여러 가지입니다. 업무의 과중함, 사람과의 갈등, 비전이 보이지 않는 회사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일은 싫고 불만족스러운 것이 됩니다.

 친구들끼리 모이기만 하면, 일의 고단함을 토로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서로의 직장이 얼마나 최악이고 힘든지로 열띤 토론을 펼치곤 했지요. 상사는 이래서 별로고, 일은 저래서 힘들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고 퇴사하고 싶다는 얘기를 경쟁하듯이 내뱉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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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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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디자이너 Y선생님을 만난 건, 지독한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그 무렵이었습니다. Y선생님과는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가까워졌습니다. 한눈에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낯을 가리는 저를 단박에 무장해제 시킬 만큼, 편안하고 온화한 매력의 소유자였습니다. 기술도 어쩜 그리 좋으신지, 그 손에서 탄생하는 스타일링에 감탄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결과물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면 입이 떡 벌어졌고요. 

 직업적 능력뿐 아니라 평소 일을 대하는 태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질문도 성심 성의껏 답변해주시는 건 물론, 하나하나의 스타일링이 모두 예술이라며, 작업에 굉장히 진심이셨지요.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부분까지도 정성을 들이시곤 했습니다. 

 언젠가 그런 세밀한 곳까지 누가 보느냐는 제 말에, Y선생님은 차분히 대답했습니다. 

 “누가 안 보더라도 제가 알지요.”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내적 기준이었던 겁니다. 역시 선생님에게는 무언가 특별함이 느껴진다는 제 말에, Y선생님이 이어 말했습니다. 


 “저는 이 일이 너무 재미있어요. 지금도 새로운 스타일링 연구할 때면 얼마나 즐겁다고요.” 

 “부럽네요…. 저는 돈 때문에 회사 다니거든요.” 

 “일하면서 ‘괜찮은데?’라는 순간도 가끔 있지 않으세요?” 

 “음… 글쎄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내 일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면, 아마 하루가 좀 달라질걸요.” 


 Y선생님의 말이 한참을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사실 그 말마따나 환경은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어떤 마음을 갖느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누군가는 만족하며 일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불평하며 일하곤 합니다. 

 기분은 방치하면 우울하게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저절로 행복하게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건데요. 진부할 수 있지만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겁니다. 내 마음에 따라, 머무는 곳은 천국이거나 반대로 지옥일 수 있습니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직장은 없습니다. 어떤 곳이든 나름의 고충이 있기 마련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정말 괜찮아 보이는 그곳도, 경험해보면 마냥 파라다이스는 아닐 겁니다. 한 부분이 괜찮으면 다른 부분이 걸리고, 어떤 부분은 엉망인 대신에 또 다른 부분은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아무개는 365일 개인 시간이 없다며 징징대고, 반대로 업무가 널널한 아무개는 입에 풀칠할 만큼만 번다며 죽상이지요. 어느 한 가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다면, 다른 하나는 포기하는 게 인생의 진리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 것이냐의 차이일 뿐이고요. 



 얼마 전 Y선생님이 휴무였던지라 다른 디자이너에게 스타일링을 받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고 굵은 웨이브를 한 그녀는 유독 한숨을 많이 내쉬었습니다. 자꾸 시계와 대기 손님들을 번갈아 보며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습니다. 왠지 모를 불편함에 눈치를 보게 되었지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주말이라 많이 힘드시죠?”라며 건넨 제 말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속사포처럼 말을 토해냈습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 마지못해서 하지만 힘들어 죽겠다고, 점심시간도 따로 없는 중노동이라 이 일을 왜 택했는지 후회한다고 말이죠. 

 그 신세 한탄을 한참 듣고 있노라니 문득, Y선생님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회사는 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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