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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May 15. 2020

지금 이 일을 대체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월급쟁이의 끝은?

 



 월급쟁이 생활은 결국 끝이 납니다.

월급쟁이는 직장이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어지죠. 직장 밖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나의 경쟁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생계를 위해 싫어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일을 대체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부업에 관심을 갖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소속되어 있는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막연한 불안감에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미래를 준비한답시고 해봅니다. 

 부업을 사이드잡으로 잘 키워서 미래 먹거리의 초석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현 직장에서의 피로감을 핑계로 가열차게 준비했던 시작과 달리 흐지부지 끝맺음을 내는 경우가 많죠.






 최근 채사장의 '시민의 교양'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이 세상 모든 직업을 네 가지로 분류합니다.


임금 근로자 : 자본가에게 고용되어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 받는 근로자(일반 월급쟁이)
비임금 근로자 : 자본가에게 고용되지 않고 자신의 소득 수단으로 소득을 얻는 사람 (전문직 등)
사업가 : 생산수단을 기반으로 지속적 이윤을 추구하는 생산수단의 경영자 (사장, 대표이사 등)
투자자 : 생산수단에 자본을 대어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이나 기업 (주식, 채권, 부동산 투자 등)



 '임금근로자와 비임금 근로자', '자본가와 투자자'의 차이는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입니다.

관계를 따지자면, 결국 자본가와 투자자는 임금 근로자의 노동으로 인해 소득을 얻습니다. 생산수단을 갖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직접 노동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는 거죠. 임금 근로자는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팔아 소득을 얻기 때문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가장 낮은 임금을 받게 됩니다. 임금 근로자가 고단한 이유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독자분들은 임금 근로자이실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구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임금 근로자의 삶은 가장 고단합니다. 내가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소득이 발생하지 않죠.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파이어족*의 열풍도 이에 대한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젊은 세대들은 일에서 자아실현을 찾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 고단한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차라리 젊어서 충분한 소득을 벌어, 어린 나이에 은퇴한 후 평화로운 휴양의 삶을 즐기고 싶어 하죠.


 혹자는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좋아하는 일이거나 잘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좀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인지는 조직생활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일은 일인 경우가 많죠. 더 힘들거나 덜 힘들거나의 차이일 뿐, 기본적으로 직장인의 삶은 고단합니다. 그 일을 좋아한다고 해도 조직이라는 시스템 속에 있는 한 어쩔 수 없이 자유를 제약받는 삶이죠.

나를 갈아 넣어 일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조직 내에 있다 보면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일도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옵니다.



 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효율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궁극적으로 자본가 혹은 투자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세한 자본가나 투자자는 여기서 논외로 합니다). 임금 근로자는 어떤 형태이든 간에 본인의 노동력과 시간을 직접적으로 투입해야 하기에 영속적이기가 어렵습니다. 내 노동력과 시간을 팔지 못하는 순간 시장에서 빠르게 도태될 수 있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자본가나 투자자가 되는 것이 투입 대비 가장 고효율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을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다른 사람 노동력을 활용해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자본가나 투자자로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진입 장벽이 높고 리스크가 크거든요. 초기 자본은 물론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대담함과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선뜻 움직여지지 않는 거죠. 어쩌면 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인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존의 관성으로 인해 쉽게 스탠스를 바꾸거나 다른 필드로 옮겨가기가 힘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보량에서의 차이도 크구요.


 여러 가지 생각으로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지는 아침입니다. 

나름의 결론을 내지 못해 찝찝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워런 버핏의 말로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잘 때도 돈을 버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면 평생 일을 해야 할 겁니다




*파이어(FIRE)족 :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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