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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May 30. 2023

늘어져 있는 게 행복에 도움이 될까요?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당신은 무슨 활동으로 행복해지는 편인가요?


 저는 평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다소 정적인 편입니다.

그나마 동적인 활동은 산책 정도이고, 주로 수면이나 유튜브 영상 보기, 독서, TV 시청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인데요. 그렇게 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각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던 책이 있습니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입니다. 책 제목이 이미 암시하고 있듯이,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통념을 데이터 기반해서 요목조목 반박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당연히 지레 짐작해서 '~할 것이다' 했던 생각들이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조사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지요. 저자는 번뜩이는 직감은 믿지 말 것이며 모든 것은 데이터 기반으로 측정하고 사고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어쩐지 우리나라에서 빅데이터 분야의 전문가인 송길영 작가님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아니나 다를까 책의 추천사를 쓰셨네요). 


 책에서는 챕터별로 결혼, 육아, 부자, 성공 등 현대인들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AI시대에 무엇으로 행복한 결혼을 예측할 수 있는지, 수학적으로 거주지가 왜 중요한지, 부자들은 어떠한 공통적인 특성이 있는지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좀 더 나은 인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지요.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직관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어서, 모든 것을 데이터 베이스로 결정하라는 의견에는 완전히 동의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요소요소에 새로운 생각거리를 주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책 후반부에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활동' 목록과 관련된 내용은 평소 하지 못했던 생각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행복의 비결이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거의 확실히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하죠. 물론 이 대목은 이미 매스컴에서도 그렇고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그다지 새롭지는 않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스마트폰 하면서 스트레스 푸는 경우도 있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할 만한 대목에 저자는 우리가 쉽게 반박하기 어려운 근거를 내던집니다. '매니피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연구진들이 300만 개가 넘는 행복 점수를 수집한 결과를 제시하는데요. 

 


 프로젝트의 결론은 '무엇이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과거에 우리를 행복하게 했거나 불행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고통에 대한 기억이 왜곡되는 인지편향 현상이죠.

 이는 과소평과된 활동과 과대평가된 활동으로 이어지는데, 사람들은 어떤 활동이 제공하는 행복의 양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활동이 제공하는 행동을 과소평가하는 경향도 있고요. 일종의 편견이지요.


과소평가되는 활동 : 이 활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행복을 준다는 의미


전시회/박물관/도서관

스포츠/달리기/운동

원예

장보기/볼일 보기



과대평가되는 활동 : 이 활동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은 행복을 준다는 것


수면/휴식/긴장 풀기

컴퓨터/스마트폰 게임

TV시청/영화 감상

인터넷 서핑



 일례로 전시회/박물관/도서관' 등의 활동들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을 준다고 합니다. 반면 '수면/휴식/긴장 풀기' 등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행복을 적게 선사한다는 연구결과가 인상적이었지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편견 중 하나는 수동적인 활동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과대평가하는 겁니다.

 즉, 위에 나와있는 활동들은 대부분 그리 에너지를 많이 요하지 않는 활동이지요. 반면 과소평가되는 활동은 어느 정도 에너지를 들여야 시작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이런 활동을 하려면 소파에서 일어나야 할 수 있는 활동이죠. 그러므로 이러한 활동이 실제로 제공하는 행복보다 작은 행복을 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 역시 피곤하거나 쉬고 싶을 때 자거나 휴식을 취하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실제 행복 측정결과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반면에 전시회, 박물관 등의 활동이 예상되는 행복도 순위보다 실제 더 행복했다는 것에는 앞으로 이런 문화생활을 더욱 적극적으로 즐겨야겠다고 느낀 계기가 되었습니다.




행복을 증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에너지가 많이 들어갈 것 같은 활동을 피하려는 본능을 피하는 것이다. 어떤 활동을 하려는 생각만 해도 입에서 '으아'라는 소리가 나온다면, 그건 당신이 그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호가 아니라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얼마 전에 읽었던 멜 로빈스의 '5초의 법칙' 내용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구절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인터넷 쇼핑이나 TV 시청 등 수동적으로 미디어를 소비하려는 본능에 저항하려 노력한다고 말하죠. 매피니스 데이터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는 활동에 큰 가치가 있다고(그리고 그 가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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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널브러져 있고 싶다는 욕구를 누르고, 책상 앞에 앉아 생각합니다.


'역시, 일어나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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